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버스노선변경 과정을 통해 본 협치

협치의 키는 공무원이!

 

금천구는 올해 협치를 내세웠다. 민과 관이 참여를 넘어 함께 계획과 논의를 통해 결정하고 집행까지 하자는 것이다. ‘참여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동원이 되기도 하는 모습속에서 협치가 가능할까의 우려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이번 버스노선변경의 과정에서 협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스노선변경은 주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교통의 흐름과 노선에 따라 생활권이 형성되고 이동경로가 만들어진다.

기자도 처음 노선변경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렇게 결정했구나하고 노선을 따져보니 주민들 입장에서 불편이 초래됨이 보여 노선변경이 좀더 신중해지길 바랬다.

다행이 노선변경은 보류됐고 보류이유는 결국 주민들의 민원이었다. 재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주민간담회를 개최했다.


보류된 이후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박수칠만하다. 그런데 문제는 대상이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것에 홍보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뒤져도 없고, 거리의 현수막도 없었다. 간담회 당일에 동 주민센터에 홍보지도 보이지 않았다.  주민 참여자도 동별로 약 10여명 정도다. 추측건대 공개적으로 모으기보다는 부문별, 개인별로 제안해서 참여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이 아쉽다. 협치의 과정은 함께 논의하고 결정,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참여로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체험함으로써 다시 더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인데 참여자의 선정부터 문턱을 만들면 협치가 이뤄질 수 없다. 

만약 간담회의 주민들을 공개해 모집하고, 또 다른 방법으로 의견수렴을 안내했다면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논의를 했을 수 있지 않을까? 


협치의 키는 공무원들이 쥐고 있다.  그 동안 공무원들이 가졌던 권력을 주민들과 조금씩 나누는 과정이 협치다. 알맹이 있는 협치를 위해선 일선 공무원들의 결심이 필요하다. 참여의 폭을 넓혀 협치의 길을 가려면 행정의 속도는 느려질 것이고 신경써야  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들이 늘어나고 업무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참여와 협치의 과정을 가는 것을 그 길이 맞기 때문이다. 문제의 답은 항상 '주민의 현장'에 있다. 탁상행정이 되지 않기 위해, 행정이 주민들의 실제적 요구에 답하기 위해 참여와 협치가 필요하다.


이번 과정이 금천구의 '협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2017년 신년회에서 구청의 방향을 설명한 ppt>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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