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2동 마을카페 '써니쉬'-'삶이 힘들수록  자기 자신에게 좋은 것을 줘야'




독산2동 주택가 한복판에 산뜻한 가게가 생겼다. ‘써니쉬’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이자 빵집이자 미술치료와 상담과 교육의 공간이다. 독산2동 마을투어에서 만난 써니쉬의 주인장 전서연씨는 몇 년 동안 고민을 한 끝에 얼마전에 오픈했다고 했다.

몇 년 동안 어떤 고민을 했을까? 마을에서 무엇을 펼치고 싶은 것은 걸까? 지난 5월26일 써니쉬를 찾아 전서연씨를 만났다. 써니쉬는 전서연씨와 홍승우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고 서연씨는 글쓰기, 심리상담, 미술치료를, 홍승우 씨는 파티쉐로서 카페를 운영하고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서연씨를 인터뷰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것은 ‘굶어죽지 않을 정도’라는 말이었다. 시작과 끝이었다고 할까.

“거창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순전히 개인적으로 시작됐다. 두 사람 모두 먹고살되 어디에 속해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자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러려면 컨텐츠가 있어야 굶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2008년부터 어떤 컨텐츠로 굶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손님이 안와도 되고 파리가 날려도 굶지만 않으면 된다.”고 담담히 웃었다. 애초에 대박을 내겠다는 심정으로 강남이나 홍대를 알아본 것도 아니고 임대로도 비싸지 않을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자는 것이 출발이었고, 처음에는 지방으로 갈까 했지만 살고 있던 금천구에 먼저 가게를 오픈했다.


3개월간의 작업

굶어죽지 않는 것이 모토일 뿐만 아니라 돈도 부족해 개업 인테리어의 대부분의 작업은 두 사람의 발품으로 해결했다. 전기나 싱크대 같은 전문기술이 필요치 않는 것은 모두 두 사람의 몸을 굴려 작업했다. “직접 하다보니 너무 힘이 들어 병이 나기도 하고 그럼 쉬고…그러다 보니 3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 와중에 인근 주민들은 ‘도대체 뭐가 들어서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공사를 하나?’라고 궁금해 했고 그런 것이 예상외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공간이 됐다. 공간이 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분위기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것을 매개하는 것을 느낀다.”


굶어죽지 않을 콘텐츠

서연 씨는 고등학교 국어교사였고 승우 씨는 3D프린터 툴도 다루는 나름(?) 전문적인 직장을 그만 두면서 가장 먼저 콘텐츠에 집중했다. 서연씨는 심리상담에 대한 공부를 몇년 간 하고 있고 지금도 지속하고 있고 손재주가 뛰어난 승우 씨는 파티쉐공부를 하면서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을 공부했다. 

그런 것을 카페 ‘써니쉬’에 모두 넣었다. 서연 씨는 ‘여러 가지를 때려 넣었다’.다고 표현했다. “욕심이 많기도 하고 콘텐츠라는 것이 환경과 트랜드, 동네분위기와 어울려야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넣었다. 책을 가지고 여기 사람들이 이것저것 해보고 싶기도 하고 글쓰기도 해보고 싶고 심리상담도 하고 워크숍이나 강좌도 하고 싶다.”

써니쉬는 5월12일에 오픈했다. 오픈하고 온라인 마켓에 타르트를 입점하고 6월초부터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온라인 마케팅으로 하려다보니 장소는 중요치 않게 생각하다가 막상 시작하니 대충은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동네 분들이 오가면서 요구가 있었다.

“엄청 소박하고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동네를 생각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 무엇이 필요한지 물으니 아동미술상담이나 베이킹 스쿨의 요구가 있다. 현재로는 가용인력이 부족해 엄두를 못 내고 있긴 하다. 우리가 먹고 사는 일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뭔지는 아직 모르겠다.”

마을공동체 탐방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준비해서 준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오가며 인연이 닿고 우연적인 만남을 통해서 서로를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써니쉬가 일상적인 삶의 문제, 힘든 문제를 토로하고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많은 사람들이 애들에게만 좋은 것을 주려고 하지만 정작 자기에게 주려하지 않는다는 안타까움, 삶이 힘들수록 자기자신에게 좋은 것을 줘야한다는 바람, 내 마음 편하자고 시작한 일이 다름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써니쉬의 작은 공간에 가득차 보인다. 

이름따라 햇빛처럼 밝고 환하게  써니쉬의 바람이 독산2동에 펼쳐지기를 응원한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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