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우리는 매년 양력 2월14일을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과 꽃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로 기억하고 상술인 것을 알면서도 축제처럼 그 날을 기념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2월14일은 또다른 의미로 기억되어야할 날이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우리나라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독립의 의지를 밝혔던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기도 하다.

  김흥식 작가가 쓴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는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체포된 뒤 1910년 2월 7일부터 2월 14일 마지막 사형선고를 받을 때까지의 일주일동안 있었던 재판정 모습을 재현한 책이다.
첫 번째 공판에서 여섯 번째 공판까지 재판정 안에서의 나눈 변론을 통해 우리는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안중근은 천석꾼의 양반집 아들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며 주어진 삶에 안주할 수도 있었으나 을사늑약, 정

미 7조약 체결로 인하여 나라가 일제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어 만주로 향한다.

  단지동맹을 통하여 독립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연설 등을 통하여 사람들을 개몽하였으며 학교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을 떠나 만주를 순시하기 위해 온다는 사실을 접한 안중근은 우덕순,조도선,유동하와 함께 거사를 준비하고 하얼빈역에서 그 뜻을 이루게 된다.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는 이토를 죽인 것은 한국의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하얼빈역에서 독립전쟁을 일으켜 이토를 죽인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살인이 아님을 밝히고 전쟁포로로서 정당한 재판을 받도록 해 줄 것을 주장하였으나 재판장과 검사 그리고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일본인으로 구성된 재판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은 안중근 의사는 항소마저 포기하고 사형집행이 있는 그 날까지 뤼순 감옥에서 <안응칠역사>와 <동양평화론>을 집필하여 하얼빈 의거의 정당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고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사형되었을 때의 그의 나이 서른 한 살, 원대한 야망을 가지고 그 꿈을 펼쳐야 할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자 한 그의 큰 뜻을 평범한 나로써는 도저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오늘은 어제 죽은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는 말을 떠올려 보며 오늘을 어떻게 살지 다시 생각해 본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유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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