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당선자  13일 독산고 방문] 일반고 전성시대 연다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당선자가 ‘일반고 전생시대를 열겠다’는 정책을 갖고 제일먼저 찾은 곳은 독산고였다. 지난 13일 오후 독산고를 찾은 조 당선자는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등 40여명을 만나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청취를 했다. 

조 당선자는 “현장교사의 경험과 생각을 듣고 그 거울에 저의 정책들을 비춰보고 싶다. 그래야만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찾아 뵙게 되었다”고 이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고교선택제 폐지돼야

이날 대화에선 고교선택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학부모 및 교사들의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독산고 2학년 학부모이자 안천중 교사인 최정윤 씨는 “일반고 슬럼화가 고교 선택제 시행 후 자립형 사립고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됐다. 교육개혁이 새로운 것, 창의적인 것을 만드는 것 보다는 현재 불필요한 것을 뺄셈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과감하게 고교선택제가 폐지돼야 한다”고 말해 이날 참석한 학부모들의 호응의 박수를 받았다. 

독산고 3학년 학부모는 “딸아이가 대입으로 수시를 생각하고 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면접관들이 금천구 일반고 학생들은 보자마자 광속으로 탈락시킨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을 걱정했다. 

또, 동일여고 학부모 오애리 씨는 “큰 아이가 외고와 특목고를 선택했다가 낙방을 해서 사립학교를 가게 됐다. 원서를 넣을 때 아이들 인식이 ‘그 학교가면 공부하기 힘들어’ 이런 이미지가 조성돼 있고, 지역간 교육격차도 심하다”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직업반 및 직업체험 프로그램 강화돼야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2학년 모영민 군은 “중학교때 생각없이 인문계에 입학해서 진로를 변경한 학생들이 많다.  학교에 직업반이 있는데 너무 기초적인 것만 알려주고 실상은 배울게 없다”며 “직업반을 활성화 시켜 주시고, 다른 진로를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승무원이 꿈 이라고 말한 2학년 임하연 양은 “학교도서관에서 승무원과 관련한 책을 찾아보려고 해도 한권밖에 없었고, 친구는 유치원교사가 꿈인데 관련서적이 없었다. 저희들은 한참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은데 직업과 관련한 서적으로 학교도서관에 힘을 실어 줄 것”을 주문했다. 

2학년 조창기 군은 “저희반에도 고2인데도 공부를 포기한 애들이 많다. 그런 애들은 학교에와서 수업시간에 자거나 멍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천교육네트워크 최석희 대표는 “중학교에서 진로도 중요하지만 고등학교에 특색이 있는 진로에 대한 탐색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자기가 원하는 업종을 찾아내면 관계자랑 협의 후 일주일정도 가성 일을 하면서 꿈을 찾고 수업일수도 보장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해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혁신교육 확대 및 관계기관의 통합된 교육정책 마련돼야

작은 아이가 혁신학교인 한울중을 다니고 있다는 1학년 학부모는 “작은아이가 혁신학교에 토론을 하며 양보하는 수업을 배우며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이들이 일반고로 가면 수업이 연장돼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학생회장인 2학년 김민석 군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공부에 대한 압박감이다. 학교가 아이들 경쟁을 붙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과생들이 생활과 윤리를 왜 배우느냐고 하는데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활과 윤리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그러한 물음을 하는 것은 우리 교육이 공부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그렇게 변한 것 같다.”며 “공부보다는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최 대표는 “서울시 따로 구청 따로, 교육청 따로 혁신교육을 위한 자원이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세 개관이 공동의 노력을 통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지역사회 교육사업을 처음부터 잘 짜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교사업무 정상화를 위한 잡무 줄여야

교사들의 업무를 줄여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독산고에서 근무를 하다가 현재 여의도고에서 근무를 하고있는 임선일 교사는 “근무를 하면서 하루에 7개 정도 공문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며 “이렇게 잡무가 많은상황에서 왜 수업연구를 하지 않느냐고 교사들을 비판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사는 “특히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국회 요구자료가 쏟아진다”며 “학생들을 가르치기위한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수준별 학습, 수준에 맞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손지해 교사는 2년 동안 수준별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녀는 “수준별 수업을 하고 있지만 시험범위는 같은 내용으로 수준에 상관없이 똑같이 나간다. 정말 알파벳도 못 쓰는 학생도 있는데 이 아이에게 일반 고등학생의 영어교과로 평가하는 과정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수준별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청 정책에 따라 바뀌는 교육복지정책 보다 신중해야

산아래문화학교 김유선 대표는 “서울시에 16개 교육복지지원센터가 있다. 교육청의 정책에 따라 지원센터가 없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몇 년간 그 일을 해왔던 선생님이나 돌봄을 받아왔던 아이들은 굉장히 불안한 상태”라며 “어떤 정책이 확정이 되면 지속화 돼야 한다. 특히 복지대상아이들은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란 그런 것들이 또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교육복지정책에 대해서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밖에도 김현미 학부모는 “학교협동조합을 만드는데 있어 절차적인 맞춤형 제도지원마련과  사회적협동조합이 학교매점을 위탁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였으며 “구립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을 아우르는 책두레 서비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혜승 학부모회장은 고등학생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었고, 보건교사는 학교별 보건교사 2인 배치 및 그것이 힘들면 인



턴교사라도 배치 해 줄 것을 요청했다.

2시간여의 의견청취후 조 당선인은 “오늘 33가지의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의견이 잘 반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현대교육은 창의교육이 중요하다. 잘 놀고, 쉬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 창의성이 나온다. 누구보다 빨리 암기를 해야 하고, 선행학습을 해야하는 속도전쟁 교육 방식은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가 춤출 수 있게 해야 교사가 학교 혁신의 주체가 될수 있다”며 “교원업무에서 잡무를 절감 시키는 것이 첫 번째 정책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듣는다, 희연쌤’이라는 주제로 2시간 여 동안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동안 각 참여자들은 미리 나눠받은 A4용지에 조 당선자에게 미쳐다하지 못한 말을 꼼꼼히 적었다. 행사가 끝나고 이 손 편지들은 조 당선자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남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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