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금천센터)가 제1회 한울타리 전시회를 금천구청 로비에서 개최한다. '한울타리'는 금천센터 내 장애인 자조모임으로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면 그 일환으로 장애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사진, 글을 전시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 


미녀와 야수



동화 미녀와 야수를 아시나요?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미녀와 야수와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마치 야수인 것처럼 제 모습을 무서워해요. 어떤 사람은 욕을 하고, 어떤 사람은 이상한 눈으로 절 쳐다봐요. 엄마가 아이의 눈을 가리거나 딴 데로 데리고 갈 때도 종종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야수가 아니에요. 단지 저는 생김새가 다를 뿐, 같은 사람이에요. 마치 마법에 걸린 왕자처럼 말이죠.


저는 박동수입니다. 저는 뇌성마비를 가지고 태어났어요. 제 손은 다른 사람보다 굽어있고, 걷는 게 어려워 전동휠체어를 탑니다. 겉보기엔 달라보일지 몰라도 저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사람입니다.

2006년까지 지냈던 시설에서는 저를 야수로 취급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제가 외출하고 싶어도, 식사를 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립생활을 시작한 날, 계절의 변화를 직접 보는 것, , 비를 맞는 것도 좋았고, 밤에 하는 드라마도 볼 수 있어 모두 좋았습니다. 시설 밖에 사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건지 처음 알았습니다. 아마 남들은 이럴 거예요. 그게 뭐가 행복해? 저는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어요. 당신은 큰 행복에 눈 멀어 작은 행복을 보지 못한다고. 그 후 학교도 다니고 행복한 날이 계속 되었지요.


하지만 아직도 저를 야수로 바라볼 때가 많아요. 하루는 길을 건너는데 한 아이가 절 보곤 아빠에게 아빠, 저 사람 사람 맞아?”하며 말했습니다. 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난 분명히 사람이라고. 하지만 일정이 빠듯하여 가야만 했고, 언어장애도 있습니다. 결국 혼자 화를 삭이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요? 아마 평소 장애인을 대할 기회가 없어서일 겁니다. 예전 시설에 있을 때 안면화상을 입은 형이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땐 많이 무서웠지만 같이 대화하고 놀다보니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형의 인격만 보이기 시작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장애인이 만나서 대화도 하고 놀다보면 겉모습은 자연스럽게 개의치 않게 된다는 것이죠. 저는 야수가 아닙니다.


저는 박동수입니다.


* 본 글은  한울타리 전시회에 전시중인 박동수 씨의 글입니다. 동수씨는 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흥동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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