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산 산신제를 아시나요?





호암산 산신제를 이어오고 있는 탑골 선후회


금천구는 시흥동(5개 동) 독산동(4개동) 가산동(1개 동) 등 10개 동으로 이루어진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 중 하나로 서울 서남부 끝단 경기도(안양, 광명)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시계지구이다. 

금천구는 이 지역의 옛 이름인 금천현에서 유래하는데 그 중심부는 현재 시흥5동의 은행나무가 있는 곳 일대라 한다. 말하자면 금천의 상징적 장소는 은행나무 일대 곧 시흥(5)동인 것이다. 이곳과 가까운 곳에 3층 석탑이 있어 마을 이름을 ‘탑골’ 또는 ‘탑곡’이라 부르는데 현재의 ‘탑동초등학교’는 그에 유래한다. 이 석탑은 500년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그 근거는 인근의 향나무 수령을 525년으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 탑골마을에는 선조들의 아름다운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탑골 선후회’(회장 강익현)가 그들이다. 이들은 매년 음력 7월 초하룻날 호암산 산신제를 지내는데 그 시작은 수 백 년도 더 되었다고 한다. 산신제는 이곳의 오랜 전통으로 현재의 선후회원들이 기억하는 제사는 금천구가 시흥군이던 시절 때 부터 매년 마을 행사였다 한다. 현재 모임인 선후회는 1997년에 구성되었으며 당시 회장은 김두남(70)씨, 이어 박상일 회장에서 현재의 강익현 회장으로 이어졌으며 한 번도 제사를 거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선후회원은 현재 20명 정도로 회원은 탑골마을 원주민으로 세대 당 한 명이 원칙이라 한다. 

현재 산신제를 지내는 장소는 원래 제사를 지내던 곳에서 산 정상 쪽으로 약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인데 이곳에서 지내게 된 것은 원래 장소와 호암산 사이에 길이 나게 되어 맥이 끊어졌기 때문이라 한다. 원래 장소는 인근에 천주교 성당(시흥5동 교회)과 아파트 사이에 있어 접근도 문제이지만 이런 행사(산신제)에 대한 정서적 저항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제사 장소가 이곳으로 옮긴 것이 함께 이해가 된다.  

호암산 산신제는 선후회원들이 어린 시절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지내던 제사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함인데 제사의 목적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것으로 우리의 보편 정서로 이해되는 평범한 민간신앙 행사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행적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시대 가치관적 측면에서 그렇게 의미를 둘 수 없는 행사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오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마을의 아름다운 풍습을 전통으로 승계하고자 하는 의지 즉 선조들이 보여주신 마을사랑정신을 지키고 있는 점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들의 산신제 모습은 제3자가 볼 때 초라하기 그지없다. 우선 제사를 드리는 장소가 그렇고 제사상차림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그렇다. 그러나 이는 물질가치관에 젖은 현대인의 피상적 시각이다. 그들은 현재의 외형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와 긍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3자의 시각에서도 마을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장제모 마을기자

4just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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