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노인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천구 내 통장들이 관할구역 내 홀몸노인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금천구는 2007년 전체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7.9%에서 2008년말 8.5%, 2009년말 9%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중 홀몸노인은 경제적어려움과 함께 병환이나 안부를 관리해 줄 수 있는 가족이 곁에 없기 때문에 이웃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적약자인 노인, 그 중에서도 홀몸노인들의 고립감이 심화되어갈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장들이 홀몸노인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는 독산3동 이병순통장과 함께 홀몸노인의 가정을 방문하였다.

작은 부엌을 사이에 두고 2~3평 남짓한 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정용자(가명,74세)할머니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 해 홀몸노인이 되어 12년 째 이 동네에서 살고 계신다. 남편과의 이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되지 못하였다.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동사무소, 복지관, 하우스농사짓는곳, 양말공장 등 안 간 곳이 없지만 일거리를 가지는 것이 쉽지 않아 현재는 노령수당에 파지나 병을 줍고, 복지관이나 동사무소 교회,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계신다.
이 통장과 기자를  방으로 들이며 당신이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30여 분 동안 하시던 정할머니는  "내가 인생을 잘 못 산 것 같다 어렵더라도 견뎌야 하는 건데..."며 끝내 눈물을 흘리시고 만다. 그러자 이 통장의 눈가에도 눈물이 흐른다. 정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남을 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이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정할머니는 "통장이 딸보다 낫다. 자기부모한테 전화 한 통도 어려운데 이렇게 와서 말을 들어주니 든든하다."며 당신의 이야기를 한참 더 하신다.

 두번째로 방문한 집에서는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다. 그러자, 이통장은 화장실도 살펴보고, 창문틈으로 방 안을 살펴보았다. "이 할머니는 눈, 귀가 어두워서 잘 듣지 못하신다. 얼마전에는 쓰러지신 적도 있어서 더 마음이 간다." 며 한참만에 발길을 떼었다.

 다음 방문한 차화연(가명, 77세) 할머니는 심장이 안좋으신 홀몸노인이시다. 이 통장이 들어서자마자
"몸이 아파서 화장실 오르락거리는 게 제일 힘들다"며 "임대아파트를 어떻게 신청하는 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하였다. 이통장은 구에서 전해온 공문에 대해 설명하고, 보건소방문여부를 체크하고 차할머니의 말씀을 경청하였다.
"비오는데도 와 주니 고맙다."는 차할머니는 이 통장에 대해 "쓰레기봉지도 갖다주고 밤에도 와서 어떠냐고 물어봐준다. 길에서 만나면 먼저 인사해주니 내가 늙어도 인사를 해 주는 구나 싶어 정말 고맙다"며 묻어두었던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이 통장은 "다른 통장도 다 그렇게 한다"며 부끄러워하였다.

 이통장이 방문하는 홀몸노인가구는 다섯세대.
"방문해서 다른 건 없어요. 동소식을 전하고 어머님이 하시는 얘기를 들어드리는 거지요. 외로우시니까 방문하면 많이 반가워들하세요. 어머님들 뵙다보면 저희 시부모님이 생각나요. 시골에서  내외분만 사시니까요. 그곳에서도 동네 이장님이 저희가 하는 것처럼 우리 부모님을 방문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금천구는 올해 초 통장이라는 자원을 활용해서 홀몸노인들을 돌보기 위한 밀착형 사업의 첫걸음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상기한 것처럼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케이스도 있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는 케이스가 더 많다. 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 보충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홀몸노인들의 당면한 문제인 경제와 건강의 문제를 두고 정서적인 문제로만 접근한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오래가지 못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방문활동에 대한 전문교육과 홀몸노인방문이 통장활동으로 규정될 수 있도록 관련조례를 개정하는 것도 과제 중 하나이다.
금천구의
 시도가 지속적인 사업으로 자리잡아 홀몸노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지 단발성으로 끝날 것인 지는 이 사업을 금천구청이 어떻게 운전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진 기자


홀몸노인의 집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독산3동 이병순 통장

독산3동 이병순 통장이 홀몸노인의 집에 방문하여 할머니의 얘기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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