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사망사고 후 무책임한 1년


작년 초등학교 사망 사고 이후 마을버스 정류장 안전 방치



<해찬아파트 앞에 정류장 표시.>



작년 11월12일 대학수학능력을 보는 날. 문백초등학교 2학년 김 군이 등굣길에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금천구청은 해당 정류장의 안전시설을 보강할 뿐만 아니라 사고 위험이 있는 정류장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기슭도로, 별장길 역시 10미터 도로로 한쪽에만 인도가 설치되어 있어 반대쪽에는 마을버스 정류장 팻말만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아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당시 구 담당자는 “한 정류장 당 6~80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도 예산에는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도로과, 자치행정과 등과 협의해 하나씩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년의 시간 무엇이 바뀌나?


산기슭도로와 별장길을 돌아본 결론부터 말하면 바뀐 것이 없다. 산기슭과 별장길 모두 도로폭이 협소한데다 한쪽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이 설정되어 있고 밤에는 양쪽으로 주차가 길게 늘어서고 있다. 자세히 찾지 않으면 정류장이 어디인지 분간도 되지 않고 어느 곳은 정류장의 표시가 없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정류장의 경우 과속방지턱 2개를 신설하고 중앙선을 황색실선에서 이중실선으로 도색했고, 정류장에 황색도색을 해서 안전지대로 구획, 마을버스에서 하차한 후 그 자리에 대기, 횡단보도를 통해 건널 수 있도록 했다. 이마저도 하구관거 공사로 인해서 제대로 유지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별장길은 11번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마을버스표지판 이외에는 다른 안전시설물은 보기 어렵다. 바닥의 황색도색 역시 되어 있지 않아 정류장 바로 앞에 불법주차가 되어 있기도 했다. 08번 마을버스가 다니는 산기슭도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버스정류장 표시가 왕복 양쪽으로 아예 없거나 한쪽에만 있는 정류장이 여러 곳이다. 

정류장 표시가 제대로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이 태반이다.  ‘구립독산도서관’정류장은 도서관 계단쪽에 표지가 있지만 글시는 모두 헤져 보기 어렵고, 해찬아파트 정류장은 인도쪽에는 아무 표지가 없고 길 건너 산 쪽에는 글씨를 알 수 없는 정류장 표시만 걸려있어 이곳이 정류장임만 알려주는 것과 함께 오랜시간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세월의 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영빌라, 남문교회 정류장의  인도쪽에는 새롭게 3m높이의 표지판이 설치됐지만 산 쪽에는 표지가 없다. 독산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정류장 표시도 없고 공간도 없기 때문에 건너편에 있다가 버스가 오면 급하게 길을 건너가 버스를 탄다.”고 말해 주민들이 노출된 위험의 정도를 알렸다.


버스정류장은 일차적으로 해당 운수회사가 설치하게 되어 있음에도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으며, 관리 감독기관인 금천구청 역시 손 놓고 있는 가운데 안전사고의 위험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금천구청 담당자는 “산기슭 도로의 공간이 없어 정류장 표시의 어려움이 많다. 올해 전수조사를 해서 설치할 수 있는 곳은 (구 주민참여예산으로) 8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08번 마을버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불법 유턴


마을버스가 독산고등학교, 영남초등학교, 난곡중학교의 정문이 모여 있는 곳에서 불법 유턴을 통해 회차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신호등을 마주 보고 난곡중학교와 독산고등학교가 있으며 바로 옆에 영남초교가 있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기자가 살펴본 바로는 신호등이 적색으로 바꾸면 버스가 유턴하고 있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독산고를 좀 더 지나쳐 관악구의 아파트단지에서 회차했으나 민원이 발생해 현재의 회차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산고에서 약 800m를 가면 난곡터널(구 문성터널)이 나오고 그 위에서 U턴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방안은 관악구에서 반대하고 있어 협의점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생 마을버스 사망사고를 당한 후 1년 동안의 금천구의 모습을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전의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에도, 뻔히 보이는 위험의 요소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누가 그 책임을 질 것인가? 세월호의 총체적 문제는 밖의 문제만이 아닌 바로 우리 옆에서도 벌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류장으로 추정되는 곳이지만 아무 표지가 없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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