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벤츠 조건부 사용승인

정비시설 제외한 업무시설, 판매시설에 대해 승인


1월 10일 민원 중재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주민들이 회의장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월 15일 금천구는 KCC오토 벤츠 건물에 대해 조건부 사용을 승인했다. 구는 매매업 및 업무 시설 등 자동차 판매시설에 대해서는 사용을 승인했고 판금도장시설이 포함된 자동차정비업은 입주자 대표회의와 합의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12월 말에 준공난 후  KCC오토 측은 건물의 사용승인를 신청한지 두 달여만이다. 사용승인은 건물이 완공되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승인하는 절차이며 내부에 진행될 자동차 판매업과 자동차 정비업은 별도로 관련 부서의 승인을 거쳐야한다.

KCC오토 측에서는 이 과정까지 오는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1월 9일에 구청이 주재한 중재회의에서는 아무 성과가 없었고 통상 보름 정도 걸리는 절차가 승인되지 않자, 지난 1월 중순 벤츠 하도급 직원 수십 명은 구청 9층에 찾아와 사용허가를 내라고 요구했다. 구청 측에 의하면 이들은 건축물이 사용 승인되어야 (시공) 잔금을 받을 수 있는데 구청이 허가를 해주지 않아 돈을 못 받는다고, 사용승인을 내라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주민들이 시위를 중단한 상태여서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그 다음 주인 지난 1월 21남서울 힐스테이트 주민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한 주민은 “유성훈 구청장이 12월 24일에 사용허가를 내지 않을 것이니 믿고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한 달을 쉬었다. 그런데 최근 다시 허가를 내줄 거라는 소문이 돌아 다시 이렇게 모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익일인 22일에 벤츠 측 직원들이 찾아온다는 소문에 구청장실 앞은 도장시설을 반대하는 남서울힐스테이트 주민들로 가득 찼다.

결국 구청장실 앞에서는 건물 공사하청업체 쪽과 주민측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월 8일 다시 벤츠 측에서 80여명의 직원을 동원해 구청을 찾은 것이다. 다행히 폭력이나 큰 위험은 없었으나 주민들과 직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15일에 최종적으로  건물 저층부의 자동차 판매업과 업무시설 입주가 승인된 것이다.  

그간 KCC오토 측은 정비 시설 내 도장시설에서 오염물질이 방출되지 않기 위해 고가의 공기청정 시설을 갖추겠다고 주장헸다. 대부분의 시설은 3단계까지만 도입하는데 반해 자신들은 여기에 플라즈마 방식을 추가해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대가 시작될 때부터 이런 KCC오토 벤츠 측의 노력은 발암물질 배출을 우려하는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환경권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항의 방문은 구청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12월 주민들은 전 구청장인 차성수 구청장의 자택부터 현 직장인 교직원 공제회 앞에서까지 찾아가 시공 전에 정비공장을 승인한 것을 규탄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KCC오토 건물 뒤 편 에이스카센터에까지 미쳤다. 이들은 카센터 앞쪽 골목을 지나갈 때 냄새가 난다고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 직원들이 나와 카센터 내 도장시설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라고 점검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카센터 측은 십년 넘게 법을 어긴 일이 없이 사업을 해왔는데 이제와서 민원을 제기하는 게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주민들이 호흡하는 주변 공기에 대해 한층 민감해졌다는 걸 보여주는 동시에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나 논의 없이 처리하게 되면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주부터 힐스테이트 입주자 대표들과 벤츠 측이 다시 협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구청은 이들의 합의 없이는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과정에서 구청의 주민의 환경권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도 필요해보인다. 관내 도장시설이 설치된 1,2급 자동차정비시설은 37여개가 있고 행정에서 그 동안 인근의 공기를 측정한 적은 없다. 구청은 기존의 승인된 카센터 주변 공기와 발암물질 여부부터 측정하여 그 결과부터 확인한 후 입주자 대표와 KCC오토 측의  합의에 참고하도록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새솜기자

gcinne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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