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마을공동체 복원, 지역이 대안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도록 가산종합사회복지관과 강사들의 협조로 행복학교의 강의록을 게재합니다.

안녕하세요. 성공회대 김찬호 교수입니다. 강의에 앞서 질문을 하겠습니다. 먼저 여기서 태어난 사람? 지금 사는 곳에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대부분 손을 들지 않았다). 100년전에 이런 질문을 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17%의 사람들이 이사를 합니다. 일본의 2배이고 미국의 4배의 수치입니다.
그럼 이건 어떨까요? ‘과잉연결시대’라는 책이 있고 ‘무연사회’라는 책이 있습니다. 둘다 얼마 전에 나온 책엔데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한쪽은 우리는 ‘과잉연결시대’라고 정의합니다. 페이브북, 카톡, 트위터 등으로 전세계 사람을 다 만나고 있습니다. 정신이 없지요. 인터넷을 열면 수없이 많은 소식이 쏟아집니다.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의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뜹니다. 바쁘고 정신없고 외로울 틈이 없어 보입니다.
다른 책은 ‘무연사회’입니다. 다른사람과 인연이 없다는 것이죠. 요즘 ‘무연사’라는 말이 많이 있습니다. 연고 없이 혼자 죽어가는 것을 말하지요. 일본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장례를 치루지 않고 있습니다. 1년에 3만 2천명이, 하루에 100여명이 경제적 여유는 있지만 연락할 사람이 없어 무연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혼자사는 1인가구가 24%이며 2035년에는 1/3로 늘어납니다. 이 수치가 왜 중요하냐면 인간은 혼자 못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릴수록, 병이 들수록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돌봄은 가족과 마을이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가족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가족이외에 무엇이 안식처가 될 것인가? 바로 이웃입니다.
그래서 마을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인은 일주일에 1회 이상 친족과의 접촉하는 사람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리고 지난 IMF의 과정을 겪으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가난에 의해서 생소하고 낯선 관계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바쁘기도 합니다. 노동시간도 길고, 공부시간도 길고, 삶이 팍팍해졌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중요하게 관계를 맺고, 몸이 아쉬울 때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빈곤과 고립! 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전 달동네에서 가난해도 고립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난하기도하고, 아프기도 하고, 고립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자살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루에 42명이 자살합니다. 자살미수자는 여기에 8배라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15만명이 자살을 시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인자살률이 20년동안  5배가 늘었습니다. 이 부분이 매우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초고령사회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기조는 이런 고령사회뿐만 아니라 모두가 피해갈 수 없는 사실은 ‘오래산다’입니다. 하지만 함께 살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노인이 되면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건강수명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즉 건강하게 오래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의학이 발달했지만 완치는 못하고 있습니다. 암 발생율은 늘어나는데 사망률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기발견이 높아지니까 줄어드는 겁니다. 의학의 발전, 유전공학의 발전이 무섭게 발전하고 있고, 인공장기 등이 가능해져 수명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왜 마을과 연결될까요? 보통 병에 걸리면 병원만 생각하는데 의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큰 병에 걸리면 수술을 생각하지만, 정작 무서운  당뇨, 혈압관련 등의 병은 꾸준히 관리를 해야합니다. 그런데 혼자는 관리가 안되요.  함께 운동하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야 가능합니다. 이것이 공동체의 힘이고 마을의 힘입니다.
혼자  각자의 밥을 하는 것보다 10명이 함께 밥해서 먹는 것이, 혼자 자기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10명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마을에 대한 추억을 되돌아보세요  마을에는 평상이 꼭 있는데 이거 매우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인거죠. 이게 없다면 집에서 대화도 없이 TV만 보고, 화투를 치면서 치매를 강화시킬 것입니다.
일과 관계, 이것은 노인 뿐만 아닌 모두의 걱정입니다. 아프지 말고 돈에 찌들지 않으면서 할 일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행복한 마을은 자신의 몸상태에 관계없이 관계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서로의 성장을 돕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 자신의 기억이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 이런 사회가 필요합니다.  돌봄과 소통, 우정과 환대, 경청과 응시가 사람됨을 북돋는 관계입니다. 이런 관계는 자세히 보고 오래 머물러야 보이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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