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불편하지만 익숙해지면 나아질 것”
금천구에 있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이 처음으로 강제 휴무를 실시했다.
금천구의회는 4월 30일 임시회에서 ‘서울시 금천구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켜 5월 27일부터 관 내 4개의 대형마트와 4개의 기업형슈퍼마켓이 강제 휴점 하도록 했다. 5월 19일 0시부터 이 조례의 효력이 발생하였고 5월 27일 처음으로 강제휴무를 실시한 것이다. 대형마트 휴업일은 서울시 지자체가 공통으로 같은 날에 실시한다.
휴무 첫날인 5월 27일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에 홈플러스 금천점에는 쇼핑하러 온 사람들이 3~5분에 한 번 꼴로 왔다가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휴무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왔다가 휴점 사실을 알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조선족 주민은 “평일에 출근해서 휴일밖에 못 온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반면, 독산동에 사는 최미영(여, 41세)씨를 포함한 여러분들은 “지금은 불편하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취지에 수긍하였다.
관악구 난곡에서 이 곳을 찾은 이동수(남, 50세)씨는 “강제휴무일 전에 미리 사 갈 텐데 이정도로 골목상권이 살아나겠느냐?” 며 “효과가 나려면 (대기업이) 문어발 식으로 장사하지 못하게 정부가 품목을 규제해야 한다”고 더 강력한 규제를 주문했다.
독산4동에서 아이와 함께 온 장석중(남, 39세)씨는 “재래시장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해야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갈 것이다”며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추가방안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시장상인들은 대형마트의 휴점에 대해 반색하면서도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휴일이 지난 5월 29일에 찾은 시흥동 현대시장 상인들은 “연휴(석가탄신일)가 겹쳐 놀러간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트가 휴점한 날) 손님이 많아졌는 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제 처음 시작한 것이니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우산·양산·신발·꽃집·화장품 등 공산품을 취급하는 점포는 “(마트 휴점일에)10~20%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조심스레 말했고, 야채·청과·떡집 등 농산품 매장은 “변화없다”고 말했다. 시장 내 작은 슈퍼마켓 사장은 “한 달에 두 번 쉰다고 영향을 미치겠느냐?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독산2동 기업형슈퍼마켓(SSM) 인근 골목에 위치한 J마트 주인은 “일요일에 (SSM이) 쉬니 길 건너편 손님들도 오더라. 그런데 이전 점포는 10시까지 영업했는데 SSM은 12시까지 영업하니 손님을 많이 뺏겼다”면서 영업제한시간이 더 늘어나기를 원하는 바람을 전하였다.
한편, 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이윤정(여, 가명)씨는 “평일에 쉴 때에는 아이들과 휴일이 달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했는데 일요일에 같이 쉬니 가족과 함께 밥도 먹고 등산도 했다는 동료들이 많다”며 “‘가족들 수발 드는 게 싫다’는 일부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좋아한다”는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불어 홈플러스 측에서 게시한 ‘강제휴무로 인해 생계형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논리에 대해 “일요일에 휴점하면 매출이 줄어든다는 논리를 이용해 인력이 부족한데도 3~4월부터 회사가 먼저 인력채용을 중단하였다”며 반발했다.
‘강제휴무로 인해 3조 이상의 소비감소로 내수경기가 침체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의 매출은 대부분 외국자회사로 들어간다”며 마트매출 감소와 내수경기와는 관련이 없음을 전했다.
김수진·최복열 공동취재
5월 27일 첫 휴점에 들어간 홈플러스 금천점 입구에서 휴무사실을 모르고 온 손님이 닫힌 문에 부착된 공고문을 읽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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