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멋지게 손질해 드립니다~

가산동 미용봉사동아리 '나.도.함'을 소개합니다




미용실 얼마나 가시나요? 짧게는 한 두 달에 한번 가는 미용실, 동네에 눈만 돌리면 한,두개는 꼭 있는 미용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곳이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미용실 한번 가기가 쉽지않다. 값비싼 비용에 선뜻 발걸음을 나서기도 어렵고, 조금이라도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더더욱 그렇다. 이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우리동네 가산동에는 어르신들과 동네주민을 위한 ‘나도함’이 있다.

이미 지역 명소가 된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가산동의 공유공간 ‘지킴마루’그 지킴마루에서 한 달에 두 번 미용봉사를 하고 있는 ‘나도함(나눠주고 도와주고 함께하는 모임)’ 에서 봉사를 해오신 지킴마루 임석임 총무님 만나보았다.

 

‘나.도.함’을 처음에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현재는 아니지만 통장을 했었다. 지킴마루를 처음 만들 때도 함께 했습니다. 그 와중에 주민센터에서 이웃서로 잇기 사업 얘기를 들어서 우리 동네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미용실 원장님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양쪽에서 아들들이 부축해 미용실을 다녀온 것을 보니 너무 안 되어 보였다고 해요. 기술이 있는데 그냥 쳐다만 보니 내 자신이 한심하다.라는 얘기를 듣고 주민센터 사업이 있으니 어르신들의 위한 미용봉사를 해보자고 해서 했습니다. 2017년 4월에 시작했고, ‘나도함’이란 이름도 한 달 넘게 고심하다가 지은이름입니다. 간단하면서 뜻이 있죠?

미용봉사를 한 첫날의 풍경?

설레임과 걱정이 반이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진짜 이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살림하던 사람들이 아침 일찍 나와 청소 하는 거, 저녁 늦게 방범 보는 거(지킴마루 활동) 이런 것도 힘든데 나도함까지 할려고 하니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힘들고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하고나니 뿌듯했습니다. 아 ! 우리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

미용을 하는 공간인 지킴마루가 반지하다 보니 계단이 몇 개가 있는데 하루는 거동이 불편하신 분을 양쪽에서 들어서 내려오는데 어르신이 아프다고 소리를 치시는데  겁이 막 났습니다.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 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빈손이 아니라 뭘 가지고 오세요.  음료수나 간식 등을 가지고 오시는데 여기서 전도 부치고 간단한 간식들은 ‘나도함’ 멤버들이 집에서 만들어와서  절대로 가지고 오시지 말라고 하는데 가지고 오시니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정작 본인들이 미안하시니깐 많이 챙겨 주십니다. 그래서 강경하게 거절을 못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여기에 오셔서 머리뿐 아니라 모여서 같이 간식도 먹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좋습니다.


힘든 순간 

동 주민 사업이다보니 컴퓨터로 서류를 작성하는데 그게 가장 힘들고 어렵습니다. 미용봉사보다 컴퓨터가 더 힘들게 느껴져요. 휴대폰으로 밴드에 올리는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컴퓨터로 직접 서류를 작성하는 일은 어렵다보니 주민센터 직원에게 부탁을 하는게 너무 미안해서 내가 직접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나도함에 오시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원래 10시부터 하는데 어르신들이 일찍 오십니다. 어느 날은  아침 7시에 오셔서 10시까지 기다린다고 하시는데 우리도 새벽에 청소하고 손자들 학교 보내고 아침에 할 일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장님이 다 해드려야 된다고해 일찍 문을 열어 머리손질을 다 해드립니다. 그리고 순서에 예민하셔서 순서대로 안하면 화내시고 어떤 분은 얘기만 하시고 볼일보고 오셔서 본인순서라고 막무가내식으로 해달라는 하시는데 잘못하면 싸움날거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미용 봉사일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데 예약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하고 순서를 잘 지켜주시면 정말 감사하고 좋겠습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이종선 원장님이 얼마 전에 사고가 있으셔서 다리가 아프세요.  저도 몸이 많이 아프고 나도함 멤버들도 성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들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다보니 도 아플까봐 걱정도 되고요. 건강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따라줄 수  있는 한 계속 나도함을 하고 싶습니다. 

나도함을 처음 할 때 포부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 건강하지 못하고 힘드신 분들에게 미용봉사를 하기위해서 시작을 했는데 점점 식구들이 많이 늘어나고 지금은 전화를 안 드려도 많이들 찾아오세요. 머리를 안 하더라고 찾아오셔서 같이 수다를 떠는게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계속 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다리를 다쳐 아픈데도 불구하고 재능기부를 하고 계신 이종선원장님도 “동네어르신들과 많은 소통이 되고 다른 분들고 알아서 그게 참 좋았고 아픔보다도 보람이, 기쁨이 더 큼니다. 동네어르신들도 좋아하시고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계속 하고 싶습니다.”고 얘기하시고 얼른 자리로 어르신의 머리손질을 해드렸다.

미용실에 흔히 있는 머리감는 의자도, 여성잡지도, 셋팅기도, 심지어 큰 거울에 높이가 조절되는 의자도 하나도 없고 미용실이지만 가장 따뜻한 미용실이 아닐까?

둘째,넷째 금요일 가산동 지킴마루에는 머리에 보자기를 뒤집어 쓴 동네 어르신들이 잡지책이 아닌 ‘나도함’ 멤버들이 손수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수다방이 활짝 열린다. 



김진숙 기자

gcinnews@gmail.com

함께 아이 키워요

 [동아리탐방- 아이러브쿡] 요리 수업 할 사람 여기 붙어라~!




매주 토요일 금천구 독산4동 주민센터 2층 너나들이방은 아침부터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 거기에 더해 맛있는 음식 냄새까지 솔~솔 풍긴다. 문 앞에 가지런히 놓은 신발을 어림짐작으로 세어 봐도 30~40여명의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도대체 그 공간에서는 무슨 벌어지고 있는 것 일까? 

누가, 무엇을, 왜 하는 것일까? 호기심을 품고, 조용한 도서관의 한 공간을 흡사 파티의 공간으로 매주 변화시킨 주인공들을 찾아보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천구의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 ‘아이러브쿡’의 아이들과 엄마들!

이번 금천인 동아리탐방에서는 매주 독산4동에서 ‘아이러브쿡’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백재원, 김민정 공동대표를 만나봤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아이러브쿡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백재원이고 6살, 8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나 역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정이며 8살 아이의 엄마다.


Q. 아이러브쿡은 어떤 동아리인가?

A.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꾸려가는 요리 및 과학, 체육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동아리이다. 딱 부러지게 ‘어떤 동아리다’라고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이들의 오감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발달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활동을 매주 토요일 독산4동 주민센터에서 오전 10시 반에 시작해 3~4시간 한다. 


Q. 아이러브쿡의 탄생?

A. 원래 엄마들끼리는 아는 사이였다. 1년 전 그 엄마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공간이 없다는 점에 모두들 아쉬워했고, 날씨에 영향 받지 않는 안정된 공간에서 아이들과 무언가를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에 의기투합해 아이러브쿡을 만들었다. 다행히 독산4동 주민센터 너나들이 공간에서 요리 및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서 판을 벌려봤다. 엄마인 우리가 제일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아이들 오감 발달에 도움이 되는 요리 수업 위주로 계획을 짜고 가능한 많은 아이들과 엄마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토요일 오전으로 시간대를 정했다. 


Q. 아이러브쿡은 동아리 이름 때문에 요리활동 위주일 것 같다. 다른 활동도 많이 하나?

A. 사실 동아리를 만들었을 때 요리 활동을 위주로 했다. 과자 집, 만두 만들기 등등... 하지만 매회 수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소재나 수업 내용이 확장되어 가고 있다. 단순히 요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요리를 통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도하고, 요리를 통해 과학 등 다른 영역을 배워보기도 한다. 또 평소에 집에서는 감히 엄두를 못 냈던 활동들, 이를테면 국수비 만들어 뿌려보기/딸기 손으로 으깨보기/대왕김밥 만들어보기 등 한계를 정하지 않고 수업을 이끌고 있다. 때로는 몸 놀이, 아이들이 직접 상인이 되어 물건을 팔아보는 벼룩시장체험 등 ‘아이러브쿡’의 ‘쿡’에서 벗어난 활동들도 자주 진행한다. 


Q. 수업의  계획과 진행은?

A. 현재 아이러브쿡 소속 엄마들이 21명이다. 그 엄마들이 2인1조로 교대로 수업의 기획 및 준비를 다하고 나머지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 수업에 참여하며 도우미 역할을 한다. 아이디어는 대체로 생활에서 얻는 편이고 주제가 정해지면 자연스레 엄마들끼리 조언을 주고받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시작에는 그 날 주제에 관련된 책을 먼저 함께 읽고 탐색의 시간을 갖은 후 본격적으로 요리, 과학 등의 활동을 한다. 주로 5세~8세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며 평균 40여명이 참여한다.


Q. 아이러브쿡 수업에 참여하고 싶은 아동과 학부모가 많다고 들었다. 언제든지 수강신청 가능한가?

A. 사실 공간의 한계 때문에 지금의 인원 이상을 받기는 힘들다. 하지만 기존 인원의 결원이 생겼을 때 SNS 공지를 통해 아이러브쿡 멤버나 당일 수강생을 수시로 모집한다.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활동해 준 동아리 멤버들께 감사하다. 

수강료는 한 달에 한 번 내는 공간 사용비 2만원에 매 주 수업재료비를 인원수에 맞게 나눈다. 매 수업 때 마다 평균 2~3천원이라 부담이 없다. 


Q.  아이들과 학부모의 반응은?

A. 아이들이 토요일은 ‘당연히 재밌게 놀면서 수업하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온다. 함께 놀 수 있는 친구, 언니, 오빠, 형들이 많아서 좋아하기도 하고 직접 몸으로 체험한다는 것에 기대하고 즐거워한다.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많은 아이들로 인해 정신없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먼저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학부모들도 점차 자기의 역할을 갖게 되니 더 몰입하게 됐다. 더불어 엄마들끼리의 공유와 수다가 한 주간 풀린 스트레스도 풀게 해 줘 힐링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Q.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보람은?A. 즐거움 자체가 보람이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종종 아이러브쿡의 활동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는 인사를 받으면 더 없이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반면 애로사항은?

A. 동아리를 시작한 초반에는 역할분담이 불분명해서 어려운 점이 조금 있었지만, 애초에 지인들과 시작된 모임이었기에 빠른 시간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간에 새로 들어 온 동아리 멤버들은 초반에 많은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당혹감과 낯설음에 조금 어색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작은 애로사항이라면 애로사항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당장 4월 29일 진행 될 ‘사생대회’가 있다. 흔히들 사생대회라 하면 일부만 상을 받는데 우리는 참가한 모든 아이들이 특별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상장과 메달을 만들고 있다. 그 이후의 계획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상황에 맞게 세울 것이다.


Q. 지난 1년을 되돌아 봤을 때 두 대표의 변화는?

A. 아이러브쿡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즐거울까,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수없이 하게 된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동아리멤버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받는 과정에서 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초반 수업을 준비했을 때의 부담감은 어느덧 엄마들과의 역할 분담으로 없어지고 함께 아이를 키우는 같은 입장에서의 공감대가 형성돼 든든하다. 


Q. 아이러브쿡의 아이들이 점차 자란다. 그 아이들의 성장에 따른 계획은?

A. 맞다. 일 년 전만해도 초등학생이 없었다. 이 아이들이 커 갈수록 무언가를 ‘조물조물’ 만드는 것이 재미없게 느껴질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때가 되면 뭔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까싶다. 예를 들어 동생반/형님반을 나눠 따로 수업을 하는 것이다. 형님반의 경우 도서관이라는 장점을 활용해서 독서 수업 같은 다른 수업을 진행한다거나 스스로 한 끼 정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주제로 수업을 하는 것 등 그 때의 상황에 맞게 정하면 된다. 아이러브쿡 활동을 하면서 때론 예상외의 상황으로 당황스러운 일이 참 많기도 했지만 매번 우리 멤버들의 기지와 재치로 잘 헤쳐 나갔다.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믿기 때문에 당장 큰 계획은 안 세울 것이다.(웃음)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정만이 아닌 마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을 전체의 노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러브쿡의 활동처럼 함께 공동육아를 실현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달라진  요즘의 세태에 좋은 귀감이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더불어 부모도 성장하는 ‘아이러브 쿡’의 1주년을 축하하고 앞으로 더 멋진 행보를 기대해본다.


김혜희

gcinnews@gmail.com

동아리탐방 :  라디오 금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방송 팀


아프니깐 청춘? 

안 아픈 건강한 청춘을 위하여!




지난 달 201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다. 고3 수험생들에게는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물론 있겠지만, 앞으로 맞이할 2017년 20살 성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디게 될 설레임이 더 클 것이다. 이번 금천아이엔 금천인 탐방에서는 라디오금천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이하 하라공) 방송을 이끌고 있는 독산고 3학년 4인방을 만났다. 수능을 마친 뒤라 다양한 여과활동, 아르바이트 등으로 수능 전보다 더 즐겁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하라공팀과 나눈 편안한 대화를 소개해 본다.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 라디오 금천에서 매주 1회 진행되는 라디오 방송. 2016년 고3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본인들의 스트레스를 풀고자 재밌게 수다 떠는 방송. 


