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세대'라 불리는 20대. 성인이 되어 사회의 첫 관문에 들어선 20대에게 안타깝게도 우리사회에서는 취업난,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신고식은 혹독하다. 대학생이 되었다면 높은 등록금과 졸업 후 진로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고, 대학을 포기했다면 임시직, 아르바이트, 계약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로 제 한 몸 근근이 버텨낸다. 비록 우리사회가 희망을 제공해주지 못하지만 하루하루 성실하게 일하며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가는 금천구의 일하는 20대 청년들을 만나보았다.


정 용 (27세)

한가위를 일주일 앞 둔 대형마트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추석용품을 준비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느때보다 활기찬 기운이 감도는 이곳에는 손님들 뿐만 아니라 물건을 옮기는 바쁜 청년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들을 따라간 곳은 수많은 물건들이 매장진열을 기다리고 있는 물류창고. 그곳에서 정 씨를 만났다.
그는 이 곳에서 상품을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검정고시로 입학한 고등학교 졸업 후 요즘 20대들이 거쳐가는 편의점, PC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이 일을 시작하였다. 임시직으로 일한 지 1년만에 정규직(마트의 하청업체)이 되었을 때가 가장 기뻤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다치기도 하고 근육이 뭉치기도 하여 힘들었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 열심이 일하고 인정받았을 때가 가장 보람되다는 정씨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 꿈만 같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았으니 앞으로도 이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하는 그의 말 속에서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그의 염원이 읽혀졌다.


윤** (22세)

마트에서 안전관련 일을 하고 있는 윤 씨. 무전기를 꽂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녀의 절도있는 몸짓에서 믿음이 느껴진다. 그냥 서서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벨이 울리면 시설을 점검하고 손님들이 문의하는 것을 돕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일은 계속 서 있는 일이기 때문에 다리가 아프지만 인사했을 때 가끔 기분좋게 응대해주는 손님들을 보면 자신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이 일을 했다. 아침 일찍와서 일하고 오후에 학교를 다니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에게서 젊지만 남다른 내공이 느껴졌다. 피부미용 일과 이 일을 겸하다가 현재는 1년 계약직으로 이 일만 하고 있는 그녀는 "여유가 생기면 피부미용 일을 다시 하고 싶다"고 하였다.




심대열(25세)

한 외식업체에서 요리일을 하고 있는 심씨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오전10시부터 꼬박 12시간을 일하고 일주일에 한 번 쉬며 한달에 170 여 만원을 번다. 한창 나이에 친구 만날 시간 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강행군의 연속이지만 돈도 벌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신은 행운아라고 얘기한다.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홍대근처 일식집에서 일했던 그는 "아직 젊으니 일하기 좋다." 며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아서 언젠가는 내가 운영하는 일식 음식점을 차리고 싶다."며 자신만의 희망을 그려가고 있다.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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