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이 기자 회견을 자청하였다. 국정농단 주모자들과의 공모 혐의로 이제 검찰의 대면조사 요구를 받고 있던 중이라 정치권은 물론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회견 요지는, 국민에게 사과를 할 때 제기했던 국회 추천 총리를 선임해 달라는 것이고, 약속대로 총리에게 조각 구성 등 헌법이 규정하는 권한에 더하여 내치와 외치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까지도 위임하겠다고 하며, 더하여 특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한다. 

먼저 책임총리 국회 추천 제의를 거절했던 야당 정치권은 이후 대통령의 버티기 작전이 시작되면서 당혹스러워 했고, 탄핵 추진에 있어서도 야당 간 엇박자를 내는 등 대통령 퇴진을 위한 시스템적 불안정한 행보를 하였으며, 야당이 합세하여 탄핵을 할 것을 결정했지만 그 후의 절차 곧 대통령 권한 대행자가 되는 현 국무총리에 대한 불신으로 난감해 하던 터라 대통령의 제의를 논란 없이 수용함으로 후임 총리 인선 절차를 시작하였다.   

책임 총리 후보를 두고 여·야간 의견의 불일치로 다소 소란스러웠으나 사태가 사태니 만큼 여·야는 한 발씩 양보하여 양쪽이 공감하는 중립적인 인물을 선정하여 대통령에게 임명을 요구하였고, 대통령은 약속대로 군말 없이 이를 수락함으로 새 총리 체제가 출범하였으며, 새 총리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립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내각을 구성하는 것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였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않던 상황이 전개되었다. 새 총리 체제가 출범하자 대통령은 다시 기자회견을 요청하고는 그간의 청와대 참모들의 국정 농단 등 죄과에 자신이 연루된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선포하였고, 대통령직을 놓은 만큼 그 동안 누렸던 헌법적 특권이 소멸됨을 스스로 인정하고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하였다. 

세상은 깜짝 놀라며 한편은 대통령의 비리를 질책하면서도 다른 한편 비록 잘못을 하였지만 책임지는 대통령의 용기 있는 모습에 찬사를 보내었다. 국내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물론 외국 언론들도 빅뉴스로 취급하였다. 그 동안 비난 일변도로 치달으면서 당장에라도 자리에서 끌어내려던 민심은 대통령의 결단에 찬사와 함께 촛불을 내러놓고 대신 연민을 표하는 모습들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외신은 ‘위대한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하였다.”

작금의 상황이 아주 어지러워서 잠깐 소설을 써 봤다.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 다수의 가슴에 희망을 던지는 상황의 전개가 아닌가!

물론 이런 상황의 기대는 어렵다. 우선 당사자에게 그런 기대를 가질만한 신뢰를 두기가 어렵다. 다시 말하면 그럴만한 그릇이 아닌 것은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행보가 잘 말해 주고 있다. 그런 한편, 그를 공격하는 측에도 유사한 상황 전개를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가 어렵다. 입장만 다를 뿐 공격을 받고 있는 자와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 대부분은 외형상으로는 나라를 걱정하는 것 같지만 덕분에 그들의 입장을 유리하게 전환함으로 차기 권력자로 부상하고자 필요한 일만 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 대해 국민들은 어떤 모습인가? 우선 보이는 것, 그러니까 상당수의 국민들의 주조는 무조건 대통령의 퇴진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자질부족을 이유로 내세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범죄자로 보는 수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그냥 싫다는 수도 만만치 않다. 평소의 그의 삶에 대한 반감 때문인가 보다.

가치관의 다양성을 가진 인간사회에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는 판단은 오류이므로 민심을 따지고 싶지 않다. 인간의 가치관을 함부로 구획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과오를 저질렀고 그것은 그의 위치 때문에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엄청난 범죄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그가 저질은 과오는 일반인이라 해도 평범하다 할 수 없는 범죄인데 하물며 대통령이라는 직분에서 저질렀으니 그 정도는 형량하기 어려운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지금 세상 사정이 이렇다. 그렇듯 현재와 같은 흐름에서는 이 혼란의 끝은 긴 시간을 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하는 쪽이나 공격받는 쪽이나 결정적일만한 어떤 장치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꿎은 국민들만 추운 날씨에 촛불행사를 계속해야 할 판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형화된 조직이 없는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금으로서는 촛불을 드는 일 외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는가!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이 이상의 행위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헌법적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고 따라서 그 결과에 가치를 둘 수 없다. 목적이 숭고하다 해서 수단 강구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결론을 말한다. 정치권은 국민들의 촛불에 고무되어 황홀감에 빠져 허우적대지 말고 하루 빨리 뜻을 모아라.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방향 곧 헌법적 절차인 탄핵을 행동하라. 그것이야 말로 헌정질서를 지킴으로 민주헌정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것이다. 제발 여야로 편을 갈라  싸움박질 하지 말고 오로지 나라와 민족을 위한다는 자세로 정파적 이익도 명분도 접어두고 혼연일체가 되어 한 목적을 위한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라. 지금 나라는 경제사정에 더하여 외교 국방에 이르기 까지 몹시 어려운 사정임을 명심하라!

국민들은 이제 새로운 의미의 촛불을 밝혀라. 그것은 질서에 의한 대통령의 퇴진이 되도록 정치권에 요구하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왕에 한뜻을 가지기로 한 정치권들이니 정파적 이해를 떠나 한 마음이 되어 오로지 한 목적만을 위해 응집토록 독려하는 한편 목적을 달성될 때 까지는 결코 다른 길로 가지 않도록, 촛불을 더욱 밝게 올려야 한다.

탄핵 후의 일로 정치권도 국민도 미리 걱정을 하면서 서로 당기고 밀고 하지를 말라. 시간을 끌면 반동들이 작동할 수 있다. 이 땅에는 아직도 비민주적이고 비정상적인 수구세력들이 여러 분야에 무수히 산재하고 있으며, 그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쓸 수 있는 에너지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단언하건데, 권한 이양을 받은 국무총리는 그가 누구이던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진리를 밝히고자 높이 치켜 든 국민들의 촛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미덥지 못하지만 현재의 각료들도 나름의 경륜과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현 사태에 따른 상황인식을 함으로 경솔하거나 서투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이성을 찾아 이 환란의 시간을 견뎌냄으로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자. 오천년 역사를 가진 이 민족에게 지금과 같은 간난(艱難)의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세계의 역사 속에 뚜렷한 지표를 펼친 대한민국이 아닌가! (♣2016.11.25.)  



필자는 시흥3동에 거주해 

다양한 마을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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