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중학교 일진 있다  64%
다른 사람이 당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43%



금천구 아이들은 학교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독산동 정훈단지 시장 길 안에 있는 청소년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좁은 곳에 덩치가 큰 14명 가량의 남녀 중학생들이 수업이 끝나고 쉬고 있다.
간단하게 취지를 말하고 먼저 설문을 받았다.
자신이 직접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사람은 한명밖에 없었지만 이에 반해 다른 학생이 당하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3%인 6명이 본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중 3명이 6회 이상 보았다고 대답했다.
학교폭력을 당하지 않았고, 본적도 없다고 한 학생 8명 중 4명은 같은반 친구가 피해를 주었으며, 피해를 준 사람이 1명에서부터 집단까지 있었다고 답했다.
메일이나 문자로 욕을 하거나, 돈이나 물건을 빼앗겼다, 위협적인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한 것을 추정해 볼때, 금천구에도 학교 폭력이 만연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을 했는데도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신고해도 해결에 별도움이 되지 않고,  보복이 두렵다고 답했다.
학교폭력의 한 축인 이른바 ‘일진 유/무 질문에 64%가 일진이 있다고 응답을 했으며, 대다수가 일진이나 일짱을 보면 그냥 그렇다, 별느낌이 없다고 했지만, 일부는 두려워 했다.

자존감부터 키워줘야

금천구의 학교폭력과 다른지역 사례와 비교를 하는 질문에 “썩었다, 날라리가 많다, 후졌다, 투표율이 낮다” 등 부정적인 대답이 많았다. 지역 자존감을 높이는 주제를 찾아 보려고, 금천구가 좋은 점 한가지씩 이야기 해보자는 질문에는 “피시방이 많다, 물가가 싸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해서 시험문제가 쉽다, 강남 학생들이 내신 올려서 대학에 갈려고 금천에 이사 온다”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역에 대한 자부심 자존감은 어디에도 없었다.

금천구청은 상위권 중학생들이 금천구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서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상위 3% 학생들에게 200만원씩 장학금을 수여하고, 5000만원을 들여서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보내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재교실을 운영 하는 등 학력신장을 하는데 예산을 투여했다. 2012년 대학입시에서 얼마나 금천구가 약진을 했는지 아직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지만, 지역의 대다수 학생들이 지역에 대한 자존감을 키워주는 일에 집중 하는게 필요해 보였다.

청소년을 위해 지역에서 무슨 일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체험학습이 많았으면 좋겠다. 지역 청소년 센터가 우리 한곳 밖에 없는데 많아졌으면 좋겠다. 청소년 문화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중학교에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1주일에 만원이 든다. 버스비를 보조해주면 좋겠다,  마을버스를 늘려줬으면 좋겠다” 자신의 주장이 보도 되냐면서 되묻는 아이들의 물음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 문제로 자살한지 한달이 지나고 있다. 연일 학교폭력 정책이 나오고 있다. 학생폭력 가해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올리고, 학교폭력특별법을 제정해 가해 학생을 엄중히 처벌하고, 급기야 교과부는 대한민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558만명을 무기명 전수 우편설문조사를 벌이는데 우편요금만 25억을 쓴다고 한다. 대전에서는 관계장들이 모여 학교폭력대책위를 만들었지만, 실무자 회의도 없이 진행된 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정작 대책은 없고 대표자들이 모여서 한마디씩 하고 30분 만에 회의는 끝났다고 한다.
때마다 나오는 울궈먹기식 처방이 아니라, 아이들을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아이들의 자존감부터 키워주는 평화교실 프로젝트는 먼나라 이야기 일까?

최석희 기자 21kdlp@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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