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설치해도 찜통 교실은 똑같아

전력난 속에서 애꿎은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월 20일, 금천구 기온은 31도 넘었다. 한반에 적게는 23명, 많게는 30명의 아이들이 있는 교실은 더 더울 수밖에 없다.

이날 오후까지 수업을 하는 중,고교의 경우에는 6교시에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오후 2시 전에  하교하는 초등학교는 대부분 가동하지 않았다.


◇비싸진 전기료 = 교육용 전기요금이 지난 5년간 30.1%가 인상됐다. 2009년 6.9%, 2011년 8월 6.3%, 12월 4.5%, 2012년 8월 3%, 2013년 1월 3.5%으로 말이다. 2011년에만 10%가 넘게 인상됐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전력공사가 전력난 대책으로 전력피크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전력피크요금제는 전기를 많이 쓰는 피크시간대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요금을 물린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7~8월 중 피크일 10일을 지정해 최대부하시간(오전 11시~12시, 오후 1시~5시)의 전지요금 단가를 평소보다 3.4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다. 반면, 그 외 시간대의 단가는 낮춰 전체적으로 모든 시간대의 단가 평균을 0.8배 수준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시간의 대부분은 피크시간대다. 


◇학교의 전기사용량도 대폭 늘어나 = 김형태 서울시교육위원이 지난 3월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 당 평균 기본운영비 금액이 지난 2008년 3억 5,232만원에서 2012년 4억 4,893만원으로 27%가 증가했다. 반면, 전기료 증가폭은 같은 기간  42%로 두 배에 해당한다.  

또한, 전기료 증가률은 학교별 편차도 심해 서울 은명초의 경우 같은 기간 398%가 늘었지만, 화양초의 경우 142%가 늘었다며, 차이의 이유에 대해 학교의 규모와 설비방식의 차이, 노후도의 차이로 오래된 학교의 경우 최대전력관리장치가 없어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형태 의원은 “늘어난 전기료를 학교운영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냉난방기를 제대로 가동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학생들의 교육활동비가 줄어들고 있는 셈” 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총도 학교의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방과후 학교, 방학 중 특별활동 과 디지털교과서 등 전자교실 사업 확대 등 학교의 전기료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산업용보다 비싼 교육용 전기요금 = 교육용 전기요금이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비싼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2013년 2월 기준으로, 7~8월 산업용(갑) 고압A의 경우 전기요금은 1kw당 84.50원인데 비해 교육용(갑) 고압A는 96.6원으로 산업용에 비해  1kw당 12.2원 비싸다. 한해 30만kw의 전기를 사용한다면 교육용은 산업용에 비해  약 360백만원 이상을 더 내야 한다.

한국교총이 올해 4월15일부터 5월14일까지 전국 1058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용 전기료 등 공공요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72% 학교가 공공요금 때문에 여타 학교운영비(교육비, 시설 유지비 등)의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등학교의 57.5%가 연 1억의 넘는 공공요금을 내고 있으며 이중 약 60%정도가 전기료라고 밝혔다. 또한 96%의 학교가 전기료가 학교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올해 전기요금 인상분을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학교도 26%에 육박했다. 한국교총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교육용 전기요금을 산업용보다 저렴하게 인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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