Q. 각자 자기소개 부탁한다.

A. 라디오 금천에서 [하라공] 방송을 진행하는 독산고 3학년 학생들이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실명이 아닌 DJ명으로 소개하겠다. 

각자 김감쪽, 얼티, 주공기, 조미료란 디제이명을 쓴다. 

주공기 : ‘독산고 주공기’라 할 만큼 공기놀이를 잘 해서 얻은 별명이다. 방송에서 디제이 겸 기술직이다.

김감쪽 : 언니가 붙여준 별명인데 방송에서 쓰니 더 의미 있는 말 같다. 우리 네 명이 함께 주제를 고르고 각자 맡은 대본을 쓴다.

얼티 : 홍차를 좋아해서 지은 이름이다.

조미료 : MSG처럼 없으면 심심하지만 있으면 맛깔나게 재밌는 성격이라 생긴 별명이다.(조미료님은 아르바이트로 취재에 참석하지 못함)


Q. 어떻게 방송을 시작했나?

A. 작년에 학교협동조합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어봤다. 그 때 결성된 팀이 지금의 하라공 팀이다. 영상작업을 끝내고 뭔가 관련된 활동을 더 하고 싶어서 올해 자기주도 동아리활동으로 팟캐스트 방송을 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우리들의 계획을 학교에 알리니 선생님께서 라디오금천을 소개시켜주셔서 2016년 2월에 하라공이라는 방송을 기획하게 됐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어 당황스러웠지만 평소 좋아하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벤치마킹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의 눈높이에서 수다로 풀어보기로 방향을 정했다. 우리 넷이 똘똘 뭉치니 후다닥 준비를 끝내고 딱 일주일 만에 하라공 방송이 탄생했다.


Q. 제목이 특이한데 방송 컨셉은?

A. 정말 우리들 좋자고, 스트레스 풀자고 하는 방송이다. 그런데 고3이 공부는 안하고 방송한다고 쓴 소리 들을까봐 제목으로 선수를 친 거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고3이다보니 결국은 방송 마무리가 공부 얘기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씁쓸하다.(웃음)


Q. 방송을 들은 주변의 반응은?

A. 부모님들이 의외로 많이 호응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한편으론 고3이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았나 하시며 놀라시면서 공부만 해야 하고 쉬지 못한 채 학원 뺑뺑이 도는 우리를 굉장히 불쌍해하신다. 친구들은 우리들 이야기니깐 굉장히 재밌어 한다. 우리가 방송에서 추천해준 영화와 드라마를 적어 놓고 보신다는 선생님도 계신다.

우리의 방송이 주변사람들과 학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다. 자랑이지만, 이번에 학교에서 자기주도 동아리상으로 은상을 받았고 우리의 방송 활동이 후배들에게 하나의 모범으로 소개되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그 동안의 20회 방송 모두가 재밌었지만, 특히나 여행과 이상형을 주제로 한 방송이 기억에 남는다. 성인이 되어 각자 여행 가고 싶은 장소와 일정, 금액, 먹거리, 놀거리를 짜 보았는데 방송하는 동안 많이 설레고 기대됐다. 또 우리 네 명의 이상형이 모두 달라서 많이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Q. 방송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은?

A. 학교 다니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오히려 기운이 났다. 우리의 얘기를 하는 것이라 딱히 힘든 점이 없고 공부하지 않아서 좋았다. 단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Q. 변화 된 모습이 있다면?

A. 처음 방송할 때는 많이 어색해서 대본 읽는 것이 정말 딱딱하게 책 읽는 수준 이였다. 하지만 어느덧 자연스럽게 내 생각을 정리해서 조리 있게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리액션도 최고다.(웃음)


Q. 수능이 끝났다.  계획은?

A. 김감쪽 : 대학을 무조건 가야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 우선 정시로 원서를 접수한 상태고 혹시나 입시에 실패한다면 내년에 수시로 대학응시를 하던가 해외로 봉사활동을 할까한다. 

얼티 : 나도 대학에 대한 회의를 갖고 있다. 게임관련 스튜디오를 차리는 창업을 생각했으나 부모님께서 대학생활을 권유하셔서 우선 언어 전공으로 대학입학 원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 대학 졸업 후 바늘구멍 같은 취업을 하고 또 다시 정형화 된 사회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귀농한 아버지를 돕던가 나만의 사업으로 창업을 하던가 외국으로 나가고 싶다. 어른들은 아프니깐 청춘이라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이 사회에서 잘 나가지 못 하면 우리들이 부족하고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직은 사회를 잘 모르지만 아프지 않으면서도 즐거운 청춘을 보내고 싶다.


주공기 : 부모님이 어린이집을 운영하시고 친인척이 유아교육 전공자가 많아 자연스레 유아교육과에 원서를 접수한 상태다. 합격하면 학교생활을 하며 내 적성에 맞는 과 인지 더 살펴볼 것이다. 만약 나와 맞지 않다면 다시 수능을 준비하더라도 평소에 관심 갖던 미디어 쪽으로 생각해볼 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뭔가 이번 기회에 많이 생각하게 된다. 


Q. 제목이 공부해야만 하는 고3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자발적인 인생공부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하라공 방송은 계속되는가?

A. 안타깝게도 현재 네 명이 지원한 대학교가 지리적으로 너무 많이 떨어져있다. 방송을 하려면 자주 모여야 하는데 그 점이 불가능할 것 같아 하라공은 이제 그만하려 한다.


Q. 만약 다시 모여 방송을 한다면 방송 제목을 무엇이라 정할건가?

A. [하라공]이다. 이름은 같지만 의미는 바뀐다. ‘하라는 공부 안 해도 어떻게든 된다?’ 대략 그런 뜻으로 바뀔 것이다.(웃음)



Q. 라디오 방송이 하라공팀에게 남긴 것은?

A. 김감쪽 : 고3 생활 동안의 큰 즐거움 이였다. 평소에 가진 몇몇의 단편적 생각들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여유와 남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얼티 : 내가 뭘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덤으로 말도 조리 있게 하게 된 것 같다. 라디오를 통해 문화컨텐츠학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나중에 사회생활을 할 때 지금의 라디오 경험이 큰 자부심이 될 것 같다. 주공기 : 고등학교 시절 나의 꿈을 향한 첫 도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자랑스럽다. 홍보영상 작업과 라디오를 하면서 방송쪽에도 관심이 생겼다. 바쁜 고3시기였지만 하라공 방송을 결정한 것이 후회 없다.


Q. 며칠 후 면 새내기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은?

A. 감쪽 : 그 동안 나이가 어려서 자격미달로 못해봤던 스카이 다이빙 등의 위험한 스포츠와 투표를 해보고 싶다. 얼 : 일본으로 혼자 여행을 가거나 그린피스같은 단체에 소속되어 열혈적으로 환경운동을 하고 싶다. 주공기 : 당장 운전면허증을 따고 싶다. 사실 이번에 도로주행을 네 번째로 도전한다. 꼭 붙고 싶다.(웃음)


Q. 앞으로 이어질 제2의 하라공 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방송을 하는 동안 즐기면서 재밌게 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왕에 하기로 결심했다면 제대로 성실하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처럼.(웃음) 우리도 처음엔 어떻게 할지 망막했는데 두어 번 경험해보니 너무 쉽다는 걸 알았다. 첫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고자하는 생각만 갖지 말고 꼭 실천했으면 좋겠다. 한 발짝만 내딛으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김혜희 기자

gcinnews@gmail.com



일시 : 2016년 5월 10일 화요일   장소 :시흥3동 박미마을회관    인터뷰 : 장제모,  김용근, 정상기


Q. “그랜드 파파클럽”?

그동안 우리 마을에 주민 갈등이 심했다. 마을회관이 글자 그대로 마을회관으로써의 기능을 해야 하는데 해결을 위한 주민들이 모임이 없었다. 그런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노력한 결과 다시 동네가 평화를 찾았고, 다시는 이 같은 주민들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형태이든 주민조직이 활성화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겠다 라는 취지에서 노령자 모임은 출발했다. 앞으로 우리 그랜드 파파는 신분에 맞는 우리의 일들을 해나갈 계획이다.




Q 구성 인원은 ?

박미 그랜파클럽은 서울시 및 금천구청 공모사업을 통한 마을공동체 사업 및 활동을 하는 모임으로 금천구에 주소를 둔 60세 이상 남자들을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랜드파파는 현재 16명이다. 처음엔 12명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참여가 이뤄졌다. 앞으로 지나봐야 알겠지만, 지금보단 더 많은 회원이 모여 질 거 같다.

Q 모임은 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2016년 4월 3일 모임이 처음 결성되고 현재까지 정기모임은 3번이었다. 

앞으로 매월 1회는 정기모임을 가질 예정이고 필요하면 수시모임도 가질 예정이다.

Q 특별히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장제모 : 함께 마을 만들기로 "뽕나무 프로젝트"그 장정을 시작했다. 전북 정읍에서 뽕나무 400주와 개 복숭아(시험 재배용) 10주를 현지에서 직접 구입해 우리 회원들이 회관 뒤 공지. 다 심는 데 3일이 소요됐다.  개복숭아 같은 경우 열매가 비싸고 또한 꽃이 너무 예쁘다. 내년이면 우리 박미 마을회관에서 아름다운 꽃망울을 볼 수 있다. 또한 식재 후 남은 뽕나무를 주민에게 분양했는데 모두 만족해하시는 것을 보며 흐뭇했다. 또 박미마을회관에 프리마켓이 활발하게 운영 중인데 우리 파파들도 젊은 사람들 함께 마을의 장으로 열어나갈 것이다.

김용근 : 평소 제가 마을회관에 관심이 있어서 장제모 회장님하고 창설 전부터 활동을 했었다. 평소 제 생각이 박미회관 일대 노인들의 소일거리를 찾아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고민 끝에 장제모 선생님이 그랜드 파파를 제안 하셔서 결성이 됐다. 가입한 분들과. 희망하는 분들이 있어 앞으로 2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우리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일조한다라는 취지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왜? 뽕나무를 심었냐??하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다. 마을회관이 특성화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산이란 자원이 있다. 꽃만 피는 것만이 아니라 뽕나무를 심어 식재료로서의 자원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선 뽕나무 자연학습장 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했다. 그리고 다른 동네와 다르게 우리마을에는 화분이 많다. 그러나 그동안 관리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 그랜드파파가 마을 꽃길을 생각하며 조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 노인들은 노인답게 그렇게 마을 가꾸기에 힘쓰고 싶다.


Q 그랜드 파파클럽만의 장점?

우리는 우리 동네의 갈등을 어른으로서 선배로써 활동을 해보자는 것이 목적이다. 어른이라서 받는 처지가 아닌 베푸는 입장에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이런 어른들이 모임이 큰 장점이 아닐까?

Q 어려웠던 점은 ? 

김용근 : 활동하려면 적극적인 참여가 큰 힘이다.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같이 동참하는 것이 좋은데 나이가 있다 보니 다들 힘들어한다. 그러나 앞으론 100세 시대다 .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능동적으로 계발해서 공동체 구성을 하면 서로 즐거울 텐데... 아직까지는 스스로의 참여의식이 적다.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음 좋겠다.


Q.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포부

 김용근  :우리 동네가 조경의 환경을 살려서 서울의 명품주거지를 만들고 싶다. 우리 동네의 자원을 활용한다면 우리 마을도 가능하다 동네 구조가 크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마을이 아늑하고 또한 동네의 자원이 잘 활용된다면 우리 마을도 가능하다 본다. 좋은 주거지로 기억될 수 있게 그랜드파파로서 마을사랑의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

장제모 : 박미 마을회관에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인문학 주민강좌를 시행한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 그랜드파파도 이웃과의 친교도 나누고 마을의 발전을 함께 논의해 가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가 각자 아무리 이야기하려 해도 혼자서 이야기 한다면 그 목소리는 널리 퍼질 수 없다. 하지만 모여서 이야기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마을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면 변화 역시 시작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이 모여 하나의 의견과 행동을 보여주는 그랜드파파 클럽을 응원해본다.


조애자 기자


(왼쪽)지난 7월20일 도시텃밭조성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금천구청  (오른쪽)인터뷰에 참여해 준 두산위브사람들 회원 (임정숙 , 유애란 총무, 유호진 가산두산위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왼쪽부터))


가산동에 두산위브아파트가 있다. 이곳에 얼마 전부터 텃밭이 만들어지고 보도에는 예쁜 꽃화분이 놓이기 시작했다. 텃밭에는 방울토마토부터 상추, 가지 등이 가지런히 심겨져 있고 오가는 주민들이 흐뭇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변화는 두산위브아파트 마을공동체 ‘두산위브사람들’의 활동에서 시작됐다.  ‘두산위브사람들’은 올해  두산위브아파트 내에서 서로 인사나누기와 텃밭 가꾸기, 꽃나무심기를 주요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작은 다른 것이 없었다. 아파트에 살다보니까 세대 간의 단절이 나타나고, 층간소음 문제도 많이 발생하다보니 이런 것을 어떻게 줄일까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유애란 총무와 임정숙 씨는 작년 마을공동체에 대한 교육을 꾸준하게 쫓아다녔다. 서울시에서부터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까지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그런 교육을 바탕으로 올해 금천구마을공동체 사업에 텃밭 가꾸기와 서울시 주민제안사업에에 꽃나무 심기를 신청해 지금 한창 진행 중이다.

