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차를 내 차처럼!

서울시, 승용차 공동이용(카셰어링) 서비스 시작

시흥 4동 삼익아파트에 사는 A씨는 동대문 쇼핑몰에서 쇼핑한 후 짐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버스 대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택시비는 2만원이 나왔다. 하지만 2월 20일 이후부터 A씨는 택시 대신 동대문 쇼핑몰 근처 지정된 주차장에서 미리 예약한 승용차를 빌려서 집까지 타고 온 후 집 근처 남부여성발전센터 주차장에서 반납할 계획이다. 승용차 이용 요금은 1만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A씨의 이야기는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젠 현실이 됐다.

서울시민은 이제 가까운 지정주차장에서 아무 때나 차량을 빌려 필요한 시간만큼 이용하고 반납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승용차 공동이용(카셰어링, Car-Sharing) 서비스’가 시행된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승용차 공동이용(카셰어링, Car-Sharing) 서비스’에 대한 최종 사업자로 ‘(주)그린포인트 컨소시엄’과 ‘(주)쏘카’를 선정하여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2월 20일부터 서울 시내 주차장 292곳에서 카셰어링 차량 492대의 공동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카셰어링(Car-Sharing) 서비스란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지정주차장에서 예약한 차를 빌려 사용한 후 반납하는 서비스를 말하며,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랜터카와 다르다. 또한, 차를 빌린 장소가 아닌 다른 지정주차장에서 반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서비스 회사에 온라인으로 회원 가입한 후 가까운 지정주차장에 있는 차량 현황 등을 조회하여 예약해 이용하면 된다.

특히, 시는 승용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자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3가지 유형(거주지형, 대중교통 환승형, 업무형)을 정하고, 실제로 각 유형마다 이용자가 많이 발생할 만한 6곳(각 유형별 2곳, 금천구 시흥동-거주지형)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도 병행한다.

금천구에서도 주차장 8곳(금천교 독산동측, 금천교 가산동측, 수출의다리, 가산디지털단지역, 홈플러스 금천점, 남부여성발전센터, 독산역, 구로전화국사거리)에서 총 15대를 이용할 수 있다. 각 주차장마다 1~2대의 차량이 배차되며, 남부여성발전센터(거주지형 시범지역)에는 5대의 차량이 배차된다.

거주지형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시흥동 남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차량 이용 2시간 전에만 예약하면 배차차량(5대)이 모두 대여됐더라도 차량을 추가 공급받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기아자동차 레이 차량을 기준으로 30분당 3,300원(유류비 별도, 1km당 190원)이다. 이용료는 이용 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서울시와 사업자는 이용 활성화를 위해 카셰어링과 대중교통을 함께 이용할 경우 요금을 할인해 주거나, 저소득층에게 월 1만원 상당의 카셰어링 이용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자가용 승용차를 팔거나 폐차한 회원은 연회비(연회비는 요금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으로 선택 사항임)를 면제해준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신성훈 주무관은 “지금은 주차장마다 1~2대 정도 이용할 수 있지만,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차량과 주차장을) 더 확보해서 6월 이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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