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여러분

자기 권리에 민감해 지세요



대한민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래 부동의 1위다. 최신 통계에서는 36.3%로 남성이 100만 원을 벌 때 여성은 63만7,000원밖에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등한 자격이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덜 받는 임금 차별과 일과 가정을 꾸려야 만하는 무거운 짐을 가진 직장맘들의 답답함이 여전히 계속되는 현실에서 지난 7월 개소식을 갖은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 민대숙 센터장을 만나고 왔다. 


Q. 직장맘 지원센터란 무엇인가? 

A.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며 행복하게 직장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직장맘의 고충(직장. 가족, 개인 고충 등)을 종합 상담해주고, 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동권/갈등 관리 교육, 모성보호 제도 구축을 위한 컨설팅 제공 등의 일을 하는 곳이다. 


Q. 센터 이름에 ‘직장맘’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꼭 직장맘들만 이용하는 센터인가? 

A. 아니다. 직장대디든 예비 직장인이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아직 여성을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여성의 일자리/재취업/경력단절 등의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한다. 


Q. 어떤 취지로 만들어지게 됐나? 

A. 그동안 여성지원 정책들이 많이 있었지만 현실에서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려웠고, 여성 일자리 관련 정책이 경력단절 후의 재취업에만 몰두해 오다 보니 경력단절을 겪는 시점에서 지속할 수 있는 정책의 부재와 재취업의 어려움, 재취업의 질적 저하 등의 문제가 많이 있었다. 그래서 경력단절부터 예방할 정책 등 실질적 도움이 될 역할을 해보고자 2012년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를 시작으로 2016년 7월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를 열게 됐다. 추후에 서울 은평구와 노원구에도 직장맘 지원센터가 세워질 예정이다. 


Q.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가 주로 하는 활동은? 

A. 대표적으로 상담, 교육, 기업지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담의 경우 전화/내방/온라인/찾아가는 상담 등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법률적 상담만이 아닌 직장 내 갈등과 개인적인 갈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밀착 상담을 한다. 내담자의 상황에 맞게 상담과 지도를 진행하다 보니 일회성으로 한 번의 상담으로 끝나는 경우보단 수차례 지속해서 진행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전문적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기관에 연계해 준다. 

교육의 경우 스스로가 노동법을 잘 알고 활용해야 부당한 권익침해를 막을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모성보호 제도 등의 교육과 갈등 관리 능력 강화 교육,직장맘과 영유아 자녀를 위한 애착 강화 프로그램 등을 교육한다. 개인 또는 단체 10인 이상이 신청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 대상자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기업 지원의 경우 평등한 인사 노무규정 구축 지원, 기업의 모성보호 제도 활성화 컨설팅 제공 등의 활동으로 직장맘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에 평등한 직장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고 있다. 


Q. 상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주로 어떤 상담 문의인가? 

A. 보통 출산/육아 휴직에 관련된 문의가 많다.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회사의 반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실제 법률상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많이 궁금해한다 체납 등의 일반적 노무 상담도 많은 편이다. 


Q. 센터장으로서 우리나라 직장맘의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A. 1997년 노무사 시험 합격 후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의 모법인 ‘여성노동 법률 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현재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장으로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직장 생애주기를 보면 대체로 결혼 전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었다가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첫 직장이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 위주였다면 재취업의 경우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의 비중이 높은 2차 노동시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대부분 소규모 회사이거나 경력인정을 제대로 받기 힘든 콜센터 상담원이나 돌봄 노동으로 주로 편성되어 저임금을 받는다. 우리나라 현 정책은 경력단절 여성에 대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단 ‘일단 취업부터 하자’인 것 같다. 그래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켜야 하는 여성들에게 대체로 임시직이 주어지고, 주 40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을 일해도 많은 부분에서 차별적 인식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첫 직장이 오래 유지되도록 경력단절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출산/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의 활용을 돕고 경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여성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회사와 협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 중 하나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 사례는? 

A. 많은 경우가 기억에 남지만,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에서부터 상담을 받아서 현재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에서 상담받은 분이 기억에 남는다. 출산 휴가 때부터의 상담이 육아휴직 후 복귀 문제까지 상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의무감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죄책감 사이에서 일을 포기하는 것만이 엄마와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Q. 일하면서 가장 보람 된 점은? 

A. 법률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거나 갈등 관계가 원만히 해결됐다는 단순한 결과가 아닌, 직장맘과 공감하며 이뤄낸 상담/지도로 직장맘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 

Q. 일하면서 느끼는 고충은? 
A.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가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고충은 없지만, 먼저 개소한 서울시의 경우 지속적인 상담을 하다 보면 상담자가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 의지를 하는 경우가 있어 감정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Q. 센터장으로서의 비전은? 
A. 직장맘에 대해 종합적인 지원은 필요한 일이다. 특히나 여성들은 공감만으로도 힘을 얻는 부분이 큰 만큼 직장맘과 밀착해 상담지도를 하려 한다.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 근처에 많은 사업장이 있다. 그만큼 많은 직장맘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고 인근 기업들에 여러 가지 제안을 할 수도 있다. 직장맘 스스로가 강해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왕이면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기업들에 좋은 계획들을 제안하고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장맘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여러 가지 사례를 만들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직장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자기 권리에 민감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그동안 받아온 교육에는 은연중 ‘배려해야만 한다’가 기본인 것 같다. 희생이 포함된 배려라 자신의 권리 주장이 약하다.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내 의견을 관철할까’를 고민하기보단 ‘상대방이 배려해줘야 관철된다’고 생각해 협상에 능숙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점이 안타깝다. 협상에 있어 중요한 점은 일단 협상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일과 가정에서 협상해야 할 경우가 많음에도 대체로 포기한다. 단순한 공감이 아닌 쟁취해야 할 것이 많음을 알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나 금천구 직장맘 지원센터의 문은 열려있다. 전화/방문/온라인(www.gworkingmom.net) 매체 등으로 많이 찾아와 주면 좋겠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궁금하다면 언제든지 02-852-0102로 전화 문의하길 바란다. 단, 어떤 문제든 결정된 후가 아닌 전에 연락하는 것이 좋겠다. 

김혜희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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