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3동에는 반경 200m를 둘러싸고 문성중, 한울중, 난곡 중학교 3개와 독산고등학교가 몰려있다.
학생들의 등교시간과 출근시간이 겹치고 시흥4동, 독산2,4동 에는 중학교가 없다보니 독산동길(20m도로)와 산기슭도로에서 독산3동으로 가려는 버스에서는 매일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시흥4동에서 문성중, 난곡중까지 가는 버스는 마을버스 08번이 유일하다.  한울중학교는 하차 후 좀 더 걸어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마을버스가 출근시간의 혼잡으로 인하여 배차간격이 벌어지고 설령 버스가 와도 혼잡해서 탈 수가 없게 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더 비싼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학교에 가게 된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짧은 시간 학생과 직장인들이 뒤섞이다보니 시내버스를 놓치기 십상이고 정류장까지 가는 시간과 내려서 학교까지 가는 시간을 합치면 걸어가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독산2동 정훈단지 정류장을 지나 독산3동 문성길입구 정류장 까지가 혼잡의 최고조를 이룬다.  문성길입구 정류장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차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중학교의 독산3동 집중 문제는 학생들 뿐만 아이라 독산동길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주민들에게도 큰 고통이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중학교 이전과 마을버스 증차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가 요원해보인다.

시흥4동 기동대 이전부지의 중학교 유치는 서울경찰청의 대체부지 요구에 가로막혀 몇 년째 답보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경찰청이 현 기동대 건물을 허물고 신축하려고 예산을 책정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계획을 포기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현장을 방문까지 했지만 경철청으로부터 언제 이전하겠다는 속 시원한 대답은 나오고 있지 않다.

마을버스 증차 문제 역시 쉬워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12년 주민과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중 하나가 마을버스 증차 및 신설이었다. 답변은 서울시의 ‘버스총량제’정책으로 인해서 증차가 어렵다는 것이다. 확인결과 서울시 버스노선팀은 “마을버스의 경우 총량제를 하고 있지 않지만 총량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즉, 버스가 증차하려면 6개월 평균 1일 854명(2011년 4월 변경 전 3개월 평균 780명)을 충족하더래도 총량제로 인해서 타지역의 버스가 없어져야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08번 마을버스의 경우 지난 2011년 3월 서울시에 증차요청을 했으나, 서울시 증차기준선인 3개월 평균 1일 승객수 780에 미달되어 보류되었다. 문제는 평균 승객수 산정월이 2010년 12월~2011년 2월로, 학생들의 방학이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주민들의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새학기 첫날인 3월 2일부터 매일 시흥4동 흥일초교 앞에서 문성중학교까지 함께 걷는 ‘등굣길 체험’이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체험은 ‘시흥4동기동대 이전 주민대책위’ 주민들이 시작했으면 매일아침 7시40분 등교시간에 맞춰 독산동길을 걷고 있다.

주민대책위 민상호 정책팀장은 “주민들의 문제를 주민들이 해결하기 위해서 나섰다. 그동안 교육청, 경찰청, 금천구청, 구의회 다 쫒아다녔다. 뭐를 바꿨나? 서로 책임넘기기만 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 윗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3월 6일 ‘등굣길 체험’을 동행취재했다. 산기슭공원 정류장의 마을버스는 1분30초가넘도록 학생들이 타고 있었다. 혼잡하다보니 한명한명 올라서는 것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만원버스가 산기슭공원 고개를 오르는 모습이 출발하면서 뒤로 밀렸다 굉음을 내며 치고 올라가는  것이 아슬아슬하다. 주민대책위 오현애씨에 따르면 작은 버스의 경우 중간에 한 번씩 멈춰선다고도 한다.
체험단은 독산동길로 접어들어 정훈단지 정류장에 들어서자 문성길로 들어서는 유일한 버스5525번이 만차가 되어 문도 열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쫒아가지만 이내 포기한다. 독산4동 동사무소를 지나면서 서서히 큰길을 따라 걸어가는 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다  금천문화체육센터 쪽으로 빠져나갔다.
문성길입구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학생들이 우르르 내리며 체험단을 보고 “너무 힘들어요”를 외치고 지나간다. 문성길을 난곡, 문성, 한울중학생들과 영남초등학생들의 등교행렬이 이어진다. 버스정류장을 내려 난곡중학교 교문까지 약 800m가 넘는 길이다. 시흥4동 산기슭공원에서 산기슭도로를 따라 난곡중학교 까지 2.1km, 독산동길을 이용하면 2.6km 도보로 40분의 길이었다.
체험의 마무리는 다시 08번 마을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다. 9시가 넘어섰지만 이용주민들은 많다. 구불구불 급경사의 고개길을 4개를 넘어가면서 이리저리 쏠리는 주민들의 출근표정 역시 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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