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축 빠진  구로공단역사기념사업


 지난 28일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 출판기념회와 ‘구로공단역사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출범식이 개최됐지만 아쉽게도 출판기념회와 기념사업준비위원회는 반쪽으로 출발 했다. 

구로공단의 과거와 과거 행적을 기반으로 행세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있었지만,  IMF 이후 고용불안과 워크아웃, 아웃소싱,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오늘’의 이야기와 ‘오늘’의 사람이 없었다.

  오죽하면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차성수금천구청장이 “구로공단을 생각하면 앞자리에 앉기가 민망해진다. 1, 2, 3세대 기업인들 다 모이고, 노동자도 다 모이고, 여기에서 노동운동으로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 하시던 정치인들이 다 모이는 그런 멋진 역사기념사업회가 만들어 질줄 알았는데 제 노력이 부족해서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고 했을까?

구로공단역사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인명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가 감정도 있었고 서로 적대적인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제 50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를 이해 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소회를 아주 길게 이야기 했다.

  두사람의 이야기에서 보듯, 50주년 기념사업에는 오늘이 없다. 가산동에 위치한 기륭전자에서 비정규직 투쟁을 제기하고 목숨건 단식투쟁으로 비정규직을 사회의 화두로 만든 기륭전자 김소현 전 분회장은 이번에 출간된 책자를 만들 때 인터뷰를 거절 했다.

지금의 서울디지털단지에서 ‘노동’을 위해 일하고 있는 민주노총 남부지구협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참여는 커녕 오히려, 아직까지도 노동은 배제를 당한다고 말한다. 

금속노조 남부지회 구자현 지회장은 인터뷰에서 "배제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기념사업이 당사자가 참여하지 못한 점과 사업들이 함께 논의해서 같이 결정돼지 못한 점을 꾸준히 문제제기 했지만 그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더 나가 "여력이 있었다면 행사장 앞에서 반대 집회라도 했을 것"이라고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김소연 전 분회장 역시 인터뷰를 거부한 것에 대해 "구로공단은 97년 IMF이후에도 소사장제도 등으로 저임금이 극심했고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심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사업주들과 김문수 전 도지사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기술된다고 들었다. 때문에 이 사업이 구로공단의 50년 역사와 현재 공단의 현실을 의미있게 정리되지 못하는 형식적 사업으로 판단했다."라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오늘’이 없는 기념사업은 과연 가능할까?

올해가 우리나라에서 산업단지가 출발한지 50주년이라고 하며 내년은 구로공단에서 해방이후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정치 총파업을 벌혔던, 구로동맹파업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위원장이 스스로 "50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를 이해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할 정도면, 뭔가 꼬인 것을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차성수 금천 구청장은 반쪽짜리기념사업에 대한 인사말에서 “오기가 생겨서 이제 제대로 한번 해봐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선5기를 평가할 때 핵심적인 분야중 하나가 민관거버넌스에 민이 없었다는 평가다. 차 청장이 오기로 한번 해본다고 했는데 그 시작은 민관의 참여라고 생각한다. 금천구청의 차기 행보가 굼금해지는 대목이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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