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호  2014. 11.17~11.30)


인클로버재단 다문화가족 사진촬영 2,000가족 돌파



지난 8일 오전 11시 금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다문화가족사진촬영이 한창이다. 사회복지법인 인클로버재단 한용외 이사장을 비롯한 스텝들은 이날 2,000번째 가족을 맞아 조금은 들뜨고 흥분된 모습이다. 

다문화가족사진촬영을 시작한지 4년3개월 만에 탄생하는 2,000번째 가족은 어떤 사람들일까? 한 가족, 한 가족 사진촬영을 정성스레 하면서도 2,000번째 가족이 기다려지는 것은 사진을 촬영하는 한용회 이사장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함께했던 모든 스텝들도 만찬가지다.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찾은 가족들은 돌도 안 된 갓난아이에서 이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어린 아이, 새초롬한 초등학생 등 주로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 많이 눈에 띄였다. 

반짝하고 터지는 플래시가 무서웠는지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60이 넘은 한용외 이사장은 엉덩이 춤까지 추며 재롱을 떨기도 했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 점심도 거른 채 드디어 2,000번째 가족을 맞았다. 2,000번째 가족의 주인공은, 두구두구두구……. 바로 필리핀에서 시집을 온 최제니 씨(23세, 시흥동) 가족이다. 이들이 촬영장으로 등장하자 스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박수는 2,000번째 가족에게 그리고 그동안 수고한 자신들에게 보내는 박수이다. 

갑작스런 박수세례에 어리둥절해진 최제니씨 가족에게 2,000번째로 사진을 찍게 된 가족이라고 설명하니 함께 기뻐했다.

최제니 씨의 남편인 김영호 씨(가명)는 “일단은 뜻하지 않게 돼서 깜짝 놀랐어요. 너무 좋네요. 다 와이프 덕분인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저희는 연애결혼을 했는데 결혼하기까지 필리핀을 마흔 번도 넘게 갔었어요.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서 항상 행복합니다. 아들·딸 얻어서 더 좋고 어머니도 너무 좋아 하세요”라고 말하며 “둘째가 열흘 후면 돌인데 제일 큰 선물이 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한용외 이사장은 “다문화가족들 사진을 찍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주말마다 자원봉사자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나도 다니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고비도 많았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 때 가족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가족사진을 처음 찍어본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사진 한 장이 가족 간 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것 같다. 사진을 찍기 위해 전통의상이나 한복을 입고 온다던지 가족끼리 준비하는 과정을 상상만 해도 굉장히 즐거울 것만 같다. 사진이 나오면 누가 더 잘 나왔느니 하며 가족 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나중에는 사진을 보며 이땐 누가 가족사진에 왜 빠졌는지 등을 이야기 하며 함께 추억을 공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내가 살아있는 한은 다문화가족들의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족 수를 따지면 이주가정만 따져도 20만 가족이 넘는다. 20만 가족을 500가족씩 찍으면 100년을 찍어도 못 찍는다. 그래서 내가 살아있는 한은 찍어드리고 가겠다”라고 밝혔다.

한용외 이사장은 삼성그룹에서 37년간 재직 후 2009년 사재 10억 원을 들여 사회복지법인 인클로버재단을 설립해 2010년 8월부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총 80회에 걸쳐 다문화 가족사진촬영을 진행해 왔다. 이밖에도 인클로버재단은 다문화청소년재능(사진)교육, 도서전달, 수기공모전, 결혼이민자 바리스타로 이루어진 다문화카페 등 다양한 다문화가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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