임정숙 씨는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 아파트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활발한 공동체를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만들어가고 싶었다. 성북구의 장수마을을 탐방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유 총무는 “함께 교육을 받으면서 덜 미학적이지만 더 인간적인 것들이 좋았다. 골목의 평상에 할머니가 앉아 있음으로 해서 방범도 되고 아이들의 안전도 책임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면서 교육받을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유 총무는 “아이가 어렸을 때 서로 만나다가 아이가 크니까 만날 일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텃밭을 만드니 여기서 다 볼 수 있었다. 층간문제도 그렇고 세대간의 문제도 날카롭게 날이 서다가도 서로 알게 되고 인사를 하면 누그러진다.”고 활동 취지를 설명했다.

두산위브아파트는 공원을 외부에 개방하고 있다. 조경이 잘되어 있을 뿐만 이니라 주변 가산동에는 이렇다 할 공원이 없기 때문이다. 

임정숙 씨는 “점심시간에 되면 인근 직장인들이 커피한잔 들고 온다. 이렇게 아파트 내에 꽃화분과 텃밭을 만들어 놓으면 우선 주민들의 마음이 좋아지고 이 아파트를 찾는 다른 분들의 마음도 좋아진다.”고 자랑했다.

‘두산위브사람들’은 교육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털실이나 아크릴실로 수세미를 만드는 강좌나 양성평등교육, 가정폭력 예방교육도 입주자대표회의와 함께 진행해 갈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는 입대위의 지원이 없으면 하지 못할 일이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의 변화도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서로간의 소통이 원활치 않다가 공동체가 생기니까 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나타났다. 아파트의 여러공간을 지역사회에 내놓고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도 그런 변화의 과정이다.

유 총무는 “아는 언니의 할머니에게 킥보드를 타고 ‘할머니’면서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을 본다. 텃밭에 물을 줄 때도 자기 것만 주는 것이 아니라 옆집, 앞집의 것도 함께 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 할머니는 항상 얼굴에 인상을 쓰고 다니셨는데 어느 날은 너무 밝게 나가시길래 좋은일 있냐고 물으니 텃밭에 물 주러 간다고 말했다.”고 변화를 소개했다.

남자들의 적극적인 모습도 큰 변화다. 동네일에는 잘 나서지 않는 아빠들이 텃밭을 하면서 지지대를 세우고, 퇴비를 주는 모습들이 보인다. 

두산위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면서  두산위브사람들 회원인 유호진 회장은 “아파트에 없었던 것들이 만들어지니까 좋다. 회원들이 서로 뭉쳐서 아파트에서 무언가 하려하는 모습들 좋다. 조금 전에도 보니까 어린 아이들이 텃밭에 많이 왔었다.”고 흐믓해 했다.

인사나누기 캠페인도 이제 시작하고 있다. 이 사업은 얼마 전 세일중하교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진행했던 캠페인이었다. 2년전에 한 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 인사를 하자고 어깨띠와 요구르트를 나눠주고 청소를 했다. 그때 6~7명의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많이 바뀌었다. 그런 것을 이어 갈 예정이다. 

앞으로의 바람을 묻는 기자의 말에 텃밭이 좀 늘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함께 주민들이 좀 더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임정숙 씨는 “아파트를 최대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게시판에도 붙이고 플랑도 붙여 공지도 할 것이니까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 유 총무는 “입주민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 같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물러서지 말고 항상 오픈되어 있으니 수시로 전화하고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아파트의 불편한 사항들도 지적만 하지 말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웃으며 말했다.

‘두산위브사람들’은 지난 7월20일  ‘도시텃밭 조성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두산 A·C지역 경로당 어르신, 마을공동체 두산위브사람들 30여 명이 참여해 구청에서 지원한 12개의 베드상자(1200mm×900mm)에 유럽산 상추, 콜라비, 양상추 등을 심었다. 여기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이웃과 나눌 예정이다. 또 조성된 텃밭은 지역의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의 도시농업 체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들의 언어로 해석할 거예요~'꿈나신문'





독산3동에 청소년 휴카페 ‘꿈꾸는 나무(이하 ‘꿈나’)’가 있다. 주위에 중학교 3곳, 고등학교 1곳, 초등학교 2곳이 모여 있어 학생들은 이 휴카페에서 다양한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본 적인 서빙이나 운영도 운영단을 만들어 스스로 하고 있고 수익금도 ‘금천미래장학회’에 기부하고 있다.

그런 꿈나에 어느 순간부터 ‘꿈나신문’이라는 것이 발행되기 시작했다. 관내 고등학생들이 만들기 시작한 신문으로 매월 카페의 한켠에 비치됐다.

동종업종(?)의 발견으로 기쁘기도 하고 누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궁금함으로 동아리 탐방을 기획했다.

꿈나신문은 4명의 고등학생(팀장-권순표, 편집-최예지 양, 편집디자인-배자한 군, 기자-조찬연 군)이 만들고 있고, 얼마 전 4명의 인턴후배들을 받았다.

꿈나신문은 4월부터 매월 1회씩 발행하고 있다. 현재의 멤버들이 모이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 팀장을 맡고 있는 권순표 학생은 “신문이 만들어지기 전에 꿈나TV에서 활동했다. 영상제작을 하는 곳인데 영상팀, 라디오팀, 신문팀으로 나뉘었고,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문에 결합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디자인을 맡고 있는 배자한 군은 학교에서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배우고 있어 친구 소개로 편집과 디자인을 맡게 됐고, 평소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조찬연 군과 신문방송에 관심 있던 최예지 양도 자연스럽게 결합했다.

매월 한 번씩 발행하는 신문이지만 이들은 매 주 한 번씩 모여 지면 수와 그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일을 분담한다. 주제는 시기적으로 해당 월에 맞는 것이나 계절에 적합한 것을 기본으로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즉흥적으로 선정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나 체험도 한 꼭지씩 넣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으로 12월호는 크리스마스 특집, 고교선택에 맞춘 학교 소개, 빛초롱 축제, 진로인터뷰 등으로 구성했다.

꿈나신문의 제작이 어떤 경험으로 다가왔을까? 편집디자인을 맡은 배자한 군은 “기사가 길게 나오면 편집할 때 분량을 조절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전공을 이쪽 분야로 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나를 소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쌓이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자한 군은 1면 일러스트에 가장 많은 부분을 신경 쓴다. 4월부터 만들어진 1면 표지는 부원들의 의견을 받아 자한 군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전체적인 총괄을 맡고 있는 최예지 양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문맥상 어법이 맞는지 검토하는 것이 어렵고 분량조절의 경우에도 꼼꼼히 봐야 해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얼마 전 인턴을 뽑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지원해줘서 고맙고 기뻤다. 우리가 만드는 신문을 꿈나에만 비치해 놓았는데 친구들이 보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문학을 좋아해 직접 쓴 시를 싣기도 하는 조찬연 군 역시 “경험이 없다 보니 인터뷰를 할 때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잘 응해주지 않거나 마지못해 응하는 모습을 접하면 힘들었다.”면서도 “이런 신문을 만드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쓴 기사가 청소년연합축제 ‘즐’에 대한 기사였다는데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과정을 돌아봤다.

팀장을 맡아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권순표 군은 “처음에 꾸려나갈 때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출석률도 좋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친구들을 정리해가면서 현재의 팀원이 남았다. 지금은 팀원들끼리 너무 즐겁고 신문이 나올 때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학교생활과 병행함에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찬연 군은 “노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진로가 연결되는 것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지 양은 “청소년이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어른이 되어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노는 것도 중요하고 공부도 중요하다. 시간을 쪼개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후배들에게 조언을 했다.

이들은 새롭게 맞이한 인턴들과 더 커지는 꿈나신문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꿈나에만 배포되던 신문을 학교별로 배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내용도 더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예지양은 “내년에는 좀 더 체계를 가지고 각자가 자신의 파트를 가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꿈나 신문이 열린 신문, 언니오빠 같은 신문이 되면 좋겠다. 친구들에게 편안하고 도움이 되는 신문, 학업이나 진로,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신문을 꿈꾼다”는 바람을 전했다.

찬연 군도 “청소년들이 신문을 잘 안보지만 청소년이니까,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번역하고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고, 순표 군은 “독자들과 함께하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나 기자를 진로로 하는 청소년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신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의 시선과 입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스스로 찾고 공유하고 함께 나누려는 이들의 행보를 통해 더 좋은 꿈나신문으로 되길 기대해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86호  2014. 11.17~11.30)


동아리탐방 - 두루소리 방송반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금천노인종합복지관 두루소리 방송반원들이 7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손은화, 김계숙, 김연수, 황춘자, 백원숙, 배응상, 허보영, 안정숙, 정헌순   사진제공 : 금천노인종합복지관

12시 정각! 시그널 음악이 흐르고 할머니들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약 10분간의 방송이 시작된다. 올해로 9년째를 맞고 있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 방송반의 풍경이다. 식사하거나 각자의 쉬는 시간 속에 울려 퍼진 방송은 ‘잘 들었다’는 따뜻한 인사로 돌아온다.

방송은 1명이 진행하며 방송반원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맡고, 각자가 자신의 대본을 사전에 직접 작성하고 그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기도 한다.

방송반은 9년 만에 처음으로 11월 25일 방송제를 할 예정이다. 방송제 준비에 여념 없는 안정숙(83세), 김계숙(76세), 황춘자(75세), 백원숙(68세) 할머니를 만났다.

황춘자 씨는 2006년에 방송반에 들어왔다. “대본을 주면서 읽어보라는 오디션을 봤다. 웬만하면 떨지 않는데 그 날은 정말 진땀이 나고 떨렸다. PD나 MC를 하고 싶었고, 방송반에 들어와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안정숙 씨는 “대본을 써야 하니까 자꾸 책을 보고 뉴스도 듣게 되면서 자기 수양이 되는 것 같다.”고, 황춘자 할머니는 “논평을 써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글 짖기 연습이 됐다. 팬도 생기고 직원들이 방송에 관해서 이야기도 해주고 너무 보람 있고 감사하다.”면서 방송반 활동의 장점을 꼽았다.

방송 소재는 어디서 찾을까?

할머니들은 짧은 점심방송을 준비하기 위해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좋을 글을 모으기도 한다. 대본을 써서 담당 복지사와 이메일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최종 대본이 확정된다.

형나금 담당 복지사는 방송반 어르신들은 기본소양으로 컴퓨터 활용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안정숙 씨는 “요즘에는 나이가 있다 보니 건강에 대한 것을 많이 찾는다. 노인에 대한 지식도 찾고, 시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전에는 책도 안 보다가 방송하게 되면서 접하게 됐다. 인터넷도 많이 사용하고….”라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김계숙 씨는 “우리가 하는 방송을 복지관의 모든 사람이 다 듣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듣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하고 나가면 어떤 분은 원고를 달라기도 하고, 어느 분은 너무 좋다고 공감을 표하기도 한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며 청취자의 반응에 대해 기뻐했다.

오랜 시간을 일궈온 방송반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김계숙 씨는 “방송반이 복지관에 많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집과 고집이 심해지는데 이런 것을 보면서 서로 고쳐나가는 발전하는 노인의 모습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소개했다.

박원숙 씨도 “부족하지만 방송을 하다 보면 음성의 높낮이가 적당한지 알 수 가 없다. 그런 것이 보완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도 전했다.

방송반을 담당하는 형나금 복지사는 “자꾸 기억하려 하고 생각하려 해서 연세보다 정정하시다. 이것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방송제도 준비하고 있다.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방송을 들으면서 복지관에서 무슨 일이 있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파수는 없지만,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서로 보듬어 나가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송반 어르신들이 진정한 ‘라디오 스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83호  2014. 9.29~10.12)

■ 대표 : 황영이

■ 총무 : 홍기혜

■ 고문 : 정헌순, 허추자

■ 감사 : 권정자, 이정숙

■ 회원  : 김순자1, 김혜숙, 김숙자, 이향란, 정민경, 백인숙, 조병순, 이복순, 김순자2, 정수미, 전순표, 

             이춘자, 김순덕, 정순정, 신용순, 노양임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이번엔 어떤 동아리를 소개 할까? 한 달에 한번 씩 찾아오는 고민….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도 있는데 독서동아리는 어떨까?’ 평생학습관 동아리 담담인 이현정 씨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이현정 씨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르신 동화구연 동호회가 있는데 어떠세요? 그분들 아마추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잘 하시고 열심히 활동하세요”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스마트한 할머니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어르신 동화구연 동호회 ‘아름다운 실버’다. 아름다운 실버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면 금천노인종합복지관 2층 솜씨방에 모여 아이들에게 들려줄 동화를 더욱 재밌게 만들어 줄 교구자료를 직접 만들기 위해 모이신다.

