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뉴스/사회문화

수어는 제2공용어 입니다

금천마을신문 2019. 11. 26. 10:50

농아인협회 금천구지회, 금나래 수어마을기초반 수료식 가져

 

조용한 교실이다. 강사는 끊임없이 몸과 손을 움직이고 시시때때로 웃음소리만 터진다. 강의는 꼭 마임공연을 보는 것 같다. ‘나무’를 몸으로 표현하고, 이어 ‘장작을 패다’, ‘큰나무가 쓰러진다’등의 단어가 몸으로 표현된다. 바로 ‘금나래 수어마을 기초반’의 수업풍경이다. 
지난 11월 5일. 15회 강의를 마친 기초반의 수료식이 열렸다. 계획된 수업을 진행한 후에 진행된 수료식이어 기자도 짧은 수어강의를 들었다. 이번 강의가 특색있는 것은 김태우 강사다수어교실 중 비장애인이 교육하는 많은 부분은 외국어를 배우듯이 책에 나온 것을 외우고 연습하는 과정으로 채우다보니 어렵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김태우 강사는 ‘마임’에 기초한 강의를 펼쳐냈다. 기자에게는 낯설은 ‘음소거’강의를 한시간 가량 듣다보니 손과 얼굴표정, 몸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단어와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몸으로만 말하고 알아듣는다. 
수료생 박금선 씨는 “원래 수어에 관심이 많았고 바로 신청했다. 농인 선생님이 워낙에 잘해주셔서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어줘 너무 재미있었다.”고 강의를 평했다. 그리고“말이 안통하면 그 사람에 대한 선입관을 가지게 된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사실 농인들은 소리를 듣지 못함으로써 말하는 방식을 달리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내가 수어를 알게 되고 대화를 해보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된다. 수어를 배워 언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서로의 선입관이 사라지게 된다. 제2외국어처럼 문화가 다른 언어를 배우듯이 한국에서 수어를배우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허수진 수료생 역시 “부모님이 청각장애인이라 수어를 조금 했었지만 언어표현에 부족한 편이 있어 배우게 됐는데 재밌게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태우 강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수료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이다. 여기서 끝내지 말고 중급반까지 갔으면 좋겠다.”
금천수어통역센터 김은영 과장은 “농아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과 수어를 보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강생 분들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농인 입장에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농인들은 그저 편하게 수어로 대화할 수 있는 옆집 누군가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기초반은 마쳤지만 11월7일부터 중급반이 다시 시작됐다. 수료생 중 일부는 중급반으로 올라가 다시 수어교육에 매진한다. 수어통역센터는 중급반을 마친 사람은 농아인 자조모임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수어를 배우는 고급반으로 이어진다. 수어교실은 금천수어통역센터가 만들어진 2010년부터 매 년 초급반 15차시 2회, 중급반15차시 2회의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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