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에 말 좀 걸어볼까요?
공공예산 지원이 중단된 사업을 학생들의 자원봉사와 연계해 이어가고 있어 눈길이 가고 있다. 독산4동 꿈씨 어린이 작은도서관과 동일여고 학생들이 ‘마을과 학교가 함께 엮는 마을이야기-전봇대에게 말걸기’를 지난 24일 독산4동 골목길에서 진행했다.
‘전봇대에 말걸기’는 외롭고 허전해 보이는 전봇대에게 시를 쓴 종이를 예쁘게 꾸며서 걸어 놓은 활동이다. 이 날 참여한 동일여고 1학년 9반 박채원 학생은 “활동 이름에 웃음이 났지만 시를 쓰고 꾸며 코팅한 다음 전봇대에게 걸어주니 조금 예뻐보이고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른 학생은 “도서관에 와서 시화를 꾸미고 그것을 골목의 전봇대에 붙이니까 보람이 있었다. 우리 동네도 시화붙이기 활동을 하면 동네가 더 환해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주 관장은 “학교에서 한 개 반이 마을로 올 때가 있다. 학생들에게 마을을 알게 하고, 작은 추억이라도 만들어가면 학생들이 마을에 대한 느낌을 달리 가진다. 전년도 주민들이 어떻게 마을을 가꿨나 돌아보다보니 전봇대 미화사업을 한 것이 있었고 그 중 몇몇이 훼손된 것도 있어 학생들이 와서 마음을 더해주면 여러모로 좋겠다 싶어 기획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더불어 “학생들도 동네를 돌아보면서 마을 속에서 느끼길 바랬던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간 것 같다.”고 좋아했다.
동 특성화 사업 등 공공분야에서 진행했던 많은 사업들이 예산지원이 끊기며 중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봇대에 말걸기’는 종료된 사업을 아이들의 재능기부로 연장시켜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어 주목된다. 박 관장은 “주민들도 아이들이 전봇대에 시화카드를 거는 모습을 보고 전봇대 가꾸기를 다시 해야겠다는 말도 했다.”며 흐뭇해했다.
기사 이성호
사진 꿈씨어린이도서관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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