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소담스러운 옥상 전시!

노인교실에서 배우기 시작, 자택 옥상에서 전시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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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교실에서 배우면서 만들기 시작한 정성담긴 작품들을 자가 옥상공간을 활용해 전시회를 하고 계신다는 이경애 선생님(금천구 독산동)을 인터뷰 했다.


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릴게요.

A 별다른 거 없고 그냥 밥하는 평범한 할머니야. 그래도 굳이 소개하자면 민화, 한문·한글서예, 서각을 사랑하는 할머니 이경애지.


Q 민화부터 서예, 서각까지 특기가 정말 많으시네요? 그럼 언제부터 어떻게 배우기 시작 하셨어요?

A 우연한 기회에 지인들과 함께 민화, 한문·한글서예를 틈틈이 배웠어. 지인들과 함께 하는게 좋더라고. 배우다 보면 어느새 옆자리 사람과 얼굴을 익히고 이런저런 얘기로 수다를 떨다가 금세 친해지고 그게 좋았어. 그러다 서각을 배우기 시작했고 


Q 서각요? 

A 나무로 명패 만드는 거 봤지? 그걸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거야. 서각은 조각칼로 나무를 깍아 만드는 작업이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나이 먹은 사람이 하기엔 손이 너무 아프더라고. 손목에 마비까지 와서 중도에 포기했는데 미련이 너무 많이 남는 거야.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나무 위에 점토를 활용해서 서각 흉내를 내보면 어떨까? 였어. 그게 바로 저기 저거야. 정확한 명칭은 없어 내가 그냥 만든 거니깐. 


Q 진열된 작품들이 참 많아요. 재료준비에 만드는것까지 많이 힘드었나요?

A 작품 만들 땐 힘든지 몰라. 내가 좋아서 즐기는 거잖아. 재료는 재활용을 활용하면 돼서 크게 문제는 없었어. 지인분들이 나무판넬을 갖다 주시기도 하고, 남편이 준비물 챙겨주기도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지. 힘들었던건 옥상전시를 확정하고 어떻게 하지? 였던거 같아. 정말 캄캄하더라고. 우리 남편이 3일 동안 옥상을 정리하면서 한 말이 자기가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은 해본 것 같데.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도 해주고, 이곳 옥상 전시회를 할 수 있었던 건 우리 남편 힘이 컸어. 우리 남편 너무 좋지 그렇지?


Q  옥탑에 전시를 택한 이유는? 

A 우리 아이들이 안쓰러웠는지 전시회 한번 열어보자고 제의를 하더라고. 나에게도 의미 있겠다 생각했지. 이곳저곳 알아보다 인사동에 권유를 받았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 내가 칠십인 할머니인데 오고 가며 힘들어. 지인들이 오기에도 너무 멀고. 그래서 소소하게 내집 옥상에 전시하면 좋겠다. 생각한 거야. 그 덕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줬쟎아



Q 지금도 주위에서 감탄하는 사람도 있고 작품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또 다른 지인들 반응은 어떤가요?

A 나흘 동안 진행했는데 100여 명 정도 오셨어. 지인들은 “대단하다” “감동이다”라고 말을 전하는 분도 있었고, 박수를 보내주시는 분도 계시고, 안아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내가 유명한 작품전문가는 아니지만, 나이 든 할머니의 자신감·도전정신을 격려 해주시는 것 같아.

  근데 우리 언니가 나를 보자마자 울기 시작하더라고. 눈물의 의미는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인지 바라보는 나도 눈물이 나와 혼났지 뭐...

  아 참! 우리 손자 녀석이 고3학년인데. 할머니 축하해 준다고 친구 10여 명 데리고 왔잖아. 그건 어느 누구도 해줄 수 없는 감동 그 자체지....

여기까지 말을 이은 선생님은 그때의 가슴 벅찬 미묘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일까? 잠시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Q 선생님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의 이루고자 하시는 꿈이있다면?

A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내가 좋아 하는 거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겠어. 열심히 작품 만들면서 우리남편. 그리고 사랑하는 지인들과 행복하게 사는게 내 꿈이야. 그리고 10년뒤 팔십 해에 개인전 한번 더하고 싶어. 모든 것이 허락된다면 말야. 그때도 방문 해줄꺼지? 꼭 와야해“하며 웃음을 지으셨다.


화려한 작품보다 소소하고, 화려한 꿈보다 어딘가 소박하지만, 그 속의 본질적이고 순수한 표현은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아주 풍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오늘도 그러했듯 매력을 담아 올 수 있었다. 


끝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이경애 선생의   자작시 한 편을 올련다.


조애자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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