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마을기록, 어떻게 할 것인가?]


(사)금천문화역사포럼와 본지 공동개최 , 마을을 기록하는 사람들의 좌담회

금천구 공공 도서관에 금천자료라도 먼저 모아야   /기록물의 이용과 활용 부문에 놓쳐






‘기록하다’는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는 행위’를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남는 이유는 조선 태조 때부터 철종 때까지 25대 472년 동안의 역사적 사실들이 자세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록의 방법과 원칙, 그리고 보관 방법등을 보면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와 신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조선왕조실록은 조정과 정부의 이야기만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던 금천구의 과거 기록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급변하는 거리모습의 변화, 생활상의 변화의 기록은 더욱 찾기 어렵다. 금천구 시흥사거리의 복개하기 전의 사진, 구 시흥대로의 모습, 시흥행궁의 모습 등의 기록은 없는 것인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 금천구의 역사를 찾으려해도 최근 40년의 자료도 어디에 어떻게 보관되어 있는지 찾기 어렵다는 벽에 부딫힌다.

그럼, 지금 살고 있는 현재는 누가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 ‘기록물관리’란 기록물의 생산·분류·정리·이관(移管)·수집·평가·폐기·보존·공개·활용 및 이에 부수되는 모든 업무를 총칭한다. 그럼 기록물은 누가 만들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이런 고민으로 본 지와 (사)금천문화역사포럼은 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주민들과 좌담회를 열었다. 책으로, 사진으로, 음성으로, 신문으로 기록을 하고 있는 주민들과 금천구청 신혜정 기록전문관도 초대해 고민을 들어봤다. 

도서기록물을 만든 오현애 교육나눔협동조합 이사장과 시미선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활동가는 과거 역사 기록물의 통합적 관리체계의 부재를 어려움으로 꼽았다. 


오 이사장은 “ 자료의 집적과정. 수집의 과정. 전시하고 보고 발표하고 향유하고 나눌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향토자료관이나 전시관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시미선 활동가는 “내가 몸담고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도 기록에 대해 할 일이 있구나. 작은도서관도 역할이 있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기록들이 시간이 지나면 공공의 가치를 갖게 되는데 보관은 어떻게 해야할 가?”고 고민을 전했다. 

청소년들과 사진을 통해 기록물을 만들고 있는 김유선 산아래문화학교 대표는 “상시로 쉽게 접근해서 기록물을 만드는 공간은 공공의 공간, 마을미디어센터 등이 필요하다. 또한 금천구 공공도서관에서 금천구 자료의 보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인국 시흥5동 오동통 마을신문 발행인 역시 “공공도서관 거점도서관에서 그런 역할은 해야 한다. 도서관에 국가기록 관리실이 있는데 금천구에 대한 자료는 금천구 이야기든 코너가 필요하다. 거점 도서관에 시흥동, 독산동등 각동 신문도 배치해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민상호 (사)금천문화역사포럼 사무국장은 “기록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 자체가 개별화되기 때문에 기록물이 모이지 않는 부분도 있다. 우리 주체들, 즉 마을기록하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요구가 되면서 공공도서관 내 한 뼘의 공간이라도 채워 질수 있다.”고 네트워크기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좌담회에는 탑골지역의 오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석기어르신과 박상일 어르신도 함께 참석했다. 이석기 어르신은 “하루빨리 정리해야한다. 나도 그렇고 이제 죽으면 없어진다. 그런 것이 답답하다. 하다못해 시흥현의 동원자리도 아직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상일 어르신 역시 “1995년에 만들어진 금천향토지에도 잘못된 것이 있고 지금 금천구의 역사에 대해서 강연하는 부분에서도 잘못된 것들이 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제대로 된 향토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좌담회를 시작으로 기록물관리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연대활동을 해나가기로 했다.



오현애) 현재 23살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마을에 관한 숙제를 해야 하는데 자료가 없었고, 자료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자료를 만들어 교과서라는 이름으로 배포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했는데 교과서라는 명칭은 교육부만 쓸 수 있어 ‘마을학습자료’로 정해 책을 만들었다. 

 옛날 독산 홈플러스 전에 코카콜라라는 지명이었다. 하지만 기록이 전혀 없다. 더불어 현 빅마켓 터전은 동아출판사, 삼천리 자전거 터였지만 사진이 전혀 없다. 사진이 있어도 잘 보관해야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제공돼야한다. 또한 인터넷 상 어디선가 자료가 열려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미선) ‘탑골마을이야기’라는 책을 쓰게 된 것도 같은 필요성에 하게 됐다. 활동하다보니 느낀 점은 기록하지 않으면 역사성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 활동의 의미가 기록되지 않으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스러웠고 말로만 전해지는 것에 대한 한계에서 고민이 시작됐다.

