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화창한 날씨 덕에 가을농사 준비가 한창이다. 여름 내내 비가 오면서 주말농장엔 농작물은 간데없고, 풀만 무성하다. 이쯤해서 주말농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엄청나게 자라난 풀을 보고나면 다시 농사지을 엄두가 나질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농사 때는 봄처럼 그렇게 무성하게 풀이 자라지는 않는다. 게다가 주로 김장채소들을 심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일도 봄보다는 없는 편이다. 포기는 배추 셀 때 쓰는 용어다.
지난주엔 풀을 다 베어내고 밭을 정리했다. 배추모종은 8월말, 9월초에 심어야 하니, 이번 주에 거름을 해두면 된다. 요즘 특히 유의할 점은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비를 대비해 두둑을 높이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툭하면 비가 쏟아져 내려 모종을 3-4번씩 심는 사람들이 적잖았다. 나중엔 모종 품귀현상이 나타나서 모종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니 작년을 교훈삼아 모종을 좀 늦게 심고, 두둑은 높게 세울 예정이다.
계란판에 키워둔 배추모종이 옥상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조그마한 것들이 강한 햇볕에도 굴하지 않고 골고루 건강하게 자라는 것 보면 그 생명력이 참 경이롭다. 그 옆에 옥수수와 수수가 무르익고 있다. 그리고 나의 자랑스런 벼들이 드디어 이삭을 맺었다. 눈물 나게 반갑다. 딱
히 거름이라고 줄 것이 없어서 오줌하고 미생물발효액을 희석시켜 뿌려준 게 다 인데 너무도 잘 자라줘서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모기가 생겨 좀 고생스럽기는 했지만 연초록 벼이삭은 내 가슴에 작은 두근거림으로 알알이 맺혔있다.
김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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