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를 통한 청소년 보호 필요성 증가, 전담인력과 공간 절실

틈새계층 및 저소득 맞벌이 자녀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에 청소년 이용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공간 및 인력 등의 여건이 허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7·80년대에 ‘공부방’으로 시작하여 도시빈곤지역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고, 지역 구석구석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꼭 필요한 시설이 되었다. 2천 년 대에 들어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지역아동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금천구에는 2011년 12월 현재, 26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다. 주 이용대상이 초등학교 아동이었으나 졸업생이 생기면서 점차 청소년들까지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6개 센터 중 공식적으로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센터는 12개이다. 나머지 7개 센터는 초등학생만 보호하고 7개 센터는 졸업생에 한해 학습 자원봉사자와 급식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청소년까지 보호의 요구는 많지만 지역아동센터가 청소년까지 수용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전진상 지역아동센터(시흥동) 선생님은 “6학년까지 지역아동센터에서 잘 지내던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어 경제, 환경 등의 문제로 고민할 때 이야기 나눌 어른이나 친구가 없어 방황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청소년 사업을 하기에는 공간과 인력의 어려움이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였다.

초등학생과 청소년을 같이 돌보고 있는 한사랑 지역아동센터(시흥동) 박종인 시설장은 “현재 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교에 맞는 공간이다. 청소년을 수용하려면 청소년 전용시설과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시대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청소년들의 변화는 더 빠르다. 선생님 앞에서도 욕 하고, 걸핏하면 결석한다. 이런 청소년의 정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청소년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한다.” 며 “청소년수련관 등에서 하는 좋은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려고 해도 여건상 그 장소에 청소년들을 인솔해서 올 수 있는 센터가 없었다. ”고 현장의 어려움을 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틈새계층 청소년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인프라는 지역아동센터이다. 동네 곳곳에 밀착되어 있고, 초등학교 때부터 관계가 형성되어 청소년들의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한사랑지역아동센터를 다니고 있는 명소연(중학2년) 학생은 “센터에서는 선생님이 우리를 억압하지 않고 한 인간으로 존중해주시는 것이 제일 좋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성장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편안하게 고민도 얘기할 수 있다. 다혈질이던 우리 엄마도 부모모임에 오시면서부터 달라졌다”고 하였다. 이지수 학생(초6)은 “센터는 집이나 마찬가지이다. 센터가 없는 내 생활을 생각하기 힘들다.”고 얘기할 정도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높은 신뢰를 나타내었다.

금천구에서 유일한 청소년전담지역아동센터인 오예스지역아동센터(독산2동) 이숙희 시설장은 “지역에 학원을 안 다니거나 방임되어있는 청소년이 많다. 이 아이들은 거의 몰려다니며 게임방 등에서 지낸다. 청소년 센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신뢰가 생기면서 우리센터에 오는 아이들 표정이 밝아지고 학력도 신장되었다. 청소년 전담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정말 와야 할 청소년들이 여전히 밖에 있다. 이 아이들이 함께 운동도 하고 프로그램도 할 수 있는 전용공간과 사례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있으면 더 많은 아이들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청소년을 지원하는 제도는 많지 않다. 민선5기 이후 청소년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높아졌지만,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지원하는 청소년 사업은, 청소년 5명에 대해 1명의 대학생 멘토를 연결하여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 정도이다.

박종인 시설장은 “청소년들이 자기들끼리는 욕해도 센터 선생님 앞에서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비행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교육이다. 그런데 대부분 센터마다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청소년을 돌본다. 자원봉사자는 책임 있게 청소년을 지도하기 어렵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붙박이 선생님이다. ” 며 “지역아동센터에서의 청소년 사업을 확대하려면 실적위주의 사업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신뢰관계를 형성한 후 보호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공간이나 전담인력을 지원해주어야 한다.” 고 제언하였다.

김수진 기자

지역아동센터에서 자원봉사 선생님이 청소년과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사랑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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