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구청장 왜 이렇게 자주 바뀌나?

민선 5기 출범 후 4명째 부임

1월 1일자로 금천구청 김용복 전 부구청장이 서울시로 전출되고, 새로 박문규 부구청장이 부임되었다. 박문규 신임 부구청장은 금천구 민선 5기가 출범한 2010년 7월 이후 벌써 4번째 부구청장이다.

금천구는 지난 2010년 6월 지방자치제 선거 후, 7월부터 2012년 12월 말까지 2년 6개월(30개월) 동안 부구청장 직무를 3명이 수행했으며, 2013년 1월 1일 또다시 부구청장이 바뀌었다.

2010년 7월 1일부터 2011년 6월 30일까지 정영모 부구청장이 재임했다. 2011년 8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1일까지는 안준호 부구청장이 가장 짧은 5개월 동안 재임했으며, 2012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김용복 부구청장이 직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2013년 1월 1일자로 새로이 박문규(전 서울시 행정국) 부구청장이 부임했다.

3급인 부구청장의 인사권은 서울시에 있는데 이번에 부구청장이 바뀌게 된 이유는 김용복 전 부구청장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인사기획팀 유보화 팀장은 “김용복 전 부구청장의 (‘서울시’로 전출을 바라는) 요구와 박문규 부구청장의 (‘구’로 전출을 바라는) 요구가 있었고, 이에 금천구청장도 동의했다”고 인사이동 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유 팀장은 5개월 동안 재임한 안준호 전 부구청장의 인사이동과 관련해 “당시에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에서는 안 부구청장의 능력이 필요해 서울시 '시민소통관’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유 팀장은 “재임 기간의 차이는 있으나 보통 각 자치구에서 부구청장으로 1년~2년 정도 재임한 후 (서울시와) 교류한다. (부구청장으로) 1년 정도면 행정노하우를 (구에)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구청장의 담당업무는 구청장을 보좌하여 구정 업무를 총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구청장이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희망행정네트워크 정용해 정책위원장은 “부구청장이 (행정적, 환경적, 생활적인) 지역의 특성을 파악할 즈음 다시 바뀌면 공무원은 같은 업무보고를 반복하게 된다. 이것은 행정력의 낭비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업무보고를 해야 하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부구청장) 스타일이 자꾸 바뀌기 때문에 (바뀔 때마다) 맞춰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금천구청 이정미 인사팀장은 “업무보고는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기에 부구청장이 바뀐다고 조직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구청장이 바뀌지 않는 한 구정 기조가 변하지는 않지만, 부구청장의 잦은 교체는 분명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한 피로감이 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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