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금천체육공원에서 진행된 ‘친구야, 노올자!’ 행사에서 오색팽이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뮤제이온 회원들을 만났다.  “정작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날인데도 집에 있어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매번 이렇게 모이니 우린 이미 ‘가포’ 들이죠. 가정을 포기한 사람들 말이예요.” “우리가 왜 이러고 다니는 건지 우리도 모르겠다니까요.” 모두들 웃음보가 터진다. 더군다나 박물관 체험은 대부분 놀토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말을 거의 반납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매달 정기모임을 하고 행사를 준비할 때는 거의 매일 모여야 한다니 웬만한 사명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박물관 한번 가기위해서 적어도 3~5번 이상 답사를 가고 수차례 모임을 통해 내용을 다듬어서 준비해요.” 대체 이들의 이러한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뮤제이온은 김현애(탑동초), 강수미(흥일초), 배옥영(정심초), 신은희(세곡초), 양은희(문교초), 양혜경(탑동초), 박순정(남사초)씨 등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의 동아리모임이다.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진행한 박물관교육 연수를 통해 맺어진 인연으로 박물관의 어원을 딴 ‘뮤제이온’이란 이름으로 5년째 활동 중이다. 

“체험학습으로 박물관에 갔는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싶어도 아는 것이 없어서 알려줄 수가 없었어요. 학교 선생님이 직접 박물관 역사체험을 진행하면 사전수업을 미리 진행할 수도 있고, 다녀와서 사후 교육과도 연계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아주 좋아요.”
진지하게 설명하는 눈빛에서 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좀 더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된 평범한 교사들의 위대한 힘이 아닐까 한다. 

 ‘스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스승의 날을 앞둔 스승들은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했다. 
“정작 선생님들은 무덤덤한 것 같아요. 내가 스승이라는 생각보다는 나의 스승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찾아뵙기 힘들어도 문자라도 하면 좋아하실 텐데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선생님께서 좋아하실까,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닌가, 하다가 놓치고 말죠. 10년 전 제자의 어머님이 지금까지 스승의 날이면 문자를 꼭 주시는데 문자 한통이지만 진심이 느껴져 기분이 참 좋드라구요.” 이 말 한마디가 주는 여운이 참으로 깊다.

5년째 모임을 지속할 수 있었던 저력에 대해 모두 ‘서로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라도 얻어가려고 묻고 토론하는 일상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뮤제이온’은 평교사들의 아름다운 행보로 지속될 수 있을 것 같다.



김선정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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