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기네스북 소유자   박봉태 할아버지


지난 10월12일 금천아트캠프(구 군부대이전터)에서 한마음체육대회가 열렸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고 작게나마 성화도 만들었다.  89세 박봉태 할아버지와 문성중학교 탁구부 학생이 성화봉송자로 참석해 점화를 했다.  ‘연로한 분이 참 건강하시네’하며 다가갔다. 몇마디 나누니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의 성화를 봉송했다고 하신다. 

이런 분을 왜 아직 몰랐을까? 

박봉태(89세) 할아버지는 가산동에 살고 있으며, 줄넘기 할아버지로 유명하다. 매일 대문 앞에서 줄넘기를 하시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이다. 

1988년 9월 18일 4시간동안 줄넘기 많이 넘기 37,414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다음해 1989년 7월 2일 1시간동안 줄넘기 많이 넘기 14,628회로 기네스북에 등록되어 있는 것이다.  66세 때 일이다.

매 해 줄넘기 대회가 치러지고 있지만 깨지지 않았다.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왜 줄넘기를 시작했을까?

할아버지는 1924년 평양북도 희천군 출신이다. 기관사로서 6.25를 겪으면서 이남에 내려왔고 이산가족이 됐다. 이후 버스 운전기사로 20년을 살았다. 20년의 버스 기사 생활은 8가지 직업병을 남겼다. 위장병, 신경통, 담, 피부신경통 등이 50살이 넘은 할아버지를 괴롭혔다. 그 전까지 운동이라는 것은 할 시간도, 여력도 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도 운동을 권했지만 “50살이 넘었는데 무슨 운동이냐?”로 넘겼다. 막내아들이 “ 그럼 줄이라도 넘으세요”라고 권유해 시작한 것이 줄넘기였다.

그 바탕에는 병 없이 살아서 고향을 가겠다는 마음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그렇게 51살에 시작한 줄넘기는 할아버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매일 매일 줄넘기를 하다보니 3만번을 넘는 횟수를 하게 됐고 동네 사람들이 그 기운이면 마라톤을 해보라고도 하고, 기네스북에 도전해보라고도 했다. 

건강만 해지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 기네스북에 도전하게 됐다. 당시  연습할 때는 새벽 2시부터 7시까지 연습을 했다.  4시간 연속 줄넘기를 할 때는 세 아들이 돌아가면서 수분 보충을 위해 물총으로 입에 물을 넣어주고, 흐르는 땀을 물총으로 닦아주도록 했다. 줄넘기 선수를 하려면 1분에 160번 이상을 한다. 하지만 1시간에 14,628회를 하려면 1분에 204번 이상, 1초에 4회 이상을 해야 한다. 

이렇게 많이 하면 허리가 아프지 않을까? 몸이 무거운 필자의 경험으로는 당연한 의문을 제시하니 바로 줄넘기를 가지고 나와 시범을 보여주셨다.  “줄넘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우선, 시선은 하늘을 바라보고 뒤꿈치의 뒤축이 땅에 닿으면 안된다. 입을 다물고 코로 들이 마쉬고 가야 한다. 입을 벌리면 수분을 많이 뺏기기 때문에 쉬는한이 있더래도 코로 숨을 쉬어야 한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아직도 할아버지의 줄넘기 속도는 무척빠르다.  일반인의 이단뛰기와 약간 비슷하다는 느낌이랄까?

기네스북의 등재로 영국 런던의 기네스북 본부에 초청되기도 하고,  1986년 아시안게임 성화봉송도,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화봉송도 함께 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할아버지의 명함은 특이하다. 접이식 명함으로 펼치면 일반명함의 4배만하다. 여기에는 빽빽하게 약력과 표창 내역이 들어가 있다.

대체로 줄넘기 운동을 한 이후다.  새마을 지도자로서, 줄넘기 기록보유자로서, 통일을 바라는 이산가족으로서의 활동으로 받은 표창과 방송출현 등이다.

지난 2000년 군산 벚꽃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42.195km를 70대 부문 1위로 완주하며 지금까지도 건강을 지키고 있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인사말은 “건강”이다. 

지금도 건강의 비결을 묻자 “게으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이면 누구나 똑같이 복 받는다. 하지만 본인이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몰라서, 알아도 실천을 못해서다. 건강하려면 게으르지 말고 운동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2012년 대한민국 평균 수명은 80.6세다.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각종 질병으로 건강한 삶이 늘어나고 있진 못하다. 

건강한 노후를 원한다면 박봉태 할아버지의 건강비결을 한번 실천해볼 일이다. “건강하고 싶다면 게으르지 마세요”



각종 수상패, 매달, 사진등을 전시해 놓은 개인전시실을 만들어 놓았다. 

개인전시실 내부풍경


거꾸로 가는 시계.  세태가 거꾸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주문제작 했다고 밝혔다.

줄넘기, 마라톤 등으로 딴 메달을 차곡차곡 전시하고 있는 박봉태 할아버지


 그동안 주례를 섰던 500여쌍의 결혼식 사진을 정리해놓은 병풍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는 박봉태 할아버지

88올림픽 성호봉송 사진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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