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나갔을 당시는 한참 찌던 여름이였는데요. 어느새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금천구청 로비에서 뵌 김혜숙 대표님께선 첫 취재라 잔뜩 긴장해서 쭈뼛쭈뼛 다가간 저를 상냥하게 맞아주셨습니다 ( 직접 시원한 녹차까지 내주셨어요 )
Q1.간단한 소개 부탁
민들레워커 협동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혜숙 이라고 합니다. 여자구요(ㅎㅎ)사실 조합의 이름에 민들레가 들어가면 1차 산업과 관련된 곳이라 착각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민들레추출물이나 가공된 거 뭐 있냐고 전화주신적도 있어요. 저흰 그런 사업을 하는게 아니고 민들레 꽃 하나에 200개의 새로운 꽃송이가 들어있다고 해요. 그만큼 많은 씨앗을 널리 퍼트린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민들레에 네트워크의(network)의 워크, 함께 일하는 사람의(worker), 함께 걷는 사람의 (walker) 같이 복합적인 의미의 워커를 붙여서 민들레워커 협동조합 이라고 합니다.
저희의 비전은 행복한 3터 만들기에요. 3터는 사람이 살아가는 터, 즉 일터,쉼터, 삶터를 말해요. 그 세가지 터가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조합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고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가진 행복을 공유하자-를 슬로건으로 삼아서 ‘희망의 경작자 행복의 공유자’ 민들레 워커협동조합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Q2.‘민들레워커’하면 ‘암탉 우는 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하는데요.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제가 원래 민들레워커를 만들기 전부터 숲지기 강지기라는 환경단체에 속해 있었어요. 숲지기 강지기는 취약계층한테 환경교육도해주고 환경적으로 취약한 곳에 가서 환경개선도 해주는 단체인데 2011년도에 시흥5동이 독거노인들도 많이 사시고 환경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어 두 달가량 모니터링을 시작했어요. 골목은 사람한명도 다니기 힘들만큼 비좁고 어두웠고 금간곳 깨진 곳은 한참동안 방치되 있는데다 3~40년은 된 폐자재랑 쓰레기들이 묻히다 못해 쌓여있는 실정이였죠.
처음에는 몇 십년동안 이런 것을 어떻게 바꾸느냐 방관하시던 주민 분들도 사람들이모여서
쓰레기를 치워내고 돌을 나르고 하니까 마음을 열어주시고는 동참해주셨습니다. 그 후엔 학생 자원봉사자들도 와서 벽화도 그려주고 식물도 심고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했더니 어느새 살기좋은 곳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일자리를 나눌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경력 단절된 여성들이 곧바로 일에 복귀 할 만큼 믿을 수 있는 건 자기의 손 재주더라구요.마침 저희 숲지기 강지기가 리싸이클물건 만들기 교육을 5,6년 동안 해온 경험이 있었어요, 기술들은 나눌수록 쌓이는거지 사라지는게 아니잖아요. 그 기술들과 생각을 바탕으로
암탉 우는 마을의 할머님들과 지역여성분들이 함께 모여서 민들레워커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거죠.
Q3.상품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요. 제작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저희제품이 전부 수공예품이니까 엉성하면 안 되거든요.일단 조합원 분들께 모든 기술을 교육해드리기 때문에 전부 하실 수는 있으세요. 염색이나 재봉 같은 것들 전부다요. 처음에는 다 비슷비슷하지만 몇 달가량 지나면 각자의 솜씨가 발휘되는 분야들이 파악되거든요. 특히 염색을 잘 하시는 분, 손바느질을 잘 하시는 분- 그러면 이제 이 분야는 이 분이, 저 분야는 저분이 이런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어요
제작은 공방에 모여서 같이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제작 단계를 필요로 하는 물품의 경우엔 나눠서 집에서 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예는 저희가 취약지에 나무도 심고 양로원에 실내정원을 만들기도 하면서 절로 익히게 된 기술이에요. 여기 금천구청 지하에있는 수세미도 저희가 한 거에요. 관리도 암탉 우는 마을에 계신 할머님들이 계속 해주시고 계시구요. 오늘아침에도 들렸다 가셨어요.
Q4.판매루트나 손님관리는 어떤 식으로 하고계신가요?
판매만하는 항시 오프라인 매장은 따로 없구요. 보통 온라인을 이용하고 있죠. 주문하셨던 상품을 찾아가시기도 하십니다. 최근에 서울시 마을기업연합회가 생겨서 작년부터 마포늘장이나 시민청같은 공동매장에 참여하고 있어요. 사실 그런 장터에 참여하는 것은 거리문제도 있고 수익적인 측면과는 멀지만 조합의 홍보나 함께 한다는 것에 더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오늘같은 구청판매행사도 한달에 두 번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만 나오는데 근 한달간은 메르스 때문에 판매장을 열지않다가 오늘(24일) 처음 나온 거에요. 게다가 장소가 구청이다보니 구청에 사람이 많이 오가는 날엔 수익이 많고 적은 날엔 적고, 날씨에도 좀 민감한편이라 수익이 고르진 않은편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지역 여성들이 모여서 워커즈를 열수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도돼구요 교육을 받으러 찾아오시는 주민들도 간혹계십니다.
또 저희는 한번 구매 하신 분들은 좋은 소재를 쓰시는걸 알기 때문에 단골 손님 분들이 계셔서 올해부턴 민들레워커 통장을 개설해서 구매 하실 때 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드리기도 합니다
Q5디자인중에 새가 많이 나오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아무래도 암탉 우는 마을과의 관련 때문에 우선 암탉들을 많이 디자인하는 편이죠 (ㅎㅎ)또 저희 제품 소재들이 친환경적인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왕이면 자연을 넣자 해서 숲이나 나무를 넣다보니 자연스럽게 새들이 많아진 것 같네요.
Q6.위기가 있었던 적이 있나요?
다들 사업이 진행되면 3년째가 가장 힘들다고 얘기들 하는데 저희가 올해가 딱3년째에요. 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마을기업이라고 하잖아요. 비록 남는 것은 적을지라도 일자리를 나눠서 즐겁게 일하기를 유지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인데, 그러려면 인건비가 가장 중요하죠. 물건자체가 수제품이라 대량생산이 힘든 면도 있지만 수요가 있으면 공급자체는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만들면 되니까요.
하지만 대량생산품들보다 가격이 높아서 그런지 이것이 더 좋은 것 인줄은 아시는데 막상 사는 것은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인식들이 조금 힘들고 사업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가는 것이 겪고있는 위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Q7.힘든 위기가 있었다면 이번엔 기억에 남는 좋았던 순간이요
막 이렇다 할 만한 사연이나 그런 건(ㅎㅎ) 잘 모르겠지만 사업을 하면서 남는 것이 있으면 조금이더라도 지역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기도하고, 이번 경우엔 지역에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있는 아이가 있어요. 아토피는 좋은걸 먹여야하는데 아이가 할머니랑만 살아서 약값이나 병원비만 해도 비싸니까 좋은걸 먹이기 힘드시잖아요. 그래서 생협에 좋은 식재료들 잉여분이 있으면 지원해 줄 수 있을까 연락을 넣어본 상태구요. 그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 지원받아야할 아이들이 있나 물어오면 연계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그런 일들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이 저희들의 즐거움인거죠
Q8.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저희 자체매장을 갖는 것이 목표에요. 공방에서 판매도 같이하고 있긴 하지만 그런 곳은 아는사람만 오고 새로운 소비자들을 만나는 게 어렵잖아.요 길거리에 있는 가게들처럼 가볍게 들러서 ‘아, 이런 걸 파는 곳도 있구나’ 하기도 하고 민들레워커자체도 알리기 쉬워지니까요
또 다른것으로는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것입니다. 일명 킬러상품이라고하죠
현재로서는 약50종정도의 상품이있는데 그 종류를 줄이고 저희만의 매력적이고 독자적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민들레워커하면 ooo‘ 할만한 상품이 없는 거죠. 주력 상품이 생긴다고해도 금방 카피가 될 테니까 계속 고민해야할 중요한 과제죠. 아마 만들게 된다면 생태계와 관련된 쪽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결국 최종적인 목표는 사업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되겠네요 플러스가 아닌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되는게 저희의 이상향이에요 플러스가 되면 그만큼 사람을 더 고용해서 제로로 만들고, 눈에 보이는 결과는 제로더라도 저희에겐 제로가 아니게 되는거니까요
인터뷰를 마치자 손님들이 오셔서 상품들을 친절히 소개해주시는 대표님을 보며 저도 틈바구니에 살짝 껴서 부엉이 한마리를 분양받았습니다. 같은 디자인의 부엉이더라도 안에 들어간 천의 디자인이 전부 제각각 이기 때문에 따로 주문제작을 넣은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꼭 자체매장이 생겨서 더 많은 사람들이 민들레워커의 예쁜 수공예품에대한 매력에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금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만드는 뉴스레터의 기사를 협의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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