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군복이 넘실된다. 일상에 군대가 끼는 것은 불길하다. 대내적으로 쿠데타 후 비상계엄이나 전쟁 시기에나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복이 넘실거리는 것은 안보의 강화가 아니라 안보의 실패가 보여주는 풍경에 가깝다. 이유는 8월 22일부터 25일까지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 Ulchi-Freedom Guardian) 전쟁연습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글이 지면으로 발표되는 시기는 그 훈련이 끝났을 테지만 UFG연습의 본질적 성격상 꼭 의미를 다루고 싶어 쓴다. 


올해 UFG연습이 특별한 것은 2015년 8월 27일에 미국의 새로운 한반도 전쟁계획인 ‘작계 5015’가 수립되었고 2016년 올해부터 적용되게 때문이다. ‘작계 5015’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공격적으로 제거하는 개념, 즉 유사시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UFG 연습에서는 ‘작계 5015’에 반영된 북한의 생화학 무기 위협 및 대응 절차를 적용해 훈련을 진행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작계 5015'에는 합동요격지점(JDPI)도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친 상태라고 한다. 게다가 정당성을 의심받는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인 만큼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훈련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실전 같은 훈련”을 하자고 한다. 어느 때보다 이번 UFG 연습이 걱정되는 것은 2015년의 UFG연습을 전후해 막판에 미국이 긴장완화를 권고하면서 가까스로 봉합된 위험천만한 전쟁위기를 겪었다는 경험과 올해는 남-북간 채널도  북-미간 채널도 없어진 악화된 조건에 대한 우려다. 대화는 단절되고 소통의 그 명맥도 닫힌 상태에서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된 군사적 긴장은 전쟁으로 직결될 수 있다. 중국마저 한반도에 전쟁이 터진다면 누구도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니 UFG연습은 우리 국민들의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협한다. 평화와 통일을 타격한다. 

   

'작전계획 5015’는 선제공중 핵 타격 시나리오라는 ‘확장억제전략’에 근거하여 작성된 ‘맞춤형 확장억제전략’이다. ‘맞춤형 확장억제전략’은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및 참수(Decapitation), 방어(Defense) 순으로 전개된다. 

이를 위해 이미 많은 군사적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네이비실(Navy SEAL)’ 소속 특수전병력의 주한 미군 상주를 시작했다. (이들은 적국에 침투, 핵심시설을 파괴, 대량살상무기 제거, 특수정찰임무, ‘참수작전’에 동원된다.) 

미 해군 특수 전 병력을 태우고 적지에 수중 침투하는 공격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의 부산항 입항과 ‘한미공정통제사연합훈련’을 진행했다. (공정통제사란 전시에 가장 먼저 적지에 공중 침투, 아군 수송기에 정확한 위치정보 제공, 후속병력과 무장장비를 투하할 공수위치의 안전을 확보하는 공군특수전부대다.) 


2015년에 선정한 ‘합동선정타격점 700개 중 어느 대상들이 실제로 타격할 만한 대상인지 검증과 미국 해군-해병대와 한국 해군-해병대의 강습상륙함을 동원한 대규모 상륙작전과 종심기동-내륙진공작전 연습이 진행됐고, <연합뉴스> 2016년 4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전라북도 군산공군기지에서 ‘맥스썬더(Max Thunder)’라는 작전명의 EA-18G 전자 전기를 동원한 항공전자전 연습했다. 이 모든 연습이 선제공격을 전제로 한 전쟁연습이다.(한호석씨 글 인용)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미국이 2016년 8월 17일 전개된 3종의 전략폭격기를 동원하는 선제 공중 핵 타격 태세를 과시한 것이다. B-1B 전략폭격기, B-2 스텔스전략폭격기, B-52 전략폭격기 각 3대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로 전진 배치하였다가 8월 17일에 3종 합동폭격비행연습을 했다. 이 공격 연습은 오직 북을 향한 것으로 북으로서는 정말 심각한 사태다. 이중 B-2스텔스 폭격기는 이론 상 개전 초 제일 먼저 북측 영공으로 몰래 침투하여 북의 레이더기지와 대공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여 이후 순항미사일과 전투기 공격을 마음 놓고 진행할 수 있는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핵심 무기다. 미국 소유 24대 중 3대를 괌에 배치했다는 것에서 언제든 임의의 시각에 북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노골화 한 것이다. 아마 작년 경험의 교훈으로 이번 UFG 연습에서 폭격기 한반도 직접 출동을 하지 않고 괌에서의 모의 훈련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공중타격 핵 전략 폭격기의 북한 집중은 압력도 보통 압력이 아닐 것이다. 

 

나아가 이번 UFG 연습에는 생물방어연습이 실시된다고 한다.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사건은 우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 한미 양국은 이미 지난 2011년부터 한미 생물방어연습(Able Response·AR연습)을 실시해왔다고 한다. 지난 7월, 주한미군이 생화학무기 방어 전략인 ‘주피터 프로젝트’에 따라 부산광역시 부산항 8부두에 치사율이 매우 높은 탄저균 등을 실험하는 생화학무기 실험실을 추진하고 있음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왜 한국은 미국의 가장 위험한 것에 대한 실험실로 이용되는가? 


사드배치도 그렇다. 미국평화운동가의 말에 의하면 사드는 방어용이 아니라 공격용이다. 사드의  필요성은 ‘맞춤형확장억제전략’에 의하면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및 참수(Decapitation), 방어(Defense)라는 4D 개념에 의하면 1단계인 탐지와 마지막 단계인 방어에 사용된다. 탐지하고 선제타격하고 그래도 실패하여 날아오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것이니 공격 뒤에 오는 방패지 그 반대는 아니다. 전쟁과 무기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믿음 자체가 모순이다. 북은 잠수함을 통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드배치가 허망한 것이며 한미일의 북에 대한 예측이 틀렸다는 시위다. 결국 전쟁연습은 적을 더 강하게 할 뿐이다. 평화는 평화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왜 남쪽의 평가로 낡고 가난한 북한을 세상에서 제일 부유한 나라들이 힘을 합쳐 이토록 괴롭히는가? 체제의 위기, 경제의 위기, 정권의 위기를 외부로 돌리는 이 낡고 낡은 악마 만들기 수법에 속지 않는 사람들의 이성적 성숙함이 절실하다.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문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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