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배려 없는 설계

마을과 학교 불편한 관계 만들어

<한울중학교 건물이 주택가 쪽에 건립되다보니 주택가 주민들은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민원을 창문에 눈가리게가 설치했지만, 이제 학생들과 교사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울중학교가 이전개교한지 3달째 맞고 있지만 학생과 주민들의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불편의 원인은 인근 주택에서 4미터 가량의 옹벽위에 세워진 학교의 교실에서 주택가의 집 내부가 훤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당초 인근 주민들은 학교가 흥일 초교 본관과 기동대가 있던 자리에 들어설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설계과정에서 주택가 쪽으로 건물이 들어선 것이다. 이런 사실을 인근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하면서 알게 됐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막지 못했다. 이에 주민들은 교실 창문 중 주택 쪽의 창에 가리개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고 현재 설치가 됐다. 

눈 가리개가 설치되자 학생들의 불편이 속출했다. 주택가에 신축된 건물은 교실이 마주보는 중복도의 형식으로 지어졌는데 한쪽 창문에 가리개를 설치하니  가뜩이나 좁은 교실에서 더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꽉 막힌 곳 같은 감옥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여름에 한 쪽을 가리니까 바람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고 고충을 하소연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기동대 이전 중학교 유치를 위한 주민대책위“ 조혜숙, 오현애 공동대표는 라디오금천에 출연해 ”시흥4동 주민으로 중학교가 이전한 것은 정말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처음 설계가 나왔을 때 인근 주민들과 설명회를 좀 했어야 했다. 나중 설계한 것을 봤을 때는 마을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차라리 도로쪽으로 지었으면 주민들도 좋고 아무런 민원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됨으로써 6미터 소방도로를 놓고 교실이 지어지니 주택가 쪽에서는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학교와 마을을 불편한 관계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애 대표 역시 “공동대표들과 학기 초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교실의 규격이 작아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왜냐면  주민대책위에서 교육청과 협의 할 때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다르니 교실규격이 작지 않느냐 물었고 교육청에서 ‘규격이 다르지 않다’는 답을 들었다. 실제로 그 쪽으로 가봤는데 정말 작았다. 이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민대책위가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나?  속상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학교나 공공시설을 짓는데 수 백억의 돈이 투여된다. 이런 것이 지어질 때는 반드시 주민공청회가 간담회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금천구청의 금나래아트홀에서 무대 뒤편의 통로가 없는 무대설계, 금천구청의 덥고 추운 냉난방시스템 역시 비슷하다. 잘못된 설계와 시공으로 이후 그 공간을 이용하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울중학교 아이들은 더위와 답답함으로, 인근 주민들은 자기집 속이 훤히 보인다는 불안감으로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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