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해고 노동자들, 8년 만에 현장 복귀했지만…
회사는 대출 원리금 연체에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예고
2005년 문자로 해고 시켜
2005년 5월 3일 윤종희씨는 문자로 해고를 당했다. “낼부터 출근하지 마시고 궁금하신 사항은 저한테 전화 주세요.” 회사를 찾아가서 해고 사유를 묻자 회사 측 답변은 “근무중 잡담”과 “말대답을 했다”는 이유였다.
문자로 해고당한 윤종희씨는 노동부에 기륭전자를 불법파견 사업장으로 고발을 하였고, 노동부에서도 불법파견 사업장으로 인정을 했다.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판정이 나면 모든 것이 잘 해결 될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대량 해고를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급기야는 회사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55일 만에 경찰이 투입되 19명이 연행이 되었고, 윤종희씨는 김소연 기륭분회장과 함께 구속이 되었다. 당시 그녀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딸과 5살난 딸이 있었다. 당시 막내는 지금 중학생이 되었고, 큰 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되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불법 파견에 반대하며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했다. 현장점거농성, 단식농성, 구로역 광장 35미터 고공농성, 부처님 오신날 시청역에 임시 설치된 철탑 농성, 국회의사당 점거농성, 집단단식농성, 릴레이단식농성 오죽하면 당사자들은 죽는거 빼놓고 다해봤다고 할 정도로 끈질기게 투쟁을 했으며, 투쟁을 시작한지 1895일 만에 정규직화 약속을 받아 냈고,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 합의대로라면 1년 6개월 유예기간이 끝나는 ‘12년 5월 1일 복귀했어야 하나, 사측의 요청으로 1년을 추가로 유예하기로 해서 올해 5월 1일에서야 현장으로 복귀했다.
불안한 기륭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출근을 하였지만 회사에서는 현재 일을 시키고 있지 않다. 노동자들은 현재 출근한지 보름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대기 중 이다.
기륭전자 사측은 2008년 회사 사옥을 매각 하였고, 작년 12월에는 신사옥과 중국 소주에 있는 공장까지 매각 하였다. 5월 27일 주주총회를 예정하고 있지만 현재 10:1로 무상 감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2005년 당기순이익 220억의 잘나가는 중소기업 이었지만, 현재는 주가가 187원으로 떨어졌으며, 공시에 의하면 기륭은 대출 원리금을 연체하며,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할 정도로 망가졌다. 2008년 회사 사옥터를 매각하고, 그 자리에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 새롭게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저축은행파동으로 직격탄을 맞고 지금은, 한라건설에서 공사대금 유치권 행사 중에 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투쟁하면서 회사부지 매각 반대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한 주장을 꾸준히 했지만, 결국에는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8년 만에 정규직으로 당당히 현장으로 복귀했지만, 앞으로 기륭전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 된다.
<5월 2일 한라건설에 의해 유치권 행사중인 구사옥 터 현장>
최석희 기자 nan76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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