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하는 시장 주민의 삶을 채우는 시장을 기대합니다.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
항상 시장에 있는 상인도 가끔 시장을 오는 손님도, 머무르는 모든 사람에게 의미 있는 은행나무시장이 되도록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 배민혜 대표를 만나보았다.
협동조합은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고 구성원들은 어떻게 되나?
서울시 소상공인 지원과에서는 서울 신시장 사업 (풀네임 : 서울시 신시장 육성모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사업은 기존의 전통시장 지원사업과는 다르게 각 시장의 현황이나 상황을 파악해서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에게 의미가 있는 시장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솔루션을 찾는 사업이다. 단순히 시장의 장사가 잘 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 주민이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갖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력이 넘치는 곳이든 아니면 정보가 교환되는 곳이든 지역 주민에게 어떤 의미가 생긴다면, 그 시장은 자연스럽게 장사가 잘 될 수 밖에 없다.
신시장 사업은 현재 2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은행나무시장도 2기이다. 사업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것으로, 사업 기획도 하면서 시장의 성장 단계에 따라 솔루션을 고민하는 것이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게 사업을 진행하던 중, 행정적으로 지역주민에게 정말 의미가 있게 만들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성장을 하려면 사업을 집행하는 행정적인 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필요성이 제기가 되었다. 기존에는 상인회분들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이게 단순히 상인분들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계속 착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역주민에게 의미가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우리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 선택된 것이 '협동조합'이다.
그래서 올해부터 협동조합 설립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였고, 신시장 사업팀과 상인회 임원분들, 그리고 지역의 주민분들 중에 발기인 5명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아직 우리가 어떤 구조의 협동조합으로 가야 될 지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그것을 세우기 전까지는 조합원을 늘리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은 협동조합을 구축하고 어떤 시도가 가능한지 이야기하는 단계인 것이다. 사실 기존의 지원 사업들은 사업이 끝나고 나면 자립을 하지 못하고, 했던 사업들이 다 중단되는 형태로 마무리가 되는 편이다. 우리는 자립이 가능한 수익 구조와 적정한 사업 형태를 잡아서, 신시장 사업팀이 철수하더라도 은행나무시장이 협동조합이라는 조직과 그 안에 구성원들의 힘으로 계속 사업을 지속하는 것을 기대하고 협동조합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럼 지금 신시장 사업팀은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과 계속 함께 할 수 있는 것인가?
신시장 사업팀은 남아서 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 1~2년 후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협동조합 내의 핵심주체가 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나중에는 시장 상인분들이나 주민분들이 일본의 상권경영기구와 같은 구조로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던가,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고 진행을 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한국은 대부분 시장상인들이 상인회의 형태로 조직되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주변에 있는 상가 혹은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지역 주민들이 가입할 수 있는 '협동조합 상권경영기구'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한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상인회보다 이런 조직 기구들이 더 각광받고 있고, 지역 주민의 관점에 서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가야되는지 빠르게 소통할 수 있어 훨씬 더 발전적인 구조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그런 구조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에 그러한 역할이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주민에게 도움되는 시장되기 -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일단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고,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시장이 되는 것’ 같다. 우리도 계속 놓치게 되는 부분이다.시장 안에서는 '장사가 잘 되려면 무엇을 팔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다른 시장에서 장사를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면 ‘지역 주민들한테 필요한게 뭘까?’ 혹은 ‘그들을 위해서 우리가 뭘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어지는 것 같다. 대기업이나 마트의 상품과 서비스는, 그들의 인프라가 워낙 좋다보니 시장에서 따라가지 못 한다. 그렇다면 이 소상공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건 사실 '사람'이다. 시장 안의 '사람'이 지역 주민인 또 다른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의 삶을 고민하고, 그들의 삶에 뭔가 의미가 될 만한 지점들을 찾아가야 하는 시점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우리부터도 아직 여전히 '장사를 어떻게 잘 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한다’라고 하는 이 가치가 실제 얼마나 파급력이 있는지 조합원 분들, 상인 분들하고 좀 더 경험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은행나무협동조합 소식지>
현재 어떤 분들을 대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대상은 시장 상인분들과 시장에 오시는 손님들, 곧 은행나무시장의 모든 지역주민들이다. 현재는 다양한 사업들을 시도하고 있는데, 우선 공동 마케팅으로 소상공인분들의 경영을 돕는 사업들과 조합원 교육,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자치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이끌어내는 부분이다. 또한 지역 사회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있나?
우선 5월 5일 토요일에 진행되는 <군것질데이>가 있다.
시장하면 먹거리와 관련 된 것이 빠질 수가 없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이 시장에서 소소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날을 만들었다. 시장 내에서 선정된 먹거리 점포가 1,000원이라는 금액에 맞춰 오뎅, 떡볶이, 컵과일, 바다간식(구운새우), 우유카레 돈까스, 닭강정 등의 음식들을 준비해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분들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에서 행사 진행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참여하시는 상인분들은 맛있는 음식만 준비해주시면 된다.
이 행사 같은 경우에는 지역 주민들이 은행나무 시장의 존재를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존재는 알아도 아직 친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아, 이 시장에 가면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지난 4월 14일과 28일 주말에는 <곳간 데이>를 진행했다. 협동조합에 이동식 매대가 구비되어 있어서, 매대를 펴고 이 위에 제품들을 진열하여 행사를 진행한다.
그 밖에도 <~ 데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오늘만 데이, 더 준 데이, 진짜 싸 데이 등등 계절 상품 할인 행사를 하기도 하고, 덤을 주거나 할인을 해 주는 등 지역 분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가벼워지실 수 있도록 행사를 진행 하고 있다.
군것질데이 포스터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2년 뒤 신시장 사업팀이 철수를 해도 사업들이 계속 작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협동조합 설립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현재는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을 상인분들의 자발적인 운영 구조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그리고 지금은 지역 주민이라고 하는 구성원의 역할이 모호하거나 좀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올해에는 그 역할을 확대시키는 사업 위주로 많이 진행될 것 같다. 올해 사업은 계획 중인데, 지역 주민들이 은행나무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생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이 곳의 상품 및 서비스가 어떻게 구성되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제안할 수 있는 모임을 구성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이시겠지만, 나중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걸 보고 ‘어, 이거 뭔가 재밌고 의미있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조합원이 되어 활동하실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 지금은 그것을 위한 사업을 테스트 해보는 기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인사
은행나무시장을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 굉장히 많다. 규모가 작고 상품 구성도 빈약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상인분들과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장이 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 <주민 탐구 생활>이라는 사업을 통해 실제 지역 주민분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도움을 드리려고 하니, 사업과 관련해 모집을 할 때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 내내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은행나무발전소 협동조합]과 배민혜 대표님의 긍정적인 시각이 듣는 사람에게도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회적경제를 더욱 알리고 채워 나가다 보면 세상의 행복지수도 조금씩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금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금천구 뉴스 > 사회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일 국립전통예술중고교. 진짜 한류가 온다 (0) | 2018.05.11 |
---|---|
금천구, 서울시립교향악단 ‘우리동네 음악회’ (0) | 2018.05.09 |
[인터뷰] 독산 롯데빅마트 뒤 SY 건물 안에서는 무슨 일이? - 신영프레시젼 노동조합 인터뷰 (0) | 2018.05.04 |
[인터뷰] 노동탄압의 근거지에서 노조를 꽃피우다 - 삼성전자서비스노동조합 인터뷰 (0) | 2018.05.04 |
서울시, 여름철 앞두고 바닥분수 등 일제 수질점검 나선다 (0) | 2018.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