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호  2014. 11.17~11.30)

제2회 벽산타운 5단지 호암문학회 시 공모전

제2회 벽산타운 5단지 시 공모전에서 한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시를 감상하고 있다.


관악산 자락이 가을빛으로 짙게 물들었다. 그 아래 위치한 벽산타운 5단지 산책로는 관내 산책로 중 아름다운 길로 손꼽힌다. 

빨강, 노랑, 갈색으로 가을을 담은 나뭇잎들이 펼쳐진 산책로를 걷다보면 노란 길 끝에 있다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으러 떠나는 도로시가 된 듯한 기분까지 든다. 

삭막한 회색도시에 작은 오아시스 같은 이 산책로에는 감수성을 자극하는 시들이 있어 마음까지 씻어준다. 이 시들은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개최한 시 공모전의 입상작 들이다. 내 이웃의 마음이 담긴 시라서 더 따뜻하고 정이 넘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 공모전이 열렸다. 행사를 주최하는 호암문학회(회장 서복희)는 지난 10월30일(목) 519동 앞 중앙광장에서 시상식 및 시낭송회를 개최했다.

‘시 흐르는 마을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공모전은 지난 한달 간 접수된 62편의 작품 중 28편이 선정됐다. 

행사장에서 올해 선정된 작품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있던 최복순(가명, 80세)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여기에 전시된 작품들을 끝까지 다 읽었는데 너무너무 마음에 와 닿고, 시를 읽으니 내 마음도 즐거워 진다. 한참 서서 나 혼자 만끽했다”며 “아파트에서 이런 행사들로 인해 주민 간 분위기가 해마다 달라지는 것 같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동초등학교에 다닌다는 할머니의 손주도 이번 공모전에 출품해 상을 받는다고 자랑했다.

가족들과 본인의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김승지 양(금동초 6학년)은 이번에 은상을 받았다. 승지는 “재미로 한번 나가본 건데 당선이 돼서 너무 기뻐요. 1학년인 동생이 이번에 같이 안 나와서 아쉬웠는데, 내년에는 같이 나오고 싶어요”라며 기쁨을 가족들과 함께 나눴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호암문학회 오경숙 사무국장은 “문학을 사랑하고 주민과 함께 소통하고자 남녀노소 구분 없이 주민모두가 함께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만나서 서로 웃고 인사할 수 있는 정이 있는 아파트로 거듭나고자 이렇게 주민들과 함께 만나는 시간을 만들었다”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녀는 “저희 아파트가 이렇게 감정과 감성이 풍부하고 재주가 많은 분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주민들께서도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복희 회장은 “벽산5단지가 주민들과 함께 글을 매개체로 화합을 하니 너무 기쁘고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 회장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의 심사는 호암문학회 기성시인 3명이 시를, 금천문인협회 감사였던 한국수필작가 회원 1명이 수필 심사를 맡아 10월21일 관리사무소 2층에서 심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심사평에서 “표현법에 있어 상징적 표현보다 사실적 표현이 대부분이었고 문장은 구어체가 많았지만 크고 아름다운 생각을 담고자 많은 노력들을 하셨다”고 전했다.

선물이라는 시로 두 자녀들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해 금상을 수상한 이경란 씨는 “감사한 마음 뿐 이다. 작년에 이사 와서 올해 재미삼아 한번 출품해 봤는데 이렇게 금상까지 받았다. 아이들 키우다 보니까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더라. 아이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상한 28편의 작품 중 15편의 작품은 아파트 산책로에 전시될 예정이다. 


수상자 


▲금상 

학생부 윤효지   일반부 이경란

▲은상

 학생부 김승지

 일반부 오경숙, 박윤서 

▲장려상 

유치부 신혜수, 권의철 

학생부 홍서진, 백혜영

          조수빈, 안성현, 

일반부 윤정현, 이쌍화, 신경자 

▲입선 

학생부 장유리, 이채령, 

        이도경, 신은서, 김민영

        강지윤, 곽나연, 강소윤

일반부 이유림, 이성순, 이우범 

▲글사랑상 

학생부 윤신원, 

일반부 조대현, 조의행 

선  물 

이경란 (일반부 금상수상작)

              

큰 아이에게 물었다.

이렇게 예쁜아기 어디서 왔지?

하늘에서 왔어, 엄마


작은아이에게 물었다.

이렇게 예쁜아기 어디서 왔지?

반짝반짝 별에서 왔어, 엄마


그렇구나! 엄마한테 와줘서 고마워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에게 이렇게 예쁜 아기천사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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