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종합병원 직접 만든다


6월12일 부영그룹 계열사 부영주택 933억, 동광주택 450억 증여 결정

의료법인 설립 전제, 금융감독원 부영그룹 수사에 따라 속도 변할 듯



금천구청 앞 구)대한전선부지에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계획이 부영그룹의 의료재단설립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12일 부영그룹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이사회를 열고 의료법인설립을 전제로 933억의 토지를 증여하는 것에 대해 결정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부영주택 전체 자산총액의 0.53%이며 수증자는 (의)우정의료재단이다. ‘우정’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호다. 같은 날 부영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동광주택 450억원을 같은 재단에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동광주택 자산총액의 2.45%에 해당한다.  기존 대학병원 유치에 힘을 쏟던 방식에서 직접적 투자로 바뀐 배경에는  현 금천구청 부지 일부에 주거단지 사업성이 높다는 것과 함께 병원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투자금회수가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8일 이중근 부영회장을 계열사 누락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이후 사업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 13위 임대주택사업자 부영이 개혁의 첫 타깃이 된 이유는 단순하게 공정위가 부영을 위장계열사 운영과 대기업 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 등의 혐의를 넘어선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부영이 친척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14년 동안 지속됐고, 지난 2010년 3개 계열사 누락 경고조치를 받았음에도 위반 행위 반복, 주주 현황 차명 소유주로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 문제를 넘는 불법이나 탈법 의혹이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이 이중근 그룹총수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올 경우 우정의료재단의 설립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의 증여의 전재는 의료재단의 설립으로 부영측에서 금융감독원의 수사와 관계없이 법인설립을 추진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대한전선부지는 2012년 부영이 매입했다. 금천구는 1250억원에 사들였다. 서울시는 2014년 10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부지 일부를 종합의료시설 용도로 지정했다. 이로서 부영은 병원을 설립해야만 부지를 개발할 수 있게됐다. 이후 백병원 등 대학병원 급의 병원을 상대로 유치활동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유치되지 않았다. 민간 대학병원 유치가 사실상 좌절된 후 금천구는 시립병원 등 공공병원의 유치로 방향을 전환한 듯한 메시지를 보냈으나 최근엔 부영의 직접적 병원설립으로 방향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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