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번 마을버스 왜 이렇게 안 와?”

폭설로 우회 운행, 주민에게 안내 전혀 없어

폭설로 인해 마을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하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은 구의 안이한 행정에 애꿎은 주민만 큰 불편을 겪었다.

한 주가 시작되는 2월 4일 월요일 아침, 간밤에 내린 폭설 탓에 출근길이 큰 혼잡을 이룬 가운데 08번 마을버스는 도로 사정상 산기슭 도로 정규 노선이 아닌 20m도로로 우회하여 운행했다. 그런데 구에서는 이런 사정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민은 영문도 모른 채 정류장에서 몇십 분 동안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발생했다.

기자는 출근 시간인 오전 8시 30분경에 산기슭 공원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08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10m 이상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대부분 직장인으로 보였으며,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지 않자 모두 초조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할 수도 없었다. 평소에도 아침 시간에 산기슭 공원 근처를 지나는 빈 택시가 별로 없어서 택시 이용은 엄두도 못 낸다. 그래서 이 지역 주민은 08번 마을버스 외 다른 수단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구청에 확인해 보니 폭설로 인해 도로가 미끄러운 관계로 08번 버스가 산기슭 도로가 아닌 20m도로로 우회 운행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어디에도 우회 운행 안내문은 없었다. 더구나 구청에서는 08번 마을버스 우회 운행 예정 사실을 전날 밤에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구청 교통행정과 담당자는 “버스 운행에 변동이 있으면 (버스 회사에서) 구청에 통보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3일 밤 9시경에 08번 마을버스 회사로부터 (산기슭 도로가 미끄러워 4일 아침에 우회 운행한다는 사실을) 연락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주민에게 홍보가 안 된 문제에 대해 그는 “제설작업 때문에 어려움이 많아 현실적으로 알릴 방법이 없다. 주민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행정 인력이 많지 않아) 쉽지 않다”고 행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산기슭 도로에 08번 버스 정류장이 약 8곳(편도)이 있다. 이곳 정류장에 안내문만 붙여놓았다면 시간 낭비하며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구 담당자는 “주민이 불편을 겪어 죄송하다. (불편이 없게) 잘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정된 인력으로 제설작업까지 해야 하는 공무원의 어려움도 많겠지만, 예상되는 구민의 불편을 미리 살피는 세심한 행정 또한 필요해 보인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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