지난 26일에는 전래동화 ‘주먹이’를 주제로 직접 그린 동화의 장면들을 네 개의 상자에 붙이고 상자의 방향을 바꾸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교구를 만들고 있었다. 동호회 회장이자 아름다운 실버의 영원한 선생님이신 황영이(64)씨가 밑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나눠주고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자 몇몇의 할머니들은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었다. 황 선생님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는 모습과 평균나이 70의 할머니들 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스마트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운 실버가 창단된 것은 2011년이다. 복지관에서 색동회가 진행하는 동화구연 강좌가 약 3개월간 열렸는데 당시 황영이 씨는 30여년의 교직생왈을 마감하고 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미 동국대평생대학원에서 동화구연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지만 배움엔 끝이 없는 법, 너무 좋아하는 동화구연이기에 그녀도 강좌를 함께 들었다. “강연이 끝나고 나면 이분들 다 흩어질 것 같아서 제가 손을 들고 총무하겠다고 하며 붙잡았어요. 동화구연 계속 같이 하자고 했더니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라며 황영이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부터 3년이 훌쩍 넘는 동안 쭈욱 함께했던 창단멤버가 6명이다. 


동화를 하면 동안이 된다


눈부시게 하얀 백발에 포인트로 한 가닥 빨갛게 물을 들인 모습이 너무 고우신 허추자(74)할머니는 손으로는 열심히 교구를 만들면서도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고 계신다. 가만히 들어보니 멋 내기 팁을 친구들에게 전수중이다. “어떤 사람이 가르쳐 줬는데, 하얀 머리에 립스틱으로 슥슥 칠하면 이렇게 염색한 것처럼 된다니까~”

74세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팽팽한 얼굴에 (조금은 과장해서) 백발이 아니면 할머니 인줄도 모를 것 같은 허추자 씨의 동안 비법이 궁금했다. “동화를 하면 동안이 된다우~, 일주일에 두 번 아이들 만나서 동화를 읽어주고 있는데 그렇게 1년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훌쩍 자란다니까. 처음에 앉았던 매트가 가을쯤 됐을 때는 작아지는데 그게 또 얼마나 신기한지”라고 말하는 그녀는 아이들 자라는 모습만 봐도 흐뭇한 영락없는 외갓집 할머니 같았다. 

“어느 날 버스를 타러 갔는데 한 아이가 할머니 손을 잡고 유치원 갔다가 오는길에 나를 보더니 ‘동화 선생님~’하면서 막 뛰어와서 팍 안겼어. 아이 할머니는 아이가 모르는 할머니한테 갑자기 달려가서 안기는 모습에 기가 막혀서 뒤뚱뒤뚱 뛰어 오시더라구. ‘안녕하세요. 전 동화선생님이에요’하고 소개를 했더니 숨을 헐떡이면서 ‘아이고 그러세요.’라며 인사를 하는데 그럴 때 참 재미도 있고, 아이가 달려와 안겼을 때, 그럴 때가 보람이지…”


황혼의 사랑


아름다운 실버의 최고 연장자이신 정헌순(78) 할머니는 황혼의 사랑에 한참 빠져계신다. “방송반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회 때 황혼의 사랑에 대해서 글을 쓰라고 하더라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에게 있어 황혼의 사랑은 일주일에 두 번씩 목욕재개를 하고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더라고” 78세 할머니는 어떤 연애를 하고 계실까? 궁금함에 할머니를 제촉했다. “호호, 애인 만나러 어디로 가느냐구? 그야 아이들에게 가는 거지.  황혼의 사랑이 그것보다 더 좋은 사랑은 없는 것 같아. 우리나이에 무슨 사랑을 어디 가서 어떻게 하겠어. 그 아이들이 애인 못지않게 귀엽고, 사랑스럽지” 정헌순 할머니의 말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혹시라도 노인 냄새가 날까 샤워를 하고, 애인 만나러 가는 것처럼 머리도 만지고 간다는 할머니의 황혼의 사랑에 가슴속에 따뜻한 것이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린이도서관 뿐만 아니라 데이케어센터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도

동화를 읽어준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김순덕(67)할머니는 “어르신들한테는 ‘선녀탕 할머니’라던지 ‘똥떡’ 등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소재의 동화를 읽어드려요. 옛날 목욕탕에 가면 시원하고 달달한 요구르트 한 병을 먹기 위해 엄마가 때를 밀어주는 아픔도 참았다는 등 동세대로서 서로 공유하고 있는 추억을 동화를 매개로 끄집어내죠” 김순덕 씨는 데이케어센터에 나가면서 어르신들에게 들려드리기 위해 옛날 유행가 책과, 수수께끼 책도 장만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면을 접하다 보니 나이든 우리하고 얘기들하고 소통의 길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순수한 영혼에게 나의 순수한 것을 그대로 심어주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좋을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는 이정숙(70)할머니는 젊어서 아나운서였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는 살아왔잖아요. 살아온 세월 속에서 경험철학이나 가지고 있던 지혜를 아이들에게 넘겨주는 것. 아이와 어른의 세대공감을 동화구연을 통해 이뤄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하니

‘금 상 첨 화’로세





금상첨화의 단어가 이보다 찰떡스럽게 붙는 것이 있을까? 자녀 교육을 학원에 맡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모인 엄마들을 28일 독산4동 꿈씨어린이도서관에서 만났다. 

금상첨화는 올해 3월에 만들어진 따끈하 공동체로 ‘레베카엄마표영어’의 7기 수강생들이 추축으로 만들어졌다.

고순남 대표는 “엄마표 영어의 취지가 내 아이의 영어를 엄마들이 가르켜 주자가 모토다. 엄마들이 배운 것을 써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고 대표는 “레베카는 지역에 봉사를 중심에 두고 한다. 그것도 훌륭한데 그러다보니 자기 아이들에 소홀하게 되는 부부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과 먼저 제대로 해놓고 그 행복을 주변에 나눠주자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은혜 간사는 “영어를 좋아했던 사람, 잘하는 사람,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들로 수준은 다 다르다. 또 단순히 영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형제와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요즘 외동딸‧아들이 많다보니 참거나 나누는 것에 많이 미숙하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어우러지면서 협동하고 배려하는 것을 놀면서 스스로 깨우쳐 인성을 올바르게 키우려는 것도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민현주 총무도 “굳이 영어공부라고 하기보다는 놀이가 중심이면서 영어를 노출시킨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혔다.

고 대표는 “큰 애가 지금 고3인데, 그 아이가 어렸을 때 직장 때문에 아침에 나가 저녁에 돌아오면서 학원으로 돌렸더니 놀다왔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학원을 그만뒀는데 성적이 안 떨어졌다. 그 때 아이 공부는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구나 느꼈다.”고 경험을 털어 놓았다. 이 교훈 속에서 아이를 직접 가르쳐보자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금상첨화 회원들은 일주일에 3번의 모임을 갖는다. 엄마들의 영어공부가 두번이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육시간이 한번이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가르켜 주기위한 엄마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많다. 

아이들은 교육모음은 ‘수피키아’다. ‘숲이 키우는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숲에서 놀이를 하면서 영어를 배우고, 함께 배우는 형, 누나, 동생 들과 어우려저 서로 챙겨주고 사회성을 배우는 과정으로 아이들 반응도 뜨겁다. 수피키아는 오픈클래스로 회원 아이들 뿐만 아니라 교육장에 있는 다른 아이들도 원하면 함께 참여시키고 있다. 

엄마들의 교육은 캐나다에서 선교사로 온 로레타 선생님의 봉사로 진행되는 회화교육과 함께 밴드를 통해 일일 생활영어를 정리해서 공부한다. 생각보다 벅찬 일정들이다.

그 덕분에 배운 것들을 아이들에게 시연해보면서 엄마들의 실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처음에는 서툴던 교육방식도 수정에 수정을 거쳐 바로바로 업그레이 됐다.  이제는 아이 수준에 맞게 세세한 고민을 하다 보니 많은 부분에서 학원교육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는 평가다. 

고 대표는 “우리 아이들에게 실험(웃음)을 거쳐 내년쯤에는 금천구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마을 속에서 대안이 없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바탕으로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위한 교육이지만 엄마들에게도 큰 성과로 남고 있다.

민현주 씨는 “주부로서 애들 재우고 수업준비도 하고 공부도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아마 혼자였으면 벌써 포기하고 아이를 학원에 보냈을 것 같다. 함께하다보니 꾸준하게 지속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윤은혜 씨도 “가정주부로서 단조로운 삶을 살았다. 아이 보내고 청소하고 점심먹이고…그러다보니 젊은 시절의 열정이 사라져 버렸는데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내 삶에 가정주부의 모습에다 학생, 선생님, 봉사자의 모습이 같이 나오게 됐다. 인생이 재밌어 지는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덧붙혀 “아이가 외동이다보니 수피키아의 형들을 정말 좋아한다. 아이의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준 회원들에게도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서둘러 마치고 로레타 선생님과 영어수업에 참여하는 엄마들의 노력과 땀방울이 금천구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는 원동력일 것이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앞줄 : 김태경, 최애란, 김정녀, 김지연, 양정화  뒷줄 : 김지현, 박영주, 이선영, 송현성, 김명옥, 이미진  어울샘 동아리 '내가만든 퀼트'는 금천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에서 매주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동아리활동을 하고있다.>


매주 금요일 오전10시부터 1시까지 금천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에서는 천조각과 솜을 이용해 누빈 한 땀 한 땀 정성이 가득한 손바느질로 만든 따뜻한 소품들이 탄생한다. 이 정성가득 따뜻한 소품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울샘 퀼트동아리 ‘내가 만든 퀼트’ 회원들이다.

내가 만든 퀼트는 지난 2월28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김정녀 강사(60, 낙성대동)의 도움으로 사과 모양 핀 쿠션, 사각 핀 쿠션, 공룡인형, 바구니 등 나만의 다양한 소품을 만들며 한 땀 한 땀 소품이 완성되듯이 회원들의 바느질 솜씨도 한 땀 한 땀 완성되고 있다.

바늘과 실, 가위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김정녀 강사는 “그래서 퀼트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손바느질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해 보기도 전에 ‘나는 바느질은 못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바느질이 잘 된 것들만 많이 봤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막상 실제로 해 보면 그것보다 더 잘 할 수 있어요”라며 퀼트를 권했다. 이어 그녀는 “퀼트가 정신건강에도 참 좋아요. 특히 우울증, 치매예방에 아주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무언가 하나 만들었을 때 기쁨이 상당히 크다는 것. “그게 자존감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냅지다”라고 덧붙였다.

“저는 태교로 퀼트를 시작했어요”라고 말하는 이선영 씨(35, 시흥5동)는 5월말 둘째가 태어날 예정이다. 선영 씨는 처음에 바느질 할 때 멀미를 했었다고 고백하며 “그래서 바느질을 그만뒀다가 이제 막달 되니까 괜찮더라구요. 바느질을 하면서 성격이 좀 더 차분해 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혼자 자기 시작했다는 그녀의 아들은 엄마가 만들어준 공룡인형을 매일 밤 끌어안고 잔다고 귀띔했다.

태교로 퀼트를 하고 있는 사람은 선영 씨 뿐만이 아니라 김태경 씨(33, 독산4동)도 있었다. “퀼트가 성취감이 있어서 좋아요. 빨리 와서 배우고 싶고 그래요. 혼자서 못하는 부분도 있으니까…”라는 태경 씨의 말에서 요즘 한참 퀼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음을 느꼈다.

“빨리 완성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좋아하던 스마트폰 게임도 놓고 바느질을 하고있어요. 게임을 하고나면 허무한 기분이 드는데 퀼트를 하고 나면 뿌듯함이 들어요” 양정화 씨(33, 시흥5동)는 퀼트를 하면 시간이 잘 가고 게임도 덜 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퀼트를 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재밌으니까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정화 씨가 퀼트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아이들도 엄마가 바느질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다. “우리 딸아이는 제가 바느질 할 때 자기도 하겠다고 나서요. 그래서 실과 바늘을 줬더니 삐뚤빼뚤하면서도 곧잘 하더라구요. 하하!”

바느질을 하는 내내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도 들려왔다. ‘내가 만든 퀼트’에는 바느질의 기쁨도 있지만 비슷한 연령대의 엄마들끼리 수다 떠는 즐거움도 상당한 것 같았다. 

동아리 가입 문의 : 809-7860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 지도 선생님 : 홍상환    ■ 동아리지기 : 김미주    ■ 회원 : 구나연, 박언경, 정은환, 김현정


우리동네에서 아주 까무러치게 아름답다는 미녀들을 만나고 왔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시흥5동에 위치한 한우물 생협 4층 강의실에서는 기타소리와는 다른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우크렐레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귀엽고 매력있는 우크렐레 소리의 발원지는 다름아닌 이번 만남의 주인공들인 ‘아주까미’들이다.


동아리 이름이 특이한데요. ‘아주까미’ 그 뜻은 무엇인가요?

박언경(40세) 아주 까무러치게 아름다운 미녀들이란 뜻이에요. 깜짝 놀라셨죠? 하하… 반전이 있는 이름이에요. 해노리장이나 사회적경제 등의 행사에서 공연초청을 받는데 ‘아주까미’라고 소개하고 동아리 명칭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아주 까무러치게 좋아들 하세요.


동아리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은환(40세)  처음부터 동아리 이름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공연할 때 필요해서 지은 이름이에요. 특별히 심오한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냥 재밌게 짓자고 해서 어쭈구리, 아주까리 등등 말 장난을 하다 우연히 나오게 된 이름이죠. 

‘아주까미’는 어떤 동아리 인가요?

