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통신 시즌2>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정이 가는 사람이나 기관이 있다.
미엠베 사바 초등학교가 내겐 그렇다. 스와힐리어로 일곱 그루의 망고나무라는 뜻이라니 이름마저 낭만적이지 않은가!  
시골 초등학교 중에서도 유난히 열악한 환경이지만, 멋쟁이 교장 선생님의 열린 마인드가 좋고, 운동장이 아이들로 늘 북적이는 게 참 좋다. 운동장 한 편에서는 소녀들이 땅에 선을 그어놓고 하는 전통 놀이를 즐기고, 다른 편에서는 소년들이 축구를 한다. 
멀리서 보자니 공의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아 가까이 갔다. 조각 헝겊을 이어 붙여 공 모양으로 손바느질 한 후, 속을 넣은 것이다. 크기는 좀 작았지만, 제법 무게감이 있어 축구공으로 손색이 없다.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비닐봉지와 약간의 모래를 넣고 동그랗게 만든 후, 실로 모양을 잡아가며 촘촘히 감은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로, 그 위에 천을 이어 붙여 만든 것이다.
세네갈에서 근무할 때도 아이들은 헝겊으로 만든 축구공을 가지고 놀았다. 그곳은 쓰레기의 대부분이 옷을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 천일 정도로, 조각 천은 어디나 널려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천들을 둥글게 뭉친 후, 실로 촘촘히 감아 공을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세네갈 식 축구공의 업그레이드다. 
재료가 다르고 만드는 방법이 조금 달랐지만, 노는 모습은 비슷하다. 그곳 아이들도 공터만 있으면 맨발로 공을 차며 잘도 놀았으니 말이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아이들은 기꺼이 모델이 되어준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축구공을 차며 맨발로 운동장을 누비는 아이들. 그 순간 그들에게 결핍은 없다. 

탄자니아에서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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