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동에 월세를 살고 있는 최미영(가명)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주인과의 불화로 집에 들어가기도 어렵게 된 것이다. 현재 집에 살기 시작 한 것은 지난 2009년 6월이다.
그 동안도 몇 번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지만 참고 살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문제는 7월 초 폭우로 정전이 발생한 것부터 시작되었다. 친정에 갔다 밤에 돌아와보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리저리 만져봐도 원인을 찾을수가 없어 집주인에 이야기 하니 대뜸 “너네들이 사는 집을 왜 내가 고쳐주어야 하느냐”는 막말이 돌아왔다.
기가 차지만 참고 다음날 기사를 불렀다. 하지만 원인을 찾기 어려워 이틀동안 점검을 하면서 천정을 다 뜯어 냈다. 그동안 냉장고를 쓸 수도 없었고 집에 들어갈 수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친정집 신세를 졌다. 기사아저씨는 집이 오래되서 전반적인 전기배선의 노후화에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아저씨가 수리하는 동안 내려온 집주인은 김씨가 있는 내내 욕을 해댔다. 자기에게 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아니. 동네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서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보다 못한 전기 수리기사 아저씨가 애기엄마가 자리를 피해야 될것 같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수리하고 집에 들어왔다. 냉장고의 음식은 전부 버렸고 식재료를 다시 사와 냉장고에 채웠지만 그날 저녁에 전기는 다시 나갔다. 사온 음식은 둘째고 한여름에 아이들이 선풍기도 없이 밤을 지새워야 했고 다시 친정집으로 향했다.
그러는 동안 집의 벽과 아이들 옷은 곰팡이가 슬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참지 못한 김씨는 집을 빼달라고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 “재계약 날짜가 지나서 빼줄수 없다”,“2년 후에나 빼주겠다. 그냥 나가면 월세를 보증금으로 다 까겠다”는 말 뿐이었다.
이런 날이 이어진 후 최 씨는 집주인이 아이들을 해코지 할까봐 무서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남편이 오가며 필요한 물건을 내오고 있다.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 누구보다 청결하고 깨끗하게 집을 쓰던 최씨 부부였다. 하지만 집주인은 한겨울에 보일러가 고장이 나도 “너 네들이 쓰다가 고장났으니 알아서 해라”,“월세 사는 주제”라는 폭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명절에 손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술을 먹고 와서 횡포를 부리기도 했다.
결국 최씨 부부는 집주인의 횡포에 마음도 몸도 상처투성이가 된 채 결국 다른 집을 계약했다. 하지만 보증금을 못 빼주겠다고 버티며 자기의 말만 악다구니로 쏟아놓으며 사라지는 집주인을 보며 최씨는 집주인을 보는 것 마저도 소름끼치는 상태다.
주변에 법률적으로 알아보았지만 일단, 이사하고 소송을 하라는 현실 뿐이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른 전세값을 대기위해 단돈 1원이 아쉬운 판이라 이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친정의 도움으로 돈을 마련해 새로운 집을 계약했지만 아직 집주인에게 말을 하지 못했다.
"이사하고 손해배상 청구해서 보증금을 받는다해도 이미 상처 받은 마음에 무슨 소용이냐? 그저 답답하기만 할 뿐“이라는 최씨의 모습에서 이 시대 세입자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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