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후 2년이 지난 여성우선주차구역이 무관심속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2009년 4월 ‘여성행복도시’를 추진하며 3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공공, 민간주차장에 여성우선주차구역 5만 여 곳을 설치하였고 점차로 여성우선주차구역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여성우선주차구역의 준수율은 높지 않다. ‘전용’주차가 아니라 ‘우선’주차인 만큼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금천구의 상황은 어떨까?

독산동 L마트 주차장의 여성우선주차구역에서 평일오전 40분 동안 지켜본 결과 이 시간 이용하는 운전자의 남녀 비율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금천구청지하 주차장도 마찬가지여서, ‘여성·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이라는 표지가 무색할 정도로 남성 운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주차를 하고 있었다.

L마트에서 여성우선구역에 주차하던 익명의 남성운전자는 “주차할 때 여성우선주차구역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고 하였다.

같은 시간 이곳에서 주차를 하던 남성운전자 이동환씨는 “오늘은 주차장이 한가해서 별 생각없이 (여성우선주차구역에) 주차했다. 솔직히 주차 실력 때문에 여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운전경력이 문제인거지 남녀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성우선주차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레 의견을 내비쳤다.

당사자인 여성운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L마트를 이용하던 이경은 씨는 “여성우선주차장이 있으니 우대받는 느낌이 들고, 특히 아이와 타고 내리기에 좋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주말엔 남자들도 많이 대니 아쉽다.”며 여성우선주차구역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금천구청에서 만난 홍지혜 씨는 “여성우선주차가 입구 가까이 있으니 아이들과 같이 타고 내리기 편하다. 후미진 곳이 아니니 범죄예방 효과도 있다. 자리가 없을 때는 남자들이 주차하기도 하던데, 같이 온 아이가 있으면 이해하지만 남자 혼자 운전하면서 이곳에 대는 것은 좀 그렇다.”고 하였다.

결국, 여성우선주차구역이 지켜지기 위해서 시민의식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이 제도의 필요성과 진행방식에 대한 사회적합의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조건적인 여성우대보다는 유아가족우선주차 등의 실제적인 해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진 기자

독산동 L마트 여성우선주차구역



독산동의 L마트 여성우선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여성운전자




금천구청 지하1층 여성임산부우선주차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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