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졸업과 입학의 기간이다. 졸업은 학업을 마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축하임과 동시에 익숙해진 껍질을 깨고 또다른 세상으로의 나아감을 의미한다.  따라서 졸업선물에는 졸업생에 대한 격려와 희망의 메세지가 담겨있다. 졸업선물은 미래지향적인 선물이므로 그 시대에 열망하는 가치와 시대의 흐름이 반영된다.

1970~80년대에 가장 인기를 얻었던 졸업선물은 단연 만년필과 손목시계였다. 졸업은 대부분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므로 공부와 시간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물품이었다. 또한 성실하게 공부하여 성공하는 것이 그 당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꿈꾸었던 희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아피스만년필과 오리엔트 시계는 그당시 고급졸업선물의 대명사였다.

공산품이 흔하지 않은 시기였으므로 일회용품이 아니라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실용성있는 제품을 귀하게 여겼던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다. 그 외의 선물로는 상급학교 교복이나 책가방, 탁상시계 등 생활형선물, 앨범이나 꽃다발 등 낭만형선물,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에게는 성인을 의미하는 와이샤쓰나 기성복신사숙녀 등의 상징형선물 등이 있었다.



그러면 2000년대 들어 졸업선물 지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요즘 졸업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선물은 단연 IT기기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PMP, 아이패드, 하이브리드카메라 등은 정보의 시대임을 실감나게 한다. 게다가 스타일을 강조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유행감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IT기기는 비단 고등학교졸업생 뿐 아니라, 초중등학교 졸업생들에게도 단연 인기이다. 오로지 책에만 의존하여 공부하던 과거와 달리, 전자사전,  넷북, 핸드폰 등 디지털제품으로 공부하고 교류한다.

그 외 눈에 띄는 졸업선물로는 성형수술이 있다. 특히 방학을 이용하여 쌍꺼풀, 코 수술,  피부미용 이용권을 선물하는데, 7~80년대만 해도 연예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성형이 일반화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졸업선물은 '외모도 능력'이라는 이 시대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금, 기프트카드, 상품권 등의 실속형 선물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으로, 선물을 받는 사람의 선택이 우선시된다. 개성이 주요한 가치임을 가늠케한다.
그러면 시대가 변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이용되고 있는 졸업선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방, 시계, 옷, 지갑, 책 등은 여전히 졸업선물로 애용되고 있는 제품이다. 다만, 같은제품이라도 과거에는 제품고유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었던 것에 비해 요즘은 비쥬얼하고 스타일리쉬한 것을 강조한다. 책은 공부하는 법, 사회생활, 취업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처세술을 담고 있는 것이 주를 이루는데, 인간의 본성보다 능력위주로 평가되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이번 졸업에 당신은 어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가? 어떤 종류이던 간에 선물을 통해 주는이의 마음 뿐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간의 시대적 공감을 나눌 수 있다. 그 공감을 통해 주고받는 이 모두에게 현재의 삶에 대한 격려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수진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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