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로 지정된 백산초등학교를 가다

추운겨울 운동장 한복판에도 눈이 녹지 않은 1월 27일 취학아동 임시 소집 일에 백산초등학교를 갔다. 백산초 김용국 교장은 2009년 12월 교장공모제에 참가해서 2010년 3월 1일 부임해 2013년까지 부임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학부모 손을 잡고 취학통지서를 제출하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교실을 둘러본다. 백산초등학교가 혁신학교를 지정되었는데 알고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과반수의 부모가 알지 못하고 있다. 어느 학부모는 “혁신학교로 지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반가운 마음에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는데 혁신학교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고 한다.

혁신학교 신청 어려움없어
혁신학교가 되면 교사들의 부담이 크다고 한다. 승진가산점도 없어 일선교사들이 참여를 높이는 장치도 없다. 이에 김용국 교장은 짧게 대답했다. 
“부장 교사들이 매우 긍정적이다. 어떤 일을 추진하고자 할 때 협조적으로 잘 따라 준다. 혁신학교로 하면 힘들 거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겠냐. 제가 힘들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86%가 동의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혁신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행복하고 교사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선생님이 행복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즐거워서 힘들면 참을 수 있다. 아이들도 행복하고 선생님도 행복하면 좋겠다.”

기초학력강화   vs  교사업무경감
혁신학교는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하는 학교와 교육과정을 새롭게 해서 아이들의 돌봄과 배움을 높이는 방식 등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특히 방학 중에 교사들이 모여 혁신학교에 걸 맞는 교과과정 준비가 필요 한데 백산초의 경우 아직 전교사 수준에서 혁신학교에 대한 준비가 미흡해 보인다. 백산은 아직 평교사 중심의 혁신학교 연구 모임이 없고, 주로 부장 교사 중심으로 혁신 추진팀을 구성해 혁신학교를 준비 하고 있으며 그 수준에서 서울교육청 연수를 다녀왔다.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전체 교사 연수는 진행하지 못했다. 김용국 교장에 의하면 2월말이 돼야 윤곽이 나오고 3월 초 자체 연수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본 학습이 잘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 학력 이 부족한 아이들이 상당수 많다. 담임교사가 아이들을 잘 알고 있다. 담임교사 책임제로 매일 한 시간씩 방과 후에 지도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업무를 줄여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정보조교사, 기초학력부진 학생을 위한 보조교사, 사회복지사 등을 채용하는데, 교사가 매일 기초학력부진아를 대상으로 나머지 학습을 하면 교육을 준비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요?

“행정보조교사를 채용해서 교감선생님과 함께 공문 처리는 다할 생각인데, ‘서울교육청에서 예산 운용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아직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기초학력부진아는 그동안 학년별로 모아서 돌아가면서 지도 했는데 담임교사가 아이 상태를 잘 안다. 아직 완결이 안 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담임교사가 책임지는 게 좋다."
 
혁신학교는 토론식 모둠교육을 위해서 두시간 모둠(블록)수업을 한다. 백산초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

“전면 블록타입은 어렵다. 모든 교과를 하긴 어렵고, 사회과 프로제트 학습이 가능하다.  3학년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수준에 맞게 과제를 잡아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 할 것이다.  선생님들과 매주 연수를 할 계획이다. 수업공개를 통해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소통을 위해서 학부모의 참여 방안은?
“학부모들이 50% 이상 맞벌이 가정이다. 자주 만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녀교육에 관한 학부모 연수를 야간 시간에 2,3번 개최해 학부모 의견을 들을 것이다. 학부모 가족놀이 마당을 토요일 일과 후에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할 것이다. 종합발표회 ‘백산예술제’를 잡아 놓고 있다.”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심리 보다,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 3월 개학도 며칠 남지 않은 는데 서울교육청 관계자에 의하면 아직 학교별 지원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혁신학교의 구체적인 예산운용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는 질문에는 서울교유청 관계자는  "교육복지특별
사업은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정도다.
혁신학교는 돌봄과 배움을 중심으로 학교를 A부터 Z까지 새롭게 만드는 것이고, 학교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 
때문에 예산과 학교 운영에 있어 학교별로 자율성을 최대한 주기 위해 구체적인 지침은 정해져 있지 않은데, 학교에서 일반적인 관행에 의해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 금천학부모모임 강혜승 회장은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기대심리를 조금 나춰야 한다고 한다.
“경기도 혁신학교 사례가 알려지면서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높다. 그러나 경기도 혁신학교는 수년동안 우여곡절을 통해 나름 성과를 내고 있다. 아직 서울같은 대도시에서 혁신학교 사례는 없다. 교장이나 교사들이 배움과 돌봄이 있는 혁신학교에 대한 충분한 상도 공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혁신학교에대한 기대 보다도 학부모가 학교교육에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최석희 기자
21kdl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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