처음엔 산발적으로 기록했지만 책의 형태로 만들어 보지는 않았다. 금천구청 마을자치과에서도 같은 고민이 있었기에 ‘하고 싶다’는 의지로 만나게 됐다. 이 책을 쓴 가장 큰 바탕은 구술자료다. 어르신들 만나서 마을유래와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과 관련해 선우회에 대한 것을 쓰게 됐다. 자료를 수집하면서 마을 위해서 이렇게 정신적으로 후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점에 뿌듯하고 그 분들의 기억을 기록하게 됐다. 

그분들 존재 자체가 과거를 이야기 해 줄 수 있고, 현재를 살아감으로 ‘우리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도움이 됐다. 또한 우리 아이들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기록은 과거에서 현재를 가늠하고 미래를 살피는 것이라 어른들의 기억을 찾아 기록하게 됐다. 기록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은 탑골의 사람들이다. 선우회처럼 이곳을 지키던 사람과 새롭게 이주해서 살게 된 사람들, 그리고 현재 어른들을 바라보는 삶을 사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어린아이들은 이런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 


김유선)작년에 '닮다'라는 마을잡지를 만들었다. 청소년들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으했고 금천구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어 구로나 홍대를 찾아가 작업을 했다. 그 과정을 통해 전시회와 상영회를 가졌는데 '이렇게 전시해서 친구와 가족들에게 소개하는 줄 알았다면 더 열심히 했을텐데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속하게 됐다. 작업하고 나서 모두가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후 순정한 마을프레임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작업을 이어갔다. 

마을에 대한 기록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양한 사람들이 기록이라기보다는 이 작업을 자기화의 영역에서 자기를 발굴하는 작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남현숙) 우리의 삶이 평소에는 기록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라디오금천에서 활동하다 초대 손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날 사랑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어머니의 고운 목소리를 이제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돼 안타까워했던 차에 우연히 휴대폰 속에 저장된 어머니의 노래 부르시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육성은 너무나 또렷하고 반가웠다. 어머님이 그리워질 때마다 그 녹음파일이 큰 힘이 된다는 에피소드였다. 마을 공동체 활동단체로서 라디오금천이 우리들에게 유산 같은, 기록에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혜정) 방송국, 도서관 아키비스트 등등 2004년 공부를 시작해 09년에 많이들 유입됐다. 그전에는 기록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었고 법에 의해 기록원을 채용을 한다.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있지만 공무원 자체가 기록의 중요성 인식이 부족하다. 과거엔 시스템을 잘 모르기도 하고 힘든 업무라 기피하는 업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체계를 잡게 됐다. 아직까지 보존기간에 맞춰 평가하고 폐기를 하며 공공기록물은 증거적 가치도 크다.

기록의 대상은 공공기록물, 생산기록물, 접수 기록물 등 다 저장하며 보존기간이 다 제각각으로 1/3/5/10/30년, 준영구, 영구 보존기간이 있다. 보존기간이 지나 폐기할때도 평가를 통해서 폐기를 한다. 보존기간을 어떻게 책정하느냐가 중요하며 기록관리 기준표를 만들어 업무의 중요도를 맞춰 보존기관을 책정한다.

기록물은 비전자, 전자 기록물이 있다. 전자적 기록물 많이 나오며, 비전자로 민원서류 제출되는 것도 받고 있다.  전자적 기록물은 기록관리 시스템으로 관리되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법에 의거해서 구축했다. 서울시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하고 유지보수 한다.

공공기록물 접근하는 부분은 직원들은 시스템을 들어가 찾으면 되는데 주민들은 막혀있다. 주민이 이용하려면 정보공개청구가 가장 합법적이며, 사전정보공개라는 것으로 사람들이 자주 찾는 정보들은 미리 게시한다.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이라고 해서 대부분 기록물을 볼 수 있다. 

다른 부분 기록물은 행자부에서 운영하는 정보공개 포탈을 이용해 전국의 기록물을 활용한다.

현재 기록물관리는생산·분류·정리·이관·수집·평가·폐기·보존·공개·활용과 이용을 통칭하지만 활용과 이용의 부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사진 수집은 하는데 여력이 없는 한계가 있다. 기록물의 활용과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현재 기록관리원이 한명인데 인력이 부족해 민관 협력부분은 손을 못대고 있다.


제안과 토론

김유선)청소년 기록물 하면서  상시로 쉽게 접근해서 기록물을 만드는 공간은 공공의 공간이다. 때문에 마을미디어센터 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로나 홍대의 스튜디오를 빌리면서 왜 우리동네에 없나? 마을미디어만큼은 마을의 세세한 자료들이 생산되고 보관되어야 한다. 공공이던 민간이든 필요하다. 이 것을 개별단체나 개인의 고민을 떠나서 같이해야한다.