 박언경(40세) 아주까미들 5명 모두 같은동네(시흥2동)에 살고있는 엄마들로 생협조합원이에요. 작년에 문화예술로 조합원 활동을 한번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는 악기를 한번 배워보자고 이야기가 모아졌죠. 처음에는 다양한 악기가 거론되었는데 제가 강력하게 우크렐레를 밀었어요. 작년 6월 6명의 멤버가 모여 우크렐레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한명이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빠지게 되면서 5명이 지금까지 우크렐레를 함께 배우고 있어요.


수많은 악기 중 우크렐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미주  우크렐레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이 없다는 것이에요. 다른 악기에 비해 악기 가격이나 크기가 부담이 없죠. 아이키우는 엄마로서 어디 가려면 짐이 많은 편인데 우크렐레는 크기도 작고 가벼워서 아이가 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휴대하기 편해요. 또 우크렐레 줄은 기타보다 부드러운 편이라 배우기도 편하고 여럿이 같이 하기 좋은 악기예요.


‘아주까미’ 자랑 좀 해주세요.

김미주   작년 9월 말 생협 서울권역에서 문화예술한마당이 열렸어요. 당시 우크렐레를 배우기 시작한지 갓 두달이 조금 넘었었는데 거기서 2등 인기상을 받았어요. 공연에서 단순히 악기를 연주하기 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공연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백설공주를 패러디 하여 극과 우크렐라 연주를 접목시킨 것이 큰 호응을 얻었어요. 

박언경  1등을 먹었으면 대전으로 전국대회에 나갔을 텐데 다행히 2등을 먹었죠.

김미주 겨우 두달 차인 우리는 윤리적으로 1등이 아니라 2등을 한 것 이죠. (농담)


‘아주까미’로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나요?

김현정,정은환,김미주  생협 문화예술한마당 공연 준비할 때 거의 매일 모여서 서로의 집에서 10시 넘어서 까지 연습을 했었어요. 저녁시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야 하니까 아이들을 다 몰아 놓고 관객삼아 연습을 했었어요. 엄마들이 공연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도 저희들끼리 쿵짝쿵짝 해서 연극같은 것을 만들어서 발표했던 기억이 나요. 그게 참 좋더라구요.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자라는 환경이 '참 중요하구나'란 생각을 했었어요.


음악을 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김현정 어떤 악기이던 연습을 꾸준히 해야 되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연습하는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 않아서 실력이 느는 속도가 참 더뎌요. 하지만 엄마가 집에서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가 악기와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참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결혼전 직장인 밴드를 하면서 저는 베이스를, 신랑은 드럼을 쳤었는데 결혼 이후 밴드를 못하고 있다가 제가 우크렐레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우리 신랑도 음악을 같이 하고 싶었나 봐요. 어느날 카혼을 사 들고 왔더라구요. 이후 우리 공연할 때 카혼을 들고 같이 연주도 해줘요.

구나연  집에서 제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맨날 아이, 남편만 챙기다가 오롯이 내가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니 좋았어요. 엄마가 연습하는 것을 보고 딸아이도 배우고 싶어해서 배울 곳을 찾아보고 있어요.


슬럼프는 없었나요?

정은환 실력이 안되는데 연달아 공연요청이 계속 들어왔을 때, 특히 작년 연말 같은 경우 행사들이 많으니까 많은 초청을 받았어요. 우리가 너무 연습이 안 된 상태에서 행사마다 똑같은 연주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사실 마을 모임에 오시는 분들은 반복되어 있는데 똑같은 곡을 매번 연주하는게 참 부끄러웠어요. 연습도 못하고, 듣는 사람도 불편하지만 하는 사람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갑자기 슬럼프가 와서 그만 두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얘기를 하지? 여기서 빠지면 수업료 나눠서 내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부담이 될까봐 계속 했었어요. 어느날 갑자기 왠지 이걸 왜 배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습을 계속 하다 보니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우크렐레로 꾸는 꿈 혹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구나연 얼마전에 아버님 팔순잔치셨는데 딸아이랑 같이 공연을 준비하려고 했었어요. 아이는 노래를 부르고 제가 연주를 할 계획이었죠. 그런데 제가 연습을 못해서 그만 뒀어요. 아이가 너무 어려운 곡을 고집하는 바람에…. 그래서 12월 송년회 가족모임을 목표로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에요.

김미주 가족이 악기 하나씩 배워서 가족음악회를 만들고 싶어요. 딸은 바이올린을 배우고있고, 남편은 트럼펫을 배우고 싶다고 했어요. 아직 어린 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악기를 찾아서 명절이나 이런 날 앉아서 수다만 떨지 말고 이런걸 같이 하면 참 좋겠다는 꿈이 있어요.


끝으로 ‘아주까미’의 꿈 혹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미주 다른 지역에서 어떤 단체가 우크렐레, 오카리나, 바이올린 세 악기를 가지고 합주 음악회를 여는 것을 보았는데 우리도 저런거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 재미로, 취미로만 생각했다면 우리 동아리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나눔을 함께하고 아이들과 같이 공연도 하는 그런 동아리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뒷줄 : 구나연, 박언경, 홍상환     앞줄 : 정은환, 김미주, 김현정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동아리 탐방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꿈빛공연  전문봉사단


■ 지도강사 심용섭 

■ 단장 김순자 

■ 부단장/동아리반장 남궁영주

■ 단원

   김연수, 라경자, 최수봉, 김영희, 남정열, 조남희, 백순단, 위양자, 

   김계숙, 이쌍화, 류옥선, 임복환, 정월자, 심용섭


금천노인종합복지관 2층 열린마당(강당)앞에 늘어선 10여개 남짓한 의자에는 5명의 할머니와 1명의 할아버지가 앉아 강당의 활짝 열린 문 안쪽에서 흥겨운 우리가락에 맞춰 부채춤 연습을 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하늘거리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려 전통무용 특유의 단아한 걸음걸이로 걸을 때 마다 빼꼼히 드러나는 하얀 덧신이 눈부시다. 서너 걸음 걸었을까 이내 ‘촥’소리를 내며 부채를 펼치고 일제히 뺑그르르 도는 모습이 장관이다.

“처음부터 이래 배워주면 나도 배우고 싶어. 여기 와서 보면 전부다 잘 추는데 나도 같이 추고는 싶고 해서 이렇게 뒤에 앉아 구경하고 있어”라며 하염없이 이들의 군무를 지켜보던 김정순(70세)할머니는 부러운 듯 말했다.

지난 10일 여느 때보다 한산한 느낌이 드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강당에서는 ‘노인의 달’을 기념해 마련된 야외나들이도 빠지고, 일주일도 남지 않은 ‘제2회 서울시어르신생활체육경진대회(시니어예술제)’ 참가 준비로 ‘꿈빛공연전문봉사단(이하 꿈빛봉사단)’단원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꿈빛봉사단은 2000년 7월 개관한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역사와 함께한 한국무용동아리에서 비롯됐다. 7~8년간 한국무용동아리에서 춤 연습에 매진한 이들은 어느 순간 아마추어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그리하여 2008년 4월 1일 1대 홍옥자 단장을 중심으로 ‘꿈빛공연전문봉사단’이 창단됐다. 

이후 꿈빛봉사단의 활동은 눈부셨다. 금천구 관내 뿐 아니라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각종행사에 초청돼 공연을 했으며, 2010년 2월에는 서울시시니어전문자원봉사단(문화예술분야)에 입단하고 보다 많은 봉사공연을 하고 있다. 또, 같은 해  9월 동아시아 실버문화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12월에는 금천구 우수평생학습 우수동아리에도 선정 돼 명실공히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대표동아리이자 금천구 대표동아리로 자리 잡았다.

꿈빛봉사단의 막내이자 청일점인 임복환(67세) 할아버지는 6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그 후유증으로 2010년부터 복지관에서 하는 방문물리치료를 받았다. 2011년 물리치료사의 권유로 복지관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임 할아버지는 복지관에 나와 운동도 하고 수업도 들으며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이 좋아져 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 등록해 취업도 하셨다. 김미가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임 할아버지는 근무하시면서 버신 돈의 상당부분을 복지관에 후원도 하시고 대회에 나가는 동아리에 격려금이나 간식 등을 보내며 응원하신다고 전했다.

그런 임 할아버지가 한국무용동아리에 들어간 것은 올해부터이다. 동아리에 들어오시기 전부터 동아리를 맴돌며 후원만 해오시다가 한국무용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리하여 드디어 본인도 직접 한국무용을 배워보기로 결심을 한 것. 근무가 있는 날엔 연습에 나오는 것이 힘들어 동아리 지도강사인 심용섭 선생님이 개인지도를 많이 해 주신다고. 이런 선생님과 선배들의 도움으로 이제는 오디션을 당당히 통과한 꿈빛봉사단원으로서 무대에 서게 되었다.

여성일색인 한국무용동아리에 청일점으로서 용기를 내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춤추는 거에 남녀 구분이 어딨어? 특히 한량무라는 것은 원래 남자가 주가 되가지고, 양반 중에 한량들이 기생과 같이 어울려 추던 춤이야. 시도 읊고, 장구도 치고, 술 한 잔의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춤이야”라고 설명하며 임 할아버지는 덧붙였다.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한국무용이 참 좋은 것 같아. 치매예방도 될 것 같구…”.





꿈빛봉사단은 공연장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찾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춤을 춘다. 근사한 공연장이 갖춰진 곳이나, 무대가 갖춰지지 않은 데이케어센터의 방바닥은 물론 그보다 열악한 자갈밭, 흙바닥에서도 공연을 한다. 김순자(71세) 단장은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곳에서 공연을 해도 불평한마디 안하고 최선을 다하는 단원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13년 복지관의 역사와 같은 이들에게는 무수히 많은 추억이 켜켜이 쌓여있다. 김영희(72세) 할머니는 “10여 년간의 활동으로 보람있는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라며 지난 10여년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 중에서도 복지관 1층에 있는 데이케어 어르신들이 인상 깊네… 어르신들이 너무 천진스럽고 좋아하셔서 같이 사진도 찍고 준비했던 공연 이외에도 다른 춤도 더 많이 추고 왔었어”. 센터 방안에서 공연을 했는데, 아프시고, 더러는 정신을 놓치신 분들임에도 아이처럼 좋아하고 앵콜도 외쳤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 일 수 도 있는 분들 앞에서의 공연이라 더 기억에 남고 짠한 마음이 드는 것이리라.

김 할머니의 얘기에 김 단장은 한 요양병원에 봉사를 갔던 일을 떠올렸다. “거기서 전에 복지관에서 같이 활동하던 분을 만났잖아요. 그 엄마 우리를 보더니 말은 못하고 진짜 반가워 하셨잖아. 난 보람도 보람이지만 참 가슴이 찡했어요. 그때 우리 무두들 눈물을 펑펑 쏟았잖우”

공연 후 요양원 어르신들 한 사람 한사람 다 포옹을 해드리고 왔다고 한다. 김 단장은 “우리가 건강할 때, 한 살이라도 더 강령할 때 열심히 봉사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꿈빛봉사단 입단은 한국무용동아리에서 3~6개월간 활동한 회원에 한에 오디션을 통해 입단을 할 수 있다. 한국무용동아리는 금천노인복지관 회원이면 누구나 입회 할 수 있지만 복지관 규칙에 따라 1인 1동아리 가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금천노인복지관 ☎804-4058로 하면된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우리가 만드는 책공연 보러 오세요~

■  서상연  대학생 멘토
■  책언니
     김민정(예림디자인고2), 기도희(동일여고1), 정혜연 (동일여고1), 김지원(동일여고1), 전여울(동일여고1)
     김에람(동일여고1), 박예은(부천 수주중3), 서희정(부천 수주중3), 김신영(난곡중 3), 김하나(문성중 2)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다. 습하고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가을의 더 높고 깊어진 하늘을 보면 왠지 책 한권 펼쳐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쳐들면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 아니라 수면제가 된다.


그런데 책을 글이 아닌 공연으로 보면 어떨까? 독산4동 꿈씨어린이작은도서관(이하 꿈씨도서관)에는 매주 토요일 중·고등학생 청소년 10여명이 모여 ‘책공연’ 준비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이들은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책 공연단’을 도와서 멋진 인형극, 그림자극, 연극 등의 책공연을 만들어가는 청소년 동아리 ‘책언니’이다.


‘책언니’는 지난 4월 꿈씨도서관에서 ‘토요일엔 마을이 학교다’ 사업으로 진행하는 ‘책언니와 함께하는 책 공연단’프로그램을 위해 만든 청소년동아리이다. 동아리가 만들어지고 첫 달은 4차시에 걸쳐 연극놀이, 대본쓰기, 그림자 극 워크샵, 하자센터의 ‘이야기꾼의 책 공연단’과의 워크샵 등의 교육을 받은 후 5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책공연을 한다. 이번 달에 준비하고 있는 연극 ‘개구리와 한솥밥’ 은 벌써 4번째 공연이다. 책공연을 위해 매달 첫째 주는 작품선정을 한다. 책언니들 각자 책을 한권씩 골라 와서 자기가 그 책을 가져온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고, 투표로 작품을 결정한다. 둘째 주는 선정된 작품을 가지고 대본을 쓴다. 셋째 주는 무대디자인 및 소품을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넷째 주에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 관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다. 지난 6월에는 드디어 ‘책 공연단’이 만들어져 초등학생 동생들에게 그동안 경험했던 공연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의견 모으는 게 가장 힘들어요. 첫 주에는 어떤 책으로 공연을 만들지 정해야 되는데 각자 하고 싶은 책도 다르고 의견이 팽팽해서 그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김지원(동일여고 1학년)양은 “그때 그렇게 짜증나고 힘들어도 결국 4주차 공연 할 때는 단합이 잘되고 공연도 잘해요. 그렇게 안 맞는 게 점점 맞춰지는 거 보면 더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시각디자인이나 그림책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전여울(동일여고 1학년)양은 책언니 중에서도 그림을 잘 그려 주로 무대미술 담당을 도맡아 한다. “솔직히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지만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은 날도 있어요”라고 털어 놓는다. “그래도 빠진 적은 거의 없어요. 막상 나와서 하다보면 힘들지만 재미있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말하며 “한명 안 나오는 것도 대게 커서 그래서 나오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여울이가 책언니에서 공연 연출과 연기 그 이상의 것도 배운 것 같아 기특해 보였다.


