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설치, 보도블럭(도로) 정비 예산만 62%



금천구청(차성수 구청장)은 2012년 예산에서 구청장이 쓸 수 있는 가용 예산의 약 10%인 12억 정도를 주민참여예산위원의 제안을 반영해 편성했다. 구청은 주민참여예산위원(이하 예산위원) 총80명(구 40명, 지역협의체 40명)을 구성하고, 구 예산위원들에게 10억, 지역협의체에 1억씩 총 2억원을 배정하였고, 구 예산위원의 경우 1억원의 사업비 규모로 총 10개 정도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확정해줄 것을 위원들에게 요청하였다.

  예산위원들은 10월 11일 제안사업과 사업의 순위를 확정하여 구청에 제출하였고, 구청은 결과를 수렴해서 예산안을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다. 당초 12개 사업 12억 규모를 목표로 했지만 최종 반영된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25건에 약 11억 2천만원 규모이다.

끼워넣기 예산으로 체육대회 6천만원 배정

  예산안을 살펴보면 주민참여의 취지보다는 행정편의적으로 우선순위가 바뀌거나, 사업의 내용이 바뀐 경우가 많다. 전체 주민참여 예산중 62%가 CCTV 설치와 보도블럭 보수, 도로보수 사업에 편중되어 있다. 
  위원들이 정한 사업의 우선순위는 공무원들이 예산안을 짜면서 무색해졌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마을버스 승차대 비 가리개와 의자 설치 사업의 경우 1억 규모에서 5천2백만원만 반영되었고, 두 번째로 선호가 많았던 EM(유용한미생물)효소 무료 보급사업의 경우 9천만원이 삭감되었고, 사업내용도 EM효소 보급에서 ‘찾아가는 EM 아카데미운영’사업으로 1천만원만 배정되었다. 특히 금천구청은 내년에 대한전선 부지를 주말농장으로 분양 할 사업임을 고려할 때  EM보급 사업은 유용한 사업이었다.

  이에 반해 선호도 9위를 차지했던 CCTV설치 사업에는 전체 주민참여예산액의 23%인 2억 6천만원이 배정되었으며 선호도 22위였던 임모위원이 제기한 탑동초등학교 통학로 개선사업과 금천로와 금동초교 도로 확장구간 조명개선 사업은 8천5백만원이 배정 되었다.
  또한 참여예산을 심의확정하는 날에 끼워넣기 예산으로 동별 5백만원씩 배정해, 최종 6천만원을 배정했다.

청소년 참여예산 사업이 축제로 둔갑

  뿐만아니라 위원들이 제안한 사업 내용이 180도 바뀌기도 한다. 9천6백만원이 배정된 ‘청소년 참여예산제’의 경우 학교에서 학생들이 회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토론을 통해 확정’하고, 금천구청에서 학교별 내용을 발표해서 우수한 사업으로 제안된 사업에 대해 추가적인 지원을 해 줌으로써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정치과정을 이해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며 그를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주는 사업으로 제안 되었다.
 그러나 구청에서 예산안으로 확정된 사업은 청소년 선도활동과 저소득 청소년 돕기 바자회와 문화축제, 강사료로 9천6백만원이 채워졌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가 무색하게 된 이유는 2012년 예산심의 일정에 맞추어 무리하게 심의를 진행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처음 실시하는 정책이다 보니 동네 민원해결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다른 자차구의 경우 교육을 1년 동안 진행하고 교육을 이수한 사람중에서 참여예산위원을 위촉한다. 두 번째로 주민자치센터에서 위원을 위촉하고, 예산심의도 지역별로 운영하다 보니,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하나라도 가져 가야 동네 창피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제안하고 선택하게 된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교육의 강화와 더많은 구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최석희
21kdlp@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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