오현애)자료의 집적과정. 수집의 과정. 전시하고 보고 발표하고 향유하고 나눌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필요하다. 문화유산 자료가 없는 이곳에 향토자료곤이든 전시관이 필요하지 않을까싶다. 기록하면서 영상을 다 찍었는데 상영할 곳이 없다. 향토가 아니어도 마을의 역사 이야기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춘연박물관 갔는데 조선시대 이야기, 600년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집이 전시관이 되면서 굉장히 많은 것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미선) 기록의 좌담회를 가지면서 내가 몸 담고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할 일이 있구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기록들이 시간이 지나면 공공의 가치를 갖게 되는데 보관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자료관이 없어가 아니라, 작은도서관의 역할이 아닐가 싶다. 이 기회를 통해 논의를 해보고 싶다. 시민들이 기록하는 마을의 많은 자료를 마을에서 찾아서 볼 수 있는 것을 작은도서관에서하면 어떨까 싶다. 우리가 먼저 이런 것들을 하면서 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든다.

김유선)공간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우선적으로 된 공공도서관에서 해야 하지 않나싶다.

장인국)공공도서관 거점도서관에서 그런 역할은 해야 한다. 도서관에 국가기록 관리실이있는데 금천구에 대한 자료는 금천구 이야기든 코너가 필요하다. 거점 도서관에 시흥동, 독산동등 각동 신문도 배치해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상호) 민간에서 지금의 공간에서하고 당장에는 공공도서관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체가 진행하는 사람들이 개별화되기 때문이다. 우리 주체들 즉, 마을기록하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요구가 되면서 공공도서관 내 한뼘공간에서라도 해야한다. 우리가 채워야한다고 본다. 존재를 보여야한다. 민간에서 자료가 쌓여서 지금 시점에서 해야 한다. 하지만 법적 한계가 있을 것이다.


김유선)네트워크도 되어야겠지만 단계적인 대안도 있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이 구분된다면 차근히 접근해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겠다.

신혜정)기록관에서도 관행물을 만들면 다 만들고 등록번호를 다 주고 있다. 구청장이 간행물을 동 주민센터와 공공도서관에 비치하도록 작년부터 지시 해 실행 하고 있다. 

민상호)국가기록물에 중요성은 되는데 마을의 자료가 되고 있는지는 궁금하다. 부천시의 경우 행정자료실을 시청로비에 마련했다.구청의 도서관에서도 간행물을 만들어도 보여줘야 한다. 구민들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오현애)홈페이지 상단에 문의 저작권이있다. 초등마을을 하면서 일년 활동하면서 초기에는 없었는데 최근엔 ‘그땐 그랬지’ 코너가 열린다. 볼 수 있고 다운받을 수 있다 .그게 그때모인 사진들이다. 집적 과정이 필요하다.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자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 제목이 뜨는데 정리되어있지 않은 측면이 있다. 자료와 행사사진으로 분류가 되어 데이터자료가 필요하다.  기록관 보관도 중요하고 공공의 부문이 중요하다. 

민상호) 기록하는 것, 박미/새재미로 확장하는 것, 우리활동이 관심있는 것 등등 거점을 형성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자료실이나 자료관의 요구 등은 필요하다. 현재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을 논의해야한다. 관련 고민들을 문서화해서 유관부서에 계획해야하지 않을까싶다.


이석기)흥선대원군의 아흔아홉칸 집에 정리되는 것이 없다. 정립되어야한다. 그 집이 20세기에 지어진 것이 아닌 구옥이다. 대원군이 저 집을 접수하기 전까지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대원군이 청나라 볼모로 갔다와서 아들이 죽었는데 그 가족이 있었고 고종이 즉위하니 흥선대원군이 되어 왕가의 가족이 됐다. 소실을 모시기 위해 집을 알아봤고 시흥동의 집을 구경했다. 당시 왕가에서는 하룻밤 자면 그건 나라에 바쳐졌다. 흥선대원군 이거 받아 사람만 내려보내고 소실을 지켜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기록들이 잘 찾아보면 있을 것이고 정립을 해야 하는데 사람도 없고 계기가 없었다.  하여튼 그런 것을 정리해서 공인을 받으면 향토사로 정립이 된다. 여러분 고생하는 것도 근거를 찾는다.


오현애)지명유래 하면서 고증하는 작업들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것도 공인된 기록이 있어야한다. 


이석기) 지금 작업하는 것이 겉핥기만 하고 있는 것 같다. 기록에라도 남겨야한다. 정리하지 않으면 힘들다. 죽으면 없어진다. 그러면 답답한 것이다. 금천동원자리도 아직 정식으로 정리 못했다. 


박상일)이번 탑골이야기 책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1995년에 만들어진 금천향토지에도 잘못된 것을 발견했다. 지금 금천구의 역사에 대해서 강연하는 분의 내용을 보면 또  잘못된 것들이 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제대로 된 향토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리 김혜희 이성호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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