책언니들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뭐니뭐니해도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는 날이다. “제일 뿌듯했던 게 공연이 끝나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애들이 와서 다음에는 뭐 보여 줄꺼예요? 라고 묻는거예요. 그건 이 아이들이 우리에게 뭔가를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때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지원이는 말했다. 책언니 중 가장 맏언니 김민정(예림디자인고 2학년)양은 “우주이야기란 연극을 했었어요. 그때 제가 지구 역할을 맡았는데 공연이 끝나고 연기자들과 포토타임을 갖는데 애들이 ‘지구랑 찍고 싶어요!’라고 막 그러는 거예요. 그때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잠깐이라도 이 연극을 본 시간 속에 아이들에게 지구가 남았다는 그게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특히 첫 공연 후가 가장 뿌듯했다는 정혜연(동일여고 1학년)양은 “아이들이 그렇게 조그만 줄 몰랐거든요.(관객 연령대가 주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다) 급 놀랐어요. 그런데 애들이 말도 잘 듣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막 재미있다고 해 줘서 정말 뿌듯하고 고마웠어요”라고 말하며 “아이들 눈빛을 보니까 뭔가 더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책언니들은 책공연을 하기위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그 나이 대 여느 아이들과 같이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의견을 조율하고 함께 노력해 공연을 만들어 낸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단순히 공연을 만들기 위한 스킬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책언니의 대학생 멘토 서상연 군은 “처음에 교육 같이 받을 때는 아이들이 굉장히 소극적 이었어요. 이야기꾼이 직접와서 공연을 했을 때는 다들 부끄러워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제 어떤 책을 주제로 주면 어떤 방향으로 해 보자고 아이들이 먼저 의견 제시도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라며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 말했다.

“연극을 준비하고 마지막 주에 공연을 할 때마다 잘 되던 안 되던 저희가 저희 힘으로 만들었으니까 보람을 느낀다”는 상연 군은 “책을 좋아하던, 싫어하던 아이들이 한 달에 한번 책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기분 좋게 듣고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9월은 ‘독서의 달’이기도 하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책언니의 책공연을 시작으로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한국의 실리콘밸리 G하모니, 실리콘밸리 공연을 꿈꾸며

▲올 3월 제4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G하모니

소리 높여 외쳐라 하늘이 떠나가게, 손에 손을 맞잡고서 다함께 노래 부르세~ 헤이!
잔을 가득 채워서 축배를 높이 드세, 여기다시 모인 친구 정다운 나의 친구여~

40여명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노래를 한다. ‘소리 높여 외쳐라 하늘이 떠나가게’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삿말처럼 노랫소리는 가산문화센터 건물이 들썩일 만큼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지난 8일 오후 1시30분 이제는 너무도 유명한 G밸리 남성CEO 합창단 ‘G하모니’를 찾아 가산문화센터를 찾았다. G하모니는 가산디지털단지의 중소기업 CEO들로 구성된 남성 합창단으로 2010년 12월에 창단돼 창단한지 20여일 만인 2010년 12월23일 한국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정기총회 공연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디지털 1단지 거리공연, 2012년 5월에는 청와대공연을 비롯 작년 12월 중소기업 송년 연찬회 축하공연과, 올 3월 상공의 날 기념식을 포함해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3차례나 공연을 하였다. 또 KBS 다큐멘터리 3일 등 방송매체를 타고 G하모니의 합창은 전국 아니 전세계에 울려퍼졌다. 창단 3년만에 명실공히 가산디지털단지의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했다.
G하모니를 이끄는 투비플러스 대표 정창진(53) 단장은 “3년전 만 50이 된 어느 일요일 아침에 문득 느낀 게 있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생 100세 시대라 하지만 그 100세를 4등분 하면 25년은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보냈고, 25년은 일을 하면서 보냈더라. 나머지 50년 중 25년은 나 자신을 위해 살자”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선택한 게 합창이라고.
G하모니가 작년 5월 청와대에서 공연한 동영상을 페이스북에서 보고, G하모니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는 스마트컴 박광태(39)대표는 어렸을때부터 성악가가 되는 것이 꿈 이었다. “성악을 전공하려고 했다가 사정상 못했어요. 단장님 페이스북을 못 봤으면 G하모니를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박 대표의 말에 정 단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 친구 뒤늦게 들어와서 성악에 빛을 발하고 있다”며 “여기서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처음 무대에 선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첫 공연이 코엑스에서 상공회 날 이었는데, 딱 박근혜 대통령이 여섯발자국 앞에 있었어요” 박 대표의 말에 이번에는 총무인 지투아이넷 박승후(35)대표가 끼어들었다. “경호원한테 제지당할 뻔 했어요” 박승후 대표의 말에 같은 추억을 공유한 단원들이 한차례 웃음을 터트렸다. 박광태 대표는 “무대 올라가면 살짝 떨리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약간 긴장한 듯한 느낌…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받으니까 정말 좋았어요.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고.

G하모니에서 막내이자 총무를 맡은 박승후 대표는 “제 입장에서 보면 대표님들이 저한테는 아버지 같으신 분들이에요. 실제로 아버지 뻘도 계신다”며 “그러다 보니 아들처럼 잘 챙겨 주시고, 합창단 내에서도 그렇지만 밖에 나가서도 일적으로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 있으면 하나라도 챙겨 주실려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첫 오디션 보던 날을 기억했다. “그때 엄청 떨었어요. 사시나무 떨 듯 떨었는데 다행히 인원이 부족했는지 붙었다”고 말했다.
G하모니 창단 때부터 지휘를 맡아온 장베드로 백제예술대 겸임교수는 “CEO가 문화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직원들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CEO가 변하면 회사분위기도 바뀌잖아요. 이런 모임이 가산디지탈단지의 여러 가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장 교수는 단원들에게 “서로가 마음이 하나되면 하모니가 된다”며 “항상 그 생각에서 우리가 하나되면 소리도 하나되고 시간이 지나면 소리는 좋아지게 돼 있다. 그때까지 한마음으로 마음과 노래가 다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G하모니의 꿈은 실리콘밸리에 가서 노래를 하는 것이다. 정 단장은 “한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온 G하모니가 실리콘밸리에 가서 노래 부르고 비지니스도 하는 것이 G하모니의 꿈”이라고 밝혔다.

 

 

단장 정창진 투비플러스㈜ 
총무1 박승후 ㈜지투아이넷 대표이사 
총무2 유현열 ㈜씨너스 대표이사
부단장 서동현 ㈜솔루세움 대표이사
테너1파트장 신채식 (주)인터시티텔레콤 대표
테너2파트장 정철영 디지털원㈜ 대표이사
바리톤파트장 최원영 한국노총구로금천지부의장
베이스파트장 인중환 ㈜삼원 대표이사
테너1 신성균  ㈜메디오피아테크 대표이사
테너1 김성태  센터링크㈜ 대표이사
테너1 박광태  스마트컴 대표이사
테너1 최석중  테크노타임 대표이사
테너1 조재일  법무법인 로이씨 변호사
테너2 우종현  나무소프트 대표이사
테너2 류승동  ㈜알앤케이 대표이사
테너2 김두한  영동산업상사 대표이사
테너2 박건영  ㈜비욘드테크 대표이사
테너2 박희영  법무법인 청명 변호사
테너2 한상욱  노무법인 행복 노무사
테너2 임근열  케이엠텍 대표이사
테너2 정학범  ㈜맥그로우컨설팅그룹 대표이사
바리톤 황두성 이레씨앤에프 대표이사
바리톤 김 숭구 ㈜아이넥션 대표이사
바리톤 김병석 가스파워㈜ 대표이사
바리톤 이응훈 ㈜피오씨코리아 대표이사
바리톤 박형삼 ㈜삼손 대표이사
바리톤 문인찬 ㈜인터크루파트너즈 대표이사
바리톤 박동준 기아자동차 보라매대리점 소장
바리톤 조성찬 ㈜소프트로 부사장
베이스 전홍재 ㈜전방재 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베이스 이종근 ㈜이소프팅 대표이사
베이스 정찬웅 한국델켐㈜ 대표이사
베이스 여동원 ㈜비젠아이 대표이사
베이스 전성근 전성근세무회계 대표이사
베이스 장위덕 ㈜성재아이엔씨 대표이사
베이스 김보석 ㈜유진임펙스 대표이사
베이스 고장환 ㈜한비지 대표이사
베이스 조성훈 에듀클라우드 대표이사
베이스 홍순엽 누리정보기술 대표이사
베이스 오국진 AIA 대표이사
베이스 차광찬 ㈜건우씨엔씨 대표이사
베이스 정진욱 성균관대학교  원장
베이스 김종휘 김종휘 세무회계사무소
베이스 정도영 세안기술주식회사 이사
베이스  박상균 씨엔큐소프트㈜ 대표이사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56호 2013.8.9~8.22)

 

 

▲ 지난 10일 한내텃밭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프리줌마 회원들이 고장난 양산으로 만든 식탁보 위에 오늘의 요리인 채식버거를 올려놓고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백춘화, 이성희, 임숙임, 김상의, 구선자, 권영미, 이은숙(프리줌마 지기)

6월 구청앞 한내텃밭의 채소들이 싱그러운 초록빛 자태를 한껏 뽐내며 도시농부의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토마토, 고추, 오이 등 열매채소를 수확하기엔 아직 이른 시기이지만, 작년 겨울에 심었던 양파는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로 영글어 사과처럼 생으로 아삭 씹어 먹으면 제법 달달하니 맛이 좋다. 일명 빨간무라고도 불리는 래디시는 동글동글 새빨간 모습으로 흙을 털어내며 농부를 유혹한다. 래디시는 텃밭의 쌈채소 등과 함께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또 피클을 담가도 새빨간 색감과 오독오독 아삭하니 식감도 훌륭하다.

자유(free)+아줌마 = 프리줌마
지난 10일 오전 11시30분 수확의 계절을 앞두고 텃밭의 수확물을 활용한 요리모임이 열린다 하여 한내텃밭 소모임인 프리줌마를 찾았다. 프리줌마는 이름에서도 미리 짐작 할 수 있듯이 자유(free)+아줌마의 합성어로 자유로운 아줌마란 의미를 담고 있다. 소모임 지기 이은숙(47, 시흥2동)씨는 “텃밭이라는 공간이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오픈된 공간이라서 텃밭에 오면 마음이 여유로워 진다”며 “이 장소가 그래서 참 좋아요. 텃밭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고, 텃밭의 수확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수다도 떨고, 더 나아가 재능기부 및 생활기부를 하자는 취지에서 작년 10월부터 소모임 프리줌마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3평 남짓한 한내텃밭 컨테이너 사무실에 요리교실이 차려졌다. 이씨는 다른 회원들 보다 먼저 텃밭에 나와 요리재료로 쓰일 상추를 비롯한 각종 쌈채소와 양파를 수확했다. 이날 텃밭요리 메뉴는 채식버거이다. 요리교실 참석자는 이씨를 비롯해 모두 일곱명, 그러나 이씨가 준비한 재료의 양을 보면 그 배는 되는 것 같았다.

요리 톡~ 수다 톡톡~

프리줌마의 매력
프리줌마들이 요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수다도 시작됐다. 권영미(49, 시흥4동)씨는 두부를 으깨는 손을 멈추지 않으며 “프리줌마의 매력이요? 소모임으로 적은 사람들이 모여 같이 음식도 해먹고 수다도 떠는 가족같고, 친구같은 분위기가 좋아요”라며, “나만이 알고 있던 비법을 다른사람에게 알려 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비법을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전차처럼 이름이 앞뒤로 같다고 자신을 소개한 임숙임(59, 시흥동)씨는 “스스로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몰라서 못했던 간단한 음식들 레시피도 알려주시고, 텃밭에서 우리가 무농약으로 직접 키운 제철 채소를 가지고 요리 하니까 믿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둘째 딸 아이를 낳고 아이가 많이 아파서 산후 우울증까지 왔었다는 백춘화(39, 독산3동)씨는 아이랑 같이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아이가 아토피와 우유 및 계란 등 난류와 단백질 알레르기가 있어 외식을 거의 못 한다는 백씨는 “아이 때문에라도 이런 프로그램들을 일부러 찾아서 참석하고 있어요”라며, "솔직히 주택가에 살아도 이웃에 누가 있는지, 얘기도 잘 안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소모임에 오면 사람 사는 이야기도 하고 참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백씨의 얼굴에선 우울증의 흔적은 찾을 수 없을 만큼 밝고, 그 웃음이 기분좋게 느껴졌다.


