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서 나오시라
'제17회 금천구민상' 수상자, 어르신 한글 지도봉사
우리 민족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며, 세계 문자 중에서도 가장 과학적인 글자가 바로 한글이다. 세계적으로 한글의 우수성은 널리 퍼져 나갔고, 한글을 배우려는 열기는 국경을 초월한 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피치 못한 사정으로 한글을 익히지 못한 어르신이 많다. 이러한 어르신을 위해 한글 교육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4, 5년 전부터 금천구에서 열성적으로 한글 지도에 힘쓰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독산2동 자원봉사 캠프에서 자원봉사 상담가로 활동하며, 한글 교육 봉사를 하는 양승학(56세, 여) 씨다. 양 씨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한 모범 구민으로 선정돼 지난 13일 ‘제17회 금천구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0월 17일 독산2동 주민센터에서 양승학 씨를 만났다.
한글 교육 봉사 계기
봉사활동을 시작한 때는 2006년이다. 그때부터 만난 어르신 중 “글을 모르니 죽어야지.”라고 한탄을 하시는 분들을 종종 접했다. 그런 어르신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기회가 되면 한글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06년 겨울에 미취학 아동들에게 한글 교육을 했다. 그리고 2007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한글교실을 열어 어르신을 대상으로 봉사했다. 2008년에는 영등포에서 1년 정도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한글 교육 봉사를 했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글을 알려주는 사람을 ‘문해교육사’라고 하는데, 한글 교육 봉사를 위해 (사)한국문해교육협회에서 주관한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문해교육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평생진흥원 심화과정을 이수했다.
중점을 두는 부분은
현재 독산2동 주민센터에서 중급과정 30여 명과 고급과정 25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월, 화, 목요일에 교육하고 있다. 글을 배울 때 어르신들은 보통 처음에는 소리가 나는 대로 쓰신다. 그래서 단순히 글자만을 가르치지 않고, 문법을 가르치면서 이해를 시키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꾜’라고 발음하는 데 쓸 때는 왜 ‘학교’라고 쓰는지 그 차이점을 설명하며 교육한다. 그렇게 하면 (어르신들이) 잘 이해하시고, 더 빨리 습득하신다.
현재 한글 교육을 받는 연령대는 50대 초반부터 80대까지 있으며, 가장 고령자는 84세이시다. 글을 모르는 어르신이 용기 내서 나오시는 것을 보면 정말 멋있다. 그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건강하셔야 한다”는 것과, “즐기기 위해 한글 교실에 오십시오”라고 한다.
기억에 남는 수강생
올해 53세인 권영순 씨라는 분이 있는데, 처음에는 한글 교실에 오는 것마저 창피해했다. 특히, 한글 교실 수강생 중에서 비교적 젊은 축이다 보니 수업 시간에도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용기를 내서 열심히 하시더니 이젠 글도 잘 쓰신다. 65세인 배성례 씨는 딸이 암 투병
중인데, 용기 내서 글을 열심히 배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딸도 용기를 내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당부와 보람
글을 모르는 어르신에게는 “용기를 갖고 한글 교실에 나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에게는 “글 모른다고 무시하거나 가슴 아픈 소리를 절대로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한글 교실에 나오시는 분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봐주면 좋겠다. 주위의 말 한마디가 글을 배우려는 용기를 준다.
글을 배운 후 감사의 편지를 직접 써서 주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어르신이 (글을 배우며) 행복해해서 좋다.
양승학 씨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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