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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입점, 어떤 과정을 거쳐 승인되었나?

금천마을신문 2018. 7. 17. 10:27



롯데마트 입점, 어떤 과정을 거쳐 승인되었나?



롯데 마르쉐도르 입점 예정지와 전통시장 위치(네이버 지도)


지난 4월 30일, 금천구는 롯데쇼핑(주)에서 제출한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을 최종 수리했다. 그간 입점 예정인 부지 근처엔 전통시장 및 상점가 6곳이 자리해 있어 이해관계자 간 수차례의 조정 회의가 진행된 결과이다. 


특히, 입점 부지와 가장 근접해있는 현대시장과 대명시장의 경우 구매 고객의 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었다. 이에 두 시장은 물론 남문시장, 독산 우시장, 은행나무 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이 모여 롯데마트입점저지대책위(이하 저지대책위)를 꾸려 입점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편, 이런 전통시장의 공동행동에 일부 주민들은 입주민들의 재산권, 낙후된 금천의 발전을 호소하며 날선 비난과 거부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 입점을 찬성하는 ‘롯데캐슬골드파크 입주자협의회’의 이해관계와 더불어 양쪽 모두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온 상황이었던 것이다. 두 당사자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협약을 맺게 되었을까? 본지는 저지 대책위 대표이자 대명시장 안경준 회장과의 인터뷰 및 공개된 자료를 통해 그 과정을 정리해보았다. 


① 각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입장서 발표 - 롯데마트의 상권 영향 평가서 제출 및 보완

먼저, 개설 등록을 제출한 롯데쇼핑(주)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등록 및 변경등록」에 근거하여 ‘롯데캐슬 골드파크Ⅲ 마르쉐도르 상권 영향 평가서’(이하 상권영향 평가서)를 제출하였다. 이 상권 영향 평가서는 신한카드 데이터, 신규점포 개설 관련 상권정보시스템, 통계청 자료, 금천구 통계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상권 영향 평가서에 따르면 기존 롯데캐슬 1,2차 입주민들이 상권 내 점포 중에서 전통시장 이용비율은 2.84%이고 주변 점포 이용률이 60%이상임을 들어 주상복합 대규모 점포와 전통시장의 매출액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정규직, 비정규직 총합 385명의 고용 창출 효과 및 입주민은 물론 쇼핑몰 방문을 위해 외부로부터 유입된 고객들로 전통시장과 주변 점포들에도 상권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저지 대책위에서는 지역주민, 전통시장 및 상점가등의 소상공인의 방문조사와 설문조사가 배제된 통계자료만을 통한 조사는 한계가 있다는 점, 유동차량이 많은 10차선의 시흥대로 특성상 유입된 고객들이 주차장이 없는 전통시장으로 방문을 기대할 수 없어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롯데쇼핑(주)에서는 지난 5월 상생협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상권영향평가서를 반복적으로 수정하였다. 단, 수정된 보고서에도 상생협력을 위한 도의적, 법적 책임으로서 시장발전을 위한 사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며 실질적으로 시장이 입는 타격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진 않다.


② 구청의 이해관계 조정 -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지속적 개최 

롯데쇼핑(주)이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를 토대로 금천구는 전문 검토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에 의뢰해 객관성 및 타당성 검증을 실시하였다. 또한 지역 상인들의 입점 반대 목소리와 지역 내 상권 붕괴의 우려를 받아들여 구청에서는 지속적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상생 협의회) 개최하기도하였다. 상생 협의회는 서울특별시 조례 (금천구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 제6조 상생발전추진계획의 수립) 에 의거해 2016년부터 시행한 금천구 유통기업 및 상생발전 추진계획에 근거하여 구성되었으며 부구청장이 위원장으로 있고 교수 및 전문가 2인, 상인회장 2인, 대규모입점점포 대표 2인으로 구성원으로 두고 있다. 한편, 이 협의회는 마지막까지 조율이 되지 않을 경우 최종 승인을 내리는 결정기관이기도 하다. 구청은 협의회를 통해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입장을 조율하고 최종적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런 구조 자체가 시장의 손을 들어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③ 롯데마트의 지역협력 계획서 발표 및 저지대책위의 수용

①, ②의 과정을 거쳐 롯데쇼핑(주)에서는 상권영향평가서에 덧붙여 지역협력 계획서를 발표했다. 이 지역협력 계획서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점(2개 과제), 지역경제 기여(1개 과제), 중소상인 상생협력 관점(5개 과제)로 나누어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 내에는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 사업, 마르쉐도르 임직원들의 지역 취약계층 대상 봉사활동, 벚꽃축제 등 지역 행사 홍보 지원,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들이 상품 판매를 할 수 있는 pop-store 설치, 전통시장 발전 기금 조성, 내부규정에 적합할 경우 금천구민이나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단체의 직계가족이나 추천자 우선 채용 등이 있다. 특히 각 사업들의 운영에 있어서도 전통시장은 물론 금천주민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지 대책위의 안경준 회장은 “시장의 고객들이 1인 가구 중심으로 많이 바뀌고 있고 고객 입장을 최대한 고려했다.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서도 대형마트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눈물을 머금는 마음으로 입점을 수용한 것이다. 단순히 한두 번의 선심성, 수혜성 사업이나 기부는 시장을 망하게 하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형마트 입점 자체는 평생을 전통시장에서 먹고살아왔고 앞으로 계속 장사하실 분들에게 50년이 넘게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기금을 점포당 개별적으로 나누어봤자 고작 몇백만원에 그칠 뿐이다. 롯데마트가 지원하는 사업과 기금을 통해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시장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일이 절박하고 절실하다. 그러나 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주민 분들이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새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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