프리줌마의 매력은 기존 회원뿐 아니라 이날 처음으로 참가한 신입회원들 에게도 전해졌다. 딸의 권유로 프리줌마를 찾은 구선자(62, 시흥2동)씨는 “처음 왔는데 낮설지 않고,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새로운 요리를 배운다는 것이 참 좋았다”며 “우리 딸, 엄마가 오늘 배운 채식버거 집에가서 꼭 해줄게~”라고 약속했다. 최고 연장자 김상의(64, 시흥2동)씨는 “이렇게 텃밭에 나와 젊은 사람들과 함께 요리도 하고 수다도 떨고 마음을 나누니까 너무 행복해요~”라고 프리줌마 첫 참가 소감을 밝혔다.

프리줌마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아무래도 모임의 취지가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재능기부로 나눔을 실천하자 이기 때문인지 그간 프리줌마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회원들이 독거노인과 함께했던 요리프로그램을 꼽았다. “그게 좋았던 것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봉사의 잘못된 점을 깨우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우리가 봉사를 하면 예를 들어 김장을 담가서 갔다드리면 그게 봉사라고 생각했는데, 그분들에게 보다 더 필요한 것은 위로와 말벗 이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어르신들과 같이 음식을 만들며 어르신들이 때론 우리에게 멘토역할도 해 주실 수도 있으시고, 그러면서 스스로 자부심까지 느끼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서너시간동안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먹고 수다를 떨었는데 가실 때 그러시더라구요. 오랜만에 진짜 몇 달 만에 외출을 하고 얘기를 했다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 좋았다고요” 어르신의 말씀을 전하고 이씨는 잠시 숨을 골랐다. 당시의 경험이 독거노인에 대한 애잔함이 전해오는 듯 했다. “그때 느낀건데요. 프리줌마가 보다 확대되고, 자리를 잡게되면 독거노인이나 한부모자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텃밭요리 베스트
그간 프리줌마에서는 쌀케이크, 채식쿠키, 시래기 머핀 등 많은 요리를 만들었다. 그중 프리줌마 회원들이 손에 꼽는 요리는 무엇일까?

권영미씨와 임숙임씨는 딸기롤샌드위치를 꼽았다. 예쁜모양과 맛있음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요리방법이 딸기롤샌드위치를 꼽은 이유란다. 권씨는 “이렇게 간단한 요리를 한번도 안 해봤으니 안 해 먹었을 음식 이었어요”라며 “거기 딸기잼이 들어가는데 굉장히 달더라구요. 그래서 딸기잼을 만들 때 설탕을 아주 적게 넣거나 안 넣고 잼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권씨에게는 또 한가지 특별하고 신기한 요리가 있었다. “애탕국이요. 애탕국이라고 했을 때 홍어회 내장탕을 생각해서 ‘그거 못먹는데 어떻게 하지’ 하고 걱정하며 왔었는데 알고보니 그 애탕국이 아니더라구요” 애탕국의 정체는 ‘쑥 애’자에 애탕국 이라는 것. “쑥을 삶아 표고와 소고기와 다져서 완자를 만들어 다시마 육수에 끓이는 음식인데 이게 시원하고 맛있는게 별미 더라구요”라며 애탕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즐겁게 하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도 음식을 만드는 손들은 쉼이 없었다. 어느새 오늘의 요리인 채식버거가 완성됐다. 두부와 잘게 다진 당근, 쪽파를 섞어 반죽한 패티에 텃밭에서 수확한 신선한 채소와 구운양파를 토핑으로 얹고, 텃밭표 특제 소스를 뿌려 맛을낸 햄버거가 넉넉한 재료만큼 넉넉하게 만들어 졌다.
프리줌마들은 넉넉하게 만든 음식을 텃밭이웃들과 나누워 먹으며, 즐거운 수다를 이어갔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 뒷줄 왼쪽부터 : 윤종태, 서순례, 양순희, 국승목, 윤복례, 임태련

▶ 앞줄 왼쪽부터 :  정숙진, 김태희, 한길자, 김종필,  김순봉, 송병희

 

“청노세! 청노세! 산 좋고, 물 좋고, 어절~씨구 조~오타~”

지난 28일 화요일 저녁 8시 해가 뉘엿이 지고 제법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퇴근하고 텅텅 빈 사무실들…
그러나  가산종합사회복지관 5층 강당 문틈으로 빛이 세어 나왔다. 문 앞으로 가만히 다가가니 인기척이 들린다.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 용기를 내어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섰다. 갑작스레 와르르 쏟아져 나온 빛과 함께 10여명의 사람들이 장구를 메고 사뿐사뿐 걸으며 다가왔다 빙그르 되돌아 간다.


갑작스레 나타난 이방인에게 눈길이 쏠린 것도 잠시, 선두에 선 강사의 지시대로 장구를 치며 장구 장단에 발 장단을 맞추고 연습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청노세 풍물굿패원들에게 풍물을 전수하고 있는 강사 윤종태(53, 염창동)씨는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이라 주로 저녁에 모여서 이렇게 연습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아리탐방은 주인공으로 올해로 창단 11년을 맞은 풍물굿패《청노세》를 만났다. 지난 2002년 5월 1일 가산종합복지관에서 ‘청년에서 노년까지 아우르는 세상’이란 의미를 담아 풍물굿패 《청노세》가 창단됐다. 창단 당시 15명이었던 회원은 10여년이 지난 오늘 23기 청노세 신입회원들이 기초강습을 받고 있으며, 출석회원은 약 50여명, 그동안 청노세를 거쳐 간 후원회원도 180여명이나 된다.


청노세는 패명처럼 어린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회원들의 연령도 다양하다. '무형문화제 제11-마'호 호남좌도 임실 필봉 풍물가락을 기본으로 풍물, 사물놀이, 민요, 난타 등을 전수하고 있다. 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가 가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독산역 인근에도 연습실을 마련해 강습이 없는 날에도 매일 연습을 할 수 있다.


가산동에서 마이크제이엘이란 무역회사를 운영하고있는 국승목(57, 정릉)씨에게 청노세는 사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힐링장소이다. 국씨는 “매주 모임이 있는 날이 기다려진다”며 “청노세를 만나기 이전에는 회사 끝나고 집에 가서 TV를 본다던지, 당구장이나 간다던지 했던 나의 여가문화가 이제는 우리 것을 찾는 문화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씨는 “풍물을 하면서 나 혼자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공연 등을 통해 우리 문화를 알리고 전파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청노세 6기 김순봉(60, 독산동)씨는 올해로 만9년째 청노세에서 풍물을 치고 있다. 풍물을 배우기 위해 청노세에 들어왔다는 김씨는 이제는 신입회원들에게 풍물기초강습을 하는 강사가 되었다. 청노세 고참으로서 부담이 많다는 김씨는 “좋은 면을 보여줘야 다른 사람이 나를 따라온다”며 “청노세 거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씨는 “우리 청노세는 돈을 받고 풍물을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라며 “강사님들도 자비로 회비를 내고 모두 자원봉사로 풍물을 가르치신다”고 귓뜸했다.


가리봉전기에 근무하는 송병희(60, 화곡동)씨는 “청노세에서는 내 나이를 잊게 된다”고 말했다. 무슨 뜻 인고 하니, 풍물공연을 할 때면 민복을 입고 고깔을 쓰는데 고깔을 쓰면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 구분을 못한다는 것. 송씨는 “길놀이를 할 때면 할머니가 같이 놀자고 나와 춤  추시기도 하고, 어떨 때는 처녀 아가씨가 한번 사귀자고 하는 일도 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에게 풍물을 전수하고 있는 강사 윤씨는 “우리 민족은 흥의 민족”이라며 “우리는 슬퍼도 노래하고, 기뻐도 노래를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심적인 여유들이 없기 때문에 그런 흥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른다. 이 사람들이 삶에 흥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습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또 윤씨는 “우리사회가 악해지는 것은 놀이문화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소통이라는 것은 놀이로 풀어야한다”고 말한다. 이어 윤씨는 “우리가락은 내고, 달고, 맺고, 푸는 형식으로 돼있다”며 “우리 삶 또한 그렇게 해야 풀릴 수 있는데, 우리는 내고, 달고, 맺고까지 밖에 못해 풀지를 못 한다”고 말하며 “푸는 방법만 알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그걸 우리 가락을 통해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잠시의 휴식시간을 이용한 인터뷰를 마치고 등 뒤로 청노세의 장굿가락이 이어졌다. 그 가락소리에 나도 모르게 손가락 장단을 맞춘다.

5월28일 저녁 8시 가산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풍물굿패 '청노세' 패원들이 연습중이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아코디언 선율의 마법

지도 선생님 : 이광우     단장 : 김동진    기획담당 : 한미옥
회원 : 차현섭, 최창호, 선봉철, 오정자, 조혜숙, 전선희, 김재옥, 김금주, 김영순, 김유숙, 이금자
강습문의 (김동진 단장 011-721-8587)

고즈넉한 저녁놀이 질 무렵 찾은 시흥4동 주민센터에서는 그 옛날 풍금소리처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멜로디가 저 멀리 빨갛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처럼 아련하게 들려왔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찾은 곳은 4층 문화관람실이다. 혹여라도 갑작스레 찾은 불청객 때문에 음악소리가 멎을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여다봤다.
풍금소리의 정체는 아코디언이었다. 갑작스레 찾은 불청객을 반갑게 맞아 주신 금천아코연주단원들은 몇 일후 예정된 서울시청 문화예술 워크샵 공연준비에 한창이었다. 연습이 끝날 때까지 20여분을 구석에 앉아 아코디언 연주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익숙한 트로트가 흘러나오자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여진다. 멜로디가 조용한 가곡으로 바뀌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는 아코디언 합주소리는 아코디언이 팔색조의 매력을 두루 갖춘 악기임을 실감하게 했다.

◇배운만큼 봉사하라=금천아코연주단은 2008년 3월 자원봉사센터에서 ‘금천아코사랑’이란 이름으로 발족됐다. 조혜숙(여, 60대 후반) 씨는 “처음 서울신문을 보고 우리동네에서 아코디언 팀을 발족한다고 해서 찾아왔어요.”라며 “그때는 배운만큼 봉사하라는 서약서를 쓰게 했는데, 그 마음이 너무 크게 공감이 되는거에요. 난 그 서약서를 쓰고 들어왔어요”라고 말하는 조 씨에게서 자랑스러움이 전해져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동호회 인원은 늘어갔다. 지난 2011년 창단 멤버를 중심으로 동호회의 수준을 뛰어넘어 보다 나은 연주로 질 높은 봉사를 위해 ‘금천아코연주단’이 창단됐다.
◇아코디언 선율의 마법=세계 여행지를 소개하는 ‘걸어서 세계 속’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국여행자를 위해 유럽의 한 아코디언 연주가가 들려준 아리랑 연주에 반해 아코디언을 배우게 됐다는 오정자(여, 69)씨는 “요양원에 가보셨어요?”라고 난데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저는 큰 요양원에 연주회 하러 다녔었는데, 처음에는 참 놀랬어요. 요양원은 정말 아프신 분들이 오시는데 더라구요. 같은 공간에 60명 인 가가 앉아 계시는데, 거기 계신 분들 표정이 없어요. 문을 딱 잠궈서 나가시지도 못해요. 그런데 아코디언 연주를 시작하면 이 손이 (가슴 앞으로 손을 모으며)일루 오는 거예요. 난 너무 놀랜거야. 이 손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노인네들이 박자를 정확히 못 치시는데도 이게 오더니, 아는 게 기억이 나시나봐, 몇 곡은 따라도 하셔. 음악이라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동요시키는 구나… 그때 가슴이 뭉클했어요” 오 씨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가슴 뭉클했던 감동이 전해졌다. 조금은 상기된 목소리로 오 씨는“음악이 기억을 되살려 드릴 수 있고, 우리가 엔도르핀을 조금이라도 나게 해 드렸잖아. (다시한번 손을 모으며)이게 온다니까. 반듯했던 분들이…”
◇목숨 다하는 날까지=금천아코연주단은 2008년 첫 발족 시 서명했던 ‘배운만큼 봉사하라’는 서약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혜명양로원과 관내 데이케어센터에 매달 정기적으로 찾아가 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요양원, 복지관 외에도 지역의 행사를 비롯해 이들을 찾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연주를 하고 있다. “목숨 다하는 순간까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봉사하겠다”고 말하는 한미옥(여, 50대 후반) 씨의 말에 모두들 한 마음인 양 고개를 끄덕였다.

올 1월부터 시흥4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아코디언 강습을 개설했다. 김동진(남, 60) 단장은 “봉사를 하되 질 높은 봉사를 해야 한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배우면서 연주 실력을 갈고 닦아야 질 높은 봉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교실 밖 배움터

[탐방] 가산중 방과후 공부방

유난히 한파가 기승을 부린 지난 12월 말 가산중학교 학생들은 이른 아침에 꽁꽁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학교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색연필로 직접 꾸민 피켓 내용은 12월 27일 가산중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리는 ‘사제간 농구경기’ 개최에 관한 것이었다. 그들은 농구경기가 열린 당일 입장권을 500원에 판매했으며, 어묵, 맛탕 등 먹거리를 판매했다. 10월부터 27일 열린 농구경기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70여만 원을 마련했다. 이렇게 모은 기금으로 학생들은 1월 중순 극세사 이불을 구매해 지역에서 홀로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기부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시도록 했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학생들의 마음 씀씀이와 행동에 칭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이 학생들이 교육복지 대상자들이기에 더욱 훈훈함을 주고 있다.

