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고양이똥, 어떻게 하죠?
\댕댕&냥냥 똥치우는 고충 터놓고 말하는 간담회 열려
거리에서 만난 길냥이 (사진 곽승희)
골목에서 마주친 길냥이(길고양이)와의 소통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반가워서 인사를 건네고 어떤이는 간식거리라도 주섬주섬 꺼내는 한편 어떤 이는 무심히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하지만 딱히 큰 일이 없는 한, 한 구역에서 오래 거주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같은 고양이는 같은 길에서 자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4일 저녁 6시, 마을공동체센터에서는 이렇듯 한 동네에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주민들이 가진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열렸다. 국민해결 2018 소셜리빙랩의 공모사업으로 주최한 ‘금천구에서 동물과0000’에 참여한 웅미집사, 뽀이, 태호, 고은, 톰순&삼순엄마는 댕댕&냥냥의 ‘똥 치우는 고충’에 대해서 각자가 가진 생각과 의견을 나누었다.
평소에 고양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는 태호 씨의 소개로 시작한 간담회는 고양이를 길러본 고은 씨와 톰순&삼순엄마 씨의 경험담으로 이어졌다. 특히 뽀이 씨는 “평소에 동물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올 3월부터 일을 하게 된 공간에서 같이 운영하던 동료들이 좋은 마음으로 길냥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녀석이 유독 쇠약했는데 길고양이답지 않게 정해진 시간에 (우리 일터에) 와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인사도 하고 (일터에) 계속 상주하기 시작했는데 여름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지 않으니 배변활동을 근처에서 하게 되었는데 동네 할머님들이 고추,상추 심어놓은 화단을 파헤쳐서 똥을 누기 시작한 것이다. 이 쇠약한 친구는 심지어 배변 냄새도 너무 심각해서 할머님들이 치우다 치우다 지쳐 밥을 주는 곳을 알고 나서 우리 쪽에 항의를 하셨다. 이후 배변통도 만들어주고 해결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냄새는 심각하고 갈등의 과정을 겪고 있다. 내년 여름을 걱정하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의견을 물었고 고은 씨와 톰순&삼순엄마는 “할 거면 제대로 하는 게 필요하다. 건강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밥에다가 구충제도 넣어주고, 중성화 수술도 하고. 불편해 하는 주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읍소하는 자세밖에 없다.”며 조언을 주기도 했다.
간담회를 진행한 웅미집사 씨는 “길고양이들에게 신경 쓰는 일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중성화 수술만 해도 혼자서 하기가 힘든 일인데 서로가 서로에게 탄탄하게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를 가지면 배변활동을 막하고 다니진 않을 것이다. 생명을 책임지는 자세를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 날 간담회를 마무리 지었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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