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동안 그토록 원했던 오늘이다.
2013년 3월 4일 오전 11시 가산초등학교 강당에서 1학년 입학식이 열렸다.
모든 이의 시선을 독차지하며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크게 뜨고 앉아있는 신입생들 옆으로 할머니들 10여명이 수줍게 앉았다. 뒤늦게 배움의 문턱에 들어선 그들은 바로 지난해 11월부터 가산초등학교에서 박승선 교장의 지도를 받으며 수학, 역사 등을 배우고 있는 ‘상록수 학교’ 학생들이다.[본지 지난해 11월 40호 ‘상록수 학교’ 기사]
할머니들은 가산종합사회복지관과 가산초등학교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 1학년과 함께 입학식을 통해 가산초등학교 명예학생이 됐다. 그들은 앞으로 1년 동안 매주 수요일에 학교 보건실 옆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것이며, 내년에는 명예졸업장도 받는다.
이점분(78) 할머니는 소감이 어떠냐는 물음에 “학교 문 앞도 안 가봤는데 이렇게 입학을 하게 되어 꿈만 같다”며 무척 좋아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을 신입생으로 모시게 돼 기쁘다는 박승선 교장은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드리게 돼 뜻 깊다”며 “할머니들의 용기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난생처음 교육기관에 입학하셨는데 건강한 모습과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시면 좋겠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3월4일 가산초등학교에서 열린 상록수 학교 할머니들이 입학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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