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난민 한가족과 함께살기



제주도의 예멘 난민의 문제로 약간 떠들썩하다. 일부에서는 ‘안전’의 문제로 추방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금천구에 살다 제주도이 이사해 살고 있는 하현용 목사가 예멘난민 한 가족과 임시적으로 함께 살면서 느낀 생활글을 SNS에 올리고 있어, 우리의 편견에 대한 고민의 계기가 되어보고자 동의를 받아 게시한다.





예멘난민 한가족과 함께 살기 #1

5명의딸과 엄마, 아빠인 7명의 가족과 아들2. 엄마, 아빠인 4명의 우리식구가 몇일 전부터 뜻하지 않은 동거를 시작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선의에 의한 도움이 생각보다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들어 왔던터라 기한없이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서로 합의된 기준을 가지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처음 만난날 나는 아버지끼리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자 요청했다.

나는 당신가족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 당신들이 도움이 필요한 존재는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우리도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이지 늘 도울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고도 했다.

그래서 지금은 상황에 따라 이런 자리매김을 하지만 생활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고 불편한것은 지체없이 이야기 하고 감정적으로 이야기 할 것은 직접 이야기 하지 않고 서로 알고 있는 제3자를 통해 이야기 하기로 했다. 나라를 떠나 수세에 몰린 이들이 다시 안전한 일상으로 살아가는데는 물질적인 도움과 함께 그들을 독립되고 존중받는 존재로 소통하는 이웃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그래서 어제 저녁 라마단 기간 해가 지고 시작된 저녁에 초대받아 우리식구도 얻어 먹었다. ㅋㅋ 카레가루가 들어간 면요리와 토마토와 청향고추로 만든 소스와 닭구이는 일품이었고 무엇보다 중간중간 생부추를 씹어먹는것이 인상적이었다.


예멘난민 한가족과 함께살기 #7

어제 저녁 8시쯤 나는 예멘가족 아버지를 밖으로 불러서 차안에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다.

사실은 나도 이 전까지 무슬림에 대해 기사검색과 기독교계안에 회자되는 이야기를 들어본 것이 전부라 무슬림들에 대한 소문들에 대해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 듣고 싶었다.


-일단 미안해요.내가 몇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굉장히 무례한 질문일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어떤사람들은 이런 의혹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어서 나는 직접 물어보고 싶었어요.

-네 괜찮아요.



질문)사람들은 무슬림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방송을 통해 유럽 무슬림 난민이나 이민자가 범죄를 일으키고 특히 여성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여자를 사고 팔거나 성범죄를 저지른다고 해요.

답)아. 그런 이야기가 많아요. 하지만 그들은 방송을 통해서만 접해요. 방송은 늘 무슬림의 범죄에 대해서 특별히 보도하죠. 더욱이 자세한 정황은 확인도 하지 않고 말이죠. 미국인이 총을 난사한것에 대해서는 조용하지만 무슬림이 한 사람을 죽이면 크게 보도되요. 제가 알기론 한번은 나이로비에서 온 아프리카인이 유럽에서 범죄를 일으켰어요. 근데 그 사람은 돈 주고 산 예멘여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보도는 예멘인이다 무슬림이 죽였다. 이렇게 되더라구요.


질문)이슬림들은 여자를 사고판다고 해요 그런가요?

답)우리문화에서 결혼 할 때 신부의 아버지에게 지참금을 주고 데려오는 문화가 있어요. 그건 자연스러운 문화예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해요. 그건 딸을 파는거죠. 아마 그런 문화가 어떤사람들에겐 사고파는것 처럼 보였다고 생각해요.


질문)많은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이 이교도를 죽인다고 생각해요. 그 근거가 코란에 있다고 하구요.