그들은 바로 「가산중학교 방과후 공부방(이하 ‘공부방’)」 학생들이다.

1월 18일 공부방 학생들을 가산복지관에서 만나 2012년 한 해 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은 이날도 가산동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서 극세사 이불을 전하고 왔다.

공부방 프로그램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말 그대로 동네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년 동안 금천예술공장, 북카페 「책 읽는 고양이」, 도서관, 남문시장, 구청, 구의회, 주민센터, 마을신문 금천in, 드마리스 등 동네 곳곳을 다니면서 지역민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다양한 체험을 했으며, 동네 숲 꾸미기 등 각종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학교 내에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심리지도 그리기, 애니메이션 제작, ‘교실 밖 예술여행’이라는 교육복지 활동 등을 했다. 또한, 「숲지기강지기」 단체와 함께 원예치료를 했으며, 「금천학부모모임」으로부터 보드게임을 배우고,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학습도 했다. 가산중 한문, 체육 선생님의 지도로 자기주도학습도 매주 빼놓지 않고 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김마음(중1) 양은 “‘교실 밖 예술여행’이 재미있었다. 수세미와 풍선덩굴로 학교건물에 초록커튼을 만들고, 페트병에 식물을 심었던 것이 좋았다”고 답했다. 김수빈(중2) 양은 “동네 탐방하면서 「책 읽는 고양이」에 가서 책을 읽고, 간식을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간식 가격이 저렴해서 참 좋았다”고 하는 얘기에 모두가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학생들에게는 교실이라는 얽매인 공간에서 벗어나 펼친 다양한 활동들이 꽤 즐거웠나 보다. 특히, 대부분 학생들은 3달 동안 기금 마련 활동을 벌여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극세사 이불을 기증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공부방 선생님 최고

공부방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했다.

김수빈 양은 “과학 선생님이신 최정윤 선생님은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 주시고, 얘기를 많이 들어 주신다. 학생들 머리카락색이 너무 튈 때는 직접 염색도 해주신다”고 선생님을 자랑했다. 공부방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박현주 선생님에 관해서는 모두가 앞다투어 말했다. “잘못은 지적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신다”, “엄마 같다”, “예절을 잘 알려 주신다”, “좋은 말로 혼내신다” 등의 얘기가 마구 쏟아졌다. 윤도훈(중2) 군은 “밥을 잘 챙겨주신다”며 싱긋 웃었다. 가산중 지역사회전문가인 조대성 선생님에 관한 자랑도 빠지지 않았다. 김수빈 양은 “꼭 아빠 같다. 공부와 게임도 잘하시고, (우리를) 설득할 때 논리적으로 얘기를 잘하신다”고 소개했다.

홀몸 어르신 돕기 행사

공부방 프로그램 중 자기주도학습 시간에 국내외 자원봉사 활동과 기부금 모금사례 등에 대해 배우면서 직접 나눔을 실천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학생들 스스로 기금을 마련해 금천구의 홀몸 어르신들에게 연탄을 보내드리기로 계획을 세워 행동에 옮겼다. 그렇게 해서 10월부터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부침개도 판매하고, 교내 학부모 강좌 때는 안내 도우미 활동을 해 기금을 마련했다. 또한, 재활용품을 모아 팔기도 했으며, ‘사제간 농구경기’라는 행사를 통해서도 돈을 모았다. 모금활동이 끝날 때쯤 조사해보니 연탄보일러를 갖춘 가정이 많지 않아 결국 극세사 이불을 구매해 전달했다.

조민정(중1) 양은 “못할 줄 알았는데 포기 안 하고 해내서 대단하다. 언니, 오빠들이 존경스럽다”고 얘기하며 공을 선배들에게 돌렸다. 박민지(중2) 양은 “12월 중순 아침 일찍 학교 앞에서 홍보할 때는 발이 얼 정도로 추웠다”고 회상했다. 윤도훈 군도 모금활동 했던 일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윤 군은 “의견이 안 맞아서 20번도 넘게 싸우기도 했지만, 단합이 많이 됐다”며 “싸우다가 먹으러 갈 때는 화해했다. (이불 기증) 하고 보니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공부방 자랑

학생들에게 공부방 자랑을 해보라고 했다.

추재현(중2) 군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체험도 많이 하고, 다른 곳에서 못 느끼는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김마음 양은 “가족 같은 친구들이 있고, 언니 오빠들이 잘 챙겨줘서 행복하다”고 수줍게 말했다. 박현지(중1) 양도 “시험 기간에는 같이 공부해서 정말 좋다”고 자랑했다.

공부방 학생들은 모두가 가족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공부방의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친밀감이 높아졌으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배웠다. 더불어 나눔이 곧 행복이라는 이치도 알게 됐다.

 

<가산중학교 방과후 공부방 학생들>

1학년 : 김마음, 조민정, 박현지, 김다빈

2학년 : 김수빈, 박민지, 윤도훈, 한용구, 추재현, 신소영, 김영수, 박혜은, 오민정, 김수민, 양성훈, 주원진, 김용대, 안수연

3학년 : 차지은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금천한우물생협 반찬동아리

 

아침부터 추적추적 겨울비가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이나영(36, 시흥4)씨는 세 살 박이 딸아이를 안아 아기띠로 고정시키고, 큰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오면서도 갈까... 말까...’ 고민이다. 이제는 천둥번개까지 동반한 겨울비에 망설임은 더욱 깊어진다.

그래도 오늘은 그동안 잔뜩 기대했던 백김치 만드는 날이다. 비가 와 번거롭지만, 백김치를 놓칠 순 없다.

 

1128일 아침 10시 금천한우물생협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회의실에 반찬동아리 회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 결성한 한우물생협 반찬동아리는 젊은 주부 생협회원 10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반찬을 만드는 등의 요리를 하는 동아리라고 해서 전문가에 기대어 단순히 요리를 배우는 모임은 아니다. 각자 주부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반찬을 만들어 나누는 모임이다.

 

반찬동아리 지기 권미숙(45, 시흥2) 씨는 저는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못 돼요라며 나 혼자로는 부족한 것을 동아리 와서 같이 부족한 사람들이 레시피를 연구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반찬을 만들면서 반찬과 함께 기쁨도 얻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찬 싸갈 때 제일 흐뭇해요~”라고 말하는 이영진(35, 시흥2) 씨의 말에 회원들 모두 공감하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영진 씨의 말에 이어 박자영(36, 시흥2) 씨는 모든 재료를 생협에서 사니까 믿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반찬마련, 모임이 있는 한 달에 꼭 한번 만큼만 도움이 된다.”고 모임 횟수가 적은 것에 대한 아쉬움 섞인 농담을 던졌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손으로는 무채를 썰고, , 마늘, 생강 등의 편을 썰면서 어느덧 백김치 속 재료가 완성 됐다. 권미숙 씨는 갈은 배를 소금물과 함께 체에 거르며, “저희 어머니는 배를 이렇게 체에 거르시더라고요, 그래야 백김치를 조금 더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나요.”라며 어머님의 요리비법을 회원들과 함께 나눈다.

 

한참 엄마들에 섞여 식재료로 쓰이던 밤을 가지고 놀다가 질렸는지 아이가 보채기 시작했다. 보채는 아이를 업고 달래는 이나영 씨는 엄마들이 뭣 좀 배우려 해도 아이 때문에 못 배우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데리고 매주 나오면 미안하긴 한데, 여긴 가까운데 있고, 아이를 데리고 나와도 모두들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완성된 백김치를 각자 가져온 반찬통에 나누어 담고, 11월 모임이 끝이났다. 다음엔 어떤 반찬을 만들지 회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간단한 회의 끝에 12월엔 불고기 양념을 만들기로 정했다. 모임이 끝나고 한우물생협 사무실을 나서는데, 무섭게 내리던 겨울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개여 있었다. 이나영 씨는 비 때문에 나올까 말까 망설이다 나온 것에 대해, 오늘 나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백김치

< 재 료 >

 

절임배추 5포기, 2, 미나리 1, 쪽파 한묶음, 마늘 3, 생강 2, 3, 10, 대추 10, 석이버섯 5, 양파 1, ½, 실고추, 천일염, 참쌀가루 1T

 

< 조리과정 >

 

절임배추 5포기를 준비한다.

미나리, 쪽파는 모두 다듬어 4cm 길이로 썰어둔다.

무와 배 1개도 채썰어두고, 마늘, 생강, 밤 등도 편으로 썰어 가늘게 채썰어두고, 대추는 씨를 빼고 채썰고, 석이버섯은 물에 불린후 손질하여 돌돌말아 가늘게 채썰어둔다.

④ ③을 채썬 재료들과 함께 버무린후 의 재료를 모두 넣고 소금간을 한다.

준비된 속재료를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에 넣은 뒤 겉잎으로 꼭 싸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후 우거지로 눌러 놓는다.

2, 양파 1개를 강판에 갈아서 체에 즙을 낸뒤 삼삼하게 탄 소금물을 함께 섞어 항아리에 부은 다음 알맞게 익으면 먹는다.

 

(Tip 국물만들기 : 찹쌀 한숟가락으로 풀을 쑤어 식히고, 의 배즙과 양파즙 섞고, 소금물 (5L : 천일염 1) )

 

 

 

 

 

 

<사진 : 11월 28일 한우물생협 사무실에서 반찬동아리 회원들이 백김치를 만들고 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단체 탐방- 금천공동육아협동조합 준비모임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


최근 저출산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의 인적구성은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아기를 낳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직업을 가지고 아기를 낳고 키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도 어디 맡길 것이며, 어떻게 키울 것인지 두려움이 밀려오는 것이다. 

이런 고민들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금천구 주부들이 모여  공동육아 협동조합을 꿈꾸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금천공동육아협동조합 준비모임’ 을 하고 있는 이은정 씨는 “결혼하고 임신하면서 겁이 많아졌다. 사는 것이 험악해진 것 같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두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에  함께 일한 선생님으로부터 생협이나 공동육아에 대해서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한우물생협에 가입했고,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말했으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광명과 안양에 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대기 신청을 했다가 합류한 신선윤씨는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을 해오다 아이를 낳고서는 내가 온전히 책임지고 기르고 싶었다.  이 사회의 구조가 내 아이를 책임지지 못하고, 내 이웃을 책임지지 못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 같다. 일반 어린이집에서는 교육에 초점이 되다보니 규칙과 규율이 앞서는 것 같다. 그런 곳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공동육아를 택했다”고 말했다.

아이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마을과 지역에 대한 고민도 공동육아를 추진하고 있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은정 씨는 “아이 키우는 것에 있어 공동체 회복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시절을 돌아 보면 동네에서 놀고 동네 어른들이 함께 돌봐줬다. 나이 터울이 많은 언니, 형, 누나한테 배우기도 했다. 아이에게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하며 공동육아를 넘어 지역에 대한 전망도 함께 세우고 있었다. 신선윤 씨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안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이 안에 있다는 것, 단순히 내 아이가 아닌 우리아이, 우리 마을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혜은 준비위원장은 “논의할 때 중요한 것은 ‘공동육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출자금은 그 다음이다. 지금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육아에 대한 생각의 공통분모를 찾고 공유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모인 사람들은 그 부분에 공통점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공동육아 제도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엄마가 보조교사로 참여하기고 하고, 단순히 돈을 출자하고 아이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원칙이 공유되어야 한다. 생협 먹거리를 먹이고, TV를 보지 않게 한다거나 이런 것도 공유되야한다”고 덧붙인다.

그럼 공동육아와 일반 어린이집의 차이는 무엇일까?

최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공동육아가 단순히 어린이집 같이 아침에 맡기고 저녁에 찾고 단지 다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공동육아는 어린이집 운영에 전반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일반 어린이집은 운영의 주체가 원장과 교사다. 하지만 공동육아는 아동, 부모, 교사가 주인 인 것이 가장 큰 차이다.”라고 설명했다.

준비 모임은 11월, 12월 부모대상 교육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이때 모인 분들로 1월에 조금더 구체적으로 사업을 추진, 내년 3월에는 부모협동조합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을 잡았다.

최 위원장은  “지금은 꿈꾸는 단계이면서 실행을 해보는 단계다.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의 형편도 고만고만하다. 하루하루가 구멍인 인생이다(웃음). 그럼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사람이 떠나지 않고 들어오게 할수 있는 그러 마을이 되었으면 한다.  11월 교육프로그램을 들어보고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인사를 했다.

'금천공동육아협동조합 준비모임'의 소중한 시도가 아이 키우기 좋은 금천구의 힘찬 출발이 되기를 바래본다. 


<지난 10월 12일 '사회적 경제 한마당 + 마을축제'에서 참여한 금천공동육아협동조합 준비모임의 한 회원이 아이를 데리고 나와 부스를 지키고 있다. 이날 부스에서는 공동육아 조합원 모집 및 육아정보를 부스를 찾아오는 부모들과 공유 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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