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에는 목적의식이 있어야

금천in이 만난 금천人 -장제모 박미사랑 마을협의회 회장

2012년 7월, 요즘 서울시와 금천구 의 화두는 무엇일까? 단연코 마을만들기다. 

마을이 무엇일까? 마을만들기라는 것은? 그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이 벌어지고 있고, 강의들도 쉼없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현장에 머리 희끗한 분이 계속해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사람이 장제모(71세)씨다. 장 씨는 현재 시흥3동에 살고 있으며 휴먼타운인 ‘박미사랑 마을협의회’ 회장이면서 시흥3동 주민자치위원이다.

장 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부산 동래고 3학년 때 4⋅19혁명에 참가한 국가유공자이면서,


20대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용사이기도 하다. 베트남전쟁의 고엽제로 인한 후유증으로 오랜시간 고혈압, 당료와 싸워오고 있다.

2006년부터 주민자치위원회 일을 시작했다. “봉사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는데 내가 사는 곳에서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러다 2002년인가? 반상균 청장시절에 시흥3동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한다고 했을 때 구청당국의 주먹구구식, 대충대충 강행하려는 것을 보았다. 동네 주민들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제안들이 나오고 있지 않았다. 그때 몇가지 법적인 문제를 제기했고, 공청회의 패널로 나가기도 했다. 그런 움직임들로 결국에는 쓰레기 소각장은 취소됐다. 그 후 2006년부터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서울시정을 모니터하면서 여기가 왜 낙후되었는가 반문했다. 그래서 지역사회,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접근을 하게 됐다. 



“주민자치위원회에 와보니까 예전의 동정협의회 같았다. 관청의 들러리 성격이 짙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나는 최고령자다. 위원장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소감을 이야기 했다.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원래 취지가 이런 것이 아니다. 회의시간도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오기 힘든 구조고, 위촉과정도 문제다. 말이 오픈이지 인터넷에만 오픈하면 누가 보는가? 시흥3동은 위원장 및 위원들이 나름 규정을 만들었다. 3번 이상 안나오면 위원에서 퇴출된다. 그리고 문어발식 다리 걸치기를 금지하고 있다. 어떤 일이던지 논의는 생산적이어야 한다. 여지 저기에 이름을 걸면 안된다. 그래서 2가지 이상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당국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행정당국이 왜 주민자치위원회를 만드는가? 주민들의 참여? 참여에는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 회의도 사전에 안건을 만들고, 임원회의를 통해 다듬어 위원회에서 심의 통과 시켜야 한다. 그런데 주민자치위원회의 공간도 없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동장의 부속기구가 아니다. 하다못해 회의록이나 문서를 보관할 곳도 없는 게 현실이다. 간사는 회의록을 만들고 총무는 회계장부를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구청은 위원회가 기능을 잘 하는지 감사도 해야한다. 그 대신 견재와 일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자부와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거버넌스라고 하지 않나? 당국만 행정을 하는 시대는 아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넘겨야한다. 그래야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합리적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장 회장은 시흥3동을 훌륭한 자연환경을 가진 곳,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동네로 소개했다. 여기가 휴먼타운으로 됨으로써 금천구의 전체적인 동력으로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요즘 매우 바쁘다. 휴먼타운 안에 건립될 마을회관에 대한 사업과 그 회관을 바탕으로 마당을 만들고 골목축제를 만들 계획이다. 둘레길과 연결시켜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노인들, 청년들, 장년들을 모아 우리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다. 또한 유통상가를 우리 동네만의 특성으로 보고 이를 장점화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장제모 회장이 꿈꾸는 마을은 어떤 것일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정의다. 정의가 사라지면 혼란과 불만이 있게 마련이다. 다양성이 있어 우리가 있듯이 저들도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부정의 요소, 배격의 요소가 아니라 민주적으로 정의에 바탕하게 된다면 부작용이 안생길 것이다. 이것을 위해 노인세대들이 거름역할을 해야한다. 그런 뜻에서 틀⋅제도를 만들면 각자가 다 자기의 일을 하고  어우러질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이상으로 가지는 마을, 커뮤니티의 모습이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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