답)나는 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의 가르침이 같은 하나님에게서 왔다고 생각해요. 경전들도 모세오경, 구약, 신약, 코란 다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구요. 경전의 어느 한 구절을 가지고 그렇게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해석은 옳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어느 부자가 죄를 저질렀어요. 아무도 모르지만 그는 죄책감이 있어요. 그러면 이맘에게 찾아가 내가 이런 일을 저질렀는데 용서받을 근거를 코란에서 찾아달라고 해요. 그럼 어떤 욕심많은 이맘은 그 근거를 한단어, 한문장에서 찾고 큰돈을 요구해요. 이건 아주 잘못됐어요. 코란에 무슬림과 무슬림은 싸우지 말라고 했어요. 어떤 무슬림이 칼로 내 형제를 죽이면 자신의 칼을 빼지말고 집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가만 있어야 해요. 왜냐하면 폭력에 폭력으로 대하면 더 큰 폭력이 오기 때문이예요. 개인의 싸움이 가족싸움이되고 그룹의 싸움이 되고 지역, 국가로 커지죠. 그러나 이교도가 공격할 때 최소한의 방어를 해야한다고 되어 있어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방어해야 해요.


질문)무슬림은 전세계 사람이 모두 무슬림이 되길 원하나요?

답)모든것은 알라로 부터 창조되었고 만들어 졌어요. 중요한것은 옳은길을 가느냐 좋은삶을 사느냐예요. 모두가 천국(파라다이스)으로 가야해요.


질문)무엇이 옳은길이고 좋은삶인가요? 

답)제 입장은 그건 평화라고 생각해요. 평화는 평등과는 달라요.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픈자, 가난한자, 당신과 같이 도움이 필요한 자의 편에 서는게 평화의 길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요. 옳은 삶이중요하다는 것은 이런 의미예요. 내가 도둑질도 하고 누굴 때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알라앞에서 나는 무슬림이니까 괜찮아. 그렇지 않아요. 그건 기독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중요한것은 내가 어떤 이름표의 종교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do)예요. 2000년전에 예수가 왔어요. 유대인들에게 그것은 자신들에게 새로운 종교로 보였고 핍박했어요. 후에 마호메트가 왔어요. 어떤이들은 이것을 새로운 종교라고 보아요.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뿌리예요.


질문)한국에서 살아가는 건 어떨것 같나요?

답) 우리들의 시대는 15-20년이면 지나갈꺼예요. 그리고 다음세대가 중심이 되겠죠. 여기 네비게이션을 우리 아버지가 살던 시대로 가져가면 아무리 설명해도 모를꺼예요. 하지만 우리는 무엇인지 알고있죠. 다음세대는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들 관계들이 생길꺼예요. 지금 우리는 보아도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다음세대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꺼예요.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요. 무례한 질문이었는데 나는 무슬림은 당신에게 직접 듣고 싶었어요. 이제 나갈까요? 이 대화는 나의 영어레벨상 상당한 의역과 오역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ㅜㅠ.


예멘난민 한가족과 함께살기 #9

예멘가족은 주로 식사를 집에서 해 먹는다. 사실 그건 우리집도 마친가지다. 그리고 나는 최근 가까운 농장인부들 15명의 점심을 만드는 일을 우리집 부엌에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엌사용이 어려워지고 자연스럽게 따로 식사를 준비하지 않고 함께 먹는 끼니가 많아졌다.

3년동안 식당을 운영한 나는 프로조리사처럼 맛을 낼 순 없지만 적어도 식당에서 팔 수준이 되는 음식이 어느정도인지, 또 돈을 남길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정도의 감각은 남아 있다.

그런데 이 가족 엄마의 요리실력이 범상치 않다. 다른 문화권의 요리인데도 한국인인 내 입맛에 맛있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이국적이다.

블랙씨드를 넣은 둥근빵, 두가지 발효제로 만든 빵을 요거트로 적신 요리, 토마토베이스에 청향고추를 넣은 소스,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넣어 만든 밥, 야채를 넣은 양고기스프, 인도의 난같은 빵에 카레베이스의 소스를 곁들인 요리, 식초가 첨가된 국물에 콩을 넣어 만든 요리 등등

나는 농담반 진담반 좀 자금이 생기면 식당을 제주에 차리면 할랄푸드를 찾는 무슬림,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 새로운 음식 컨텐츠를 찾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을것이라고 했다.그리고 가끔 이 요리를 먹은 한국어교사, 기자들도 모두 동의했다. 그리고 결국 오늘 12시 강정평화센터에서 특별한 행사를 갖는다! 이른바 "00네 부엌"프로젝트. 하루행사지만 반응이 좋아 몇 번 더 하고 후에는 정말 식당으